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반복되는 범죄, 대처법은 〈상〉 성범죄

원룸 여성 표적 6~8월 한달에 80건씩 평소 두배

외부 가스배관 이용 … 방범창·문단속 철저히해야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그 때문인지 '계절형' 범죄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농번기가 한창인 농촌의 빈집을 노린 '빈집털이', 여름이면 뉴스를 장식하는 '성범죄'. 가을 수확철을 맞은 농산물 절도가 그것이다. 겨울은 '생계형 범죄'가 주를 이루는데, 가장 피해가 심한 것은 여름철 발생하는 '성범죄'와 '빈집털이'다. 이를 집중 조명해본다. / 편잡자

2009년 청주의 원룸에 사는 여성들은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한 여름인데도 더위를 식히려 베란다조차 열지 못하는 지경이었다. 녀석의 신출귀몰한 범죄에 주민은 물론 그를 쫓는 경찰들도 혀를 내둘렀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침입한지 모를 정도로 녀석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피해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현장을 유유히 벗어났다.

◆꼬리가 길면 잠히는 법= 이른바 '청주 발바리'로 불리던 녀석은 원룸의 구조적인 성격과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취향을 노려 범행을 일삼았다. 그의 첫 범행 대상은 원룸에 혼자 사는 20대 여성이었다. 이후 피해 여성은 잊을만 하면 연이어 발생했다.

전담팀까지 꾸려 '청주발바리' 검거에 나선 경찰은 잠복근무끝에 다시 범행에 나선 A(당시 46)씨를 붙잡았다.

◆저층 원룸 가스배관 타는 스파이더맨= 경찰에 붙잡힌 그의 범행 수법을 듣고 경찰조차 혀를 내둘렀다.

그가 노린 범행 지역은 가스배관이 외부로 노출된 원룸이 대상이었다.

여기에 창문이 잠기지 않은 곳은 범행이 훨씬 더 수월했다. 가스배관을 타고 순식간에 원룸 2~3층까지 올라가는데 불과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창문까지 열린 상태라면 침입이 더 쉬웠다. 흉기를 들고 생명을 위협하는 녀석에게 반항할 여성은 거의 없었고, 여성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제2의 '청주발바리' 막자= 바슷한 유형의 범좌는 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급증한다. 충북경찰청에서 받은 범죄 분석 자료를 보면, 해마다 여름철인 6월과 7월, 8월 제외하고 매월 40~50건에 이르는 성범죄 발생이 여름철에만 한 달 평균 70~80건으로 증가한다.

올해만 따져봐도 1~5월 적게는 38건에서 많게는 52건까지 발생했던 성범죄가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 7월에만 78건이 발생하는 등 여름철 '성범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우리 스스로 지키자= 모든 범죄 예방활동을 경찰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우선 우리가 지켜야할 것들을 지키는 것이 범죄예방의 지름길이다. 기본적으로 아파트나 원룸 1~2층에 산다면 방범창은 기본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 고층이라고 해도 방범창을 설치해둔다면 범죄 예방에 튼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건물 외벽에 노출된 가스배관의 덮개를 설치하던가 아니면 배관을 아예 잡을 없도록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원룸 설계 때부터 가스배관을 매립하는 구조로 건물을 짓는다면 이 또한 범죄 예방에 일등공신이 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자기 전에 문단속을 철저히하고 현관문을 이중으로 잠궈놓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 엄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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