[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가공할만한 직격탄을 맞아 산업경제 전반에 걱정이 앞서지만 그 걱정거리를 잠시 뒤로 할 수 있는 희망찬 소식이 얼마 전 우리지역을 찾아왔다.

지역 우수 중소기업 탐방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청년인재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취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희망이음프로젝트'사업과 함께 취업 전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강화해 지역기업의 핵심인재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고교기술인재지원사업'이 전국 최우수 성과사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2012년 7.5%, 2013년 8.0%, 2014년 9.0%로 점차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11.1%로 두 자리 수를 넘어서 정부조차 '고용절벽'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지역 중소기업의 구인대비 미충원 비율은 전국 평균 14%, 충북은 12%를 보이고 있다.

청년들이 지역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로 낮은 급여 23.9%,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 19.8%, 주변의 부정적 인식 15.2%, 열악한 복리후생 11.1%을 들고 있는 반면, 지역 중소기업은 채용에 대한 애로사항으로 적임자 부족 31.7%,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인식 31.4%, 낮은 임금 및 복리후생 수준 24.2%, 회사소재지 등 지역적 요건 20.5% 순으로 조사되었다. 대기업에 대한 막연한 선호와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그리고 단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인구직의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각 지역의 테크노파크를 통해 추진한 사업이 바로 '희망이음프로젝트'사업과 '고교기술인재지원사업'이다. 2012년 9천명, 2013년 9천983명, 2014년 1만명으로 약 3만여명의 청년들이 희망이음프로젝트사업에 참여하였고, 참여한 학생 중 84%가 지역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고 한다.

충북은 2014년에 지역 대학생 및 고교생 1천655명과 35개의 우수기업이 희망이음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고교기술인재지원사업은 3개 마이스터고를 중심으로 현장맞춤형 장비기술교육과 반도체 글로벌인턴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 두 개 사업 모두 산학연 네트워크를 활용한 구인과 구직 수요의 매칭을 통해 상호 눈높이를 맞추었다는 점과 함께 지역의 유관사업간 체계적 연계를 도모하여 성과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수범사례가 됐다.

올해는 기업과 학생에 대한 맞춤형 탐방에 더욱 집중하고, 기업멘토와 청년멘티가 함께하는 이음순례 등 테마가 있는 기획 아이템을 추진할 것이며, 충북의 일자리창출사업 그리고 도교육청의 직업교육과 지속적으로 연계협력하여 산업수요 맞춤형 청년인재를 적극적으로 매칭하는 희망찬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현재 지역 대학생과 고교생들이 우수기업을 방문하고, 취업역량강화교육과 고용지원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시기지만 메르스 여파로 발목이 잡힌 상태이다. 기업에서는 임직원들과 외부의 접촉을 최소화 하고자 촉각을 곤두세워 메르스 원천봉쇄 작전에 돌입했다.

실제로 제조공정상 필요한 부품이나 자재를 납품하려는 화물차량들이 회사 출입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차단되어 긴 차량행렬을 지으며 방역작업을 하는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처럼 기업방문 자체를 할 수도 없을뿐만 아니라, 채용공고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NFL 슈퍼볼의 명감독 빈스 롬바르디는 '쓰러지느냐 쓰러지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메르스는 더욱 기승을 부리는데 청년들이 사회로 진출해야할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끝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게 타들어가는 가뭄 속에 시원한 단비가 내려 갈증이 해소되는 바람과 함께 메르스 사태가 조속히 진정되어 기업경영과 고용시장이 정상화되고 지역 산업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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