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반복되는 범죄, 대처법은 〈하〉 빈집털이

6~8월 한달 평균 180건씩 … 겨울철보다 56% 많아

문단속 기본, 경찰에 귀중품 보관·순찰요청 효과적

#사례1= 청주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37·여)씨는 지난해 7월 가족과 이른 여름휴가에 나섰다가 낭패를 봤다. 2박 3일의 휴가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엉망진창이 된 집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곳저곳 마구 뒤진 흔적과 함께 집에 있던 현금과 귀금속이 몽땅 사라졌다. 화근은 제대로 잠그지 않았던 화장실 창문이었다. 절도범은 경찰에 붙잡혔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A씨의 몫이 됐다.

#사례2= 절도범 B(57)씨의 범행 대상은 농촌 빈집이다. 농촌지역 상당수 집이 낮에는 농사일로 집을 비운다는 것을 노렸다. 지난 8일에도 B씨는 충북 음성군의 C(56)씨의 집에 숨어들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 무혈입성(?)한 그는 컨테이너에 보관하고 있던 고추 100근(60㎏) 시가 140만원 상당을 자신의 오토바이에 싣고 달아났다. 이 같은 수법으로 농촌지역 빈집을 돌며 고추나 배추 등 농산물을 닥치는대로 훔쳤다. 오토바이를 이용한 것은 주민처럼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함이었고 승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계절성' 범죄는 그 시기에만 나타나는 계절적인 특징을 노린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여름 휴가철을 노린 '빈집털이'와 농사일로 바쁜 농촌 빈집을 대상으로 하는 절도가 그렇다.

◆여름철 '빈집털이' 평균 180건= 20일 충북경찰청이 집계한 최근 2년(2013~2014년) 도내에서 발생한 '빈집절도'는 모두 1천989건으로 한 달 평균 160건이 넘게 발생했다.

하지만 여름철인 6~8월 발생한 '빈집절도'는 모두 531건으로 한 달 평균 180건에 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겨울철 한 달 평균 113건과 비교하면 56.3%나 높은 수치다. 농번기인 4~5월의 빈집절도 발생도 170건에 가깝다.

◆절도범이 표적으로 삼는 것은= 빈집절도범의 범행 수법은 대부분 비슷하다. 범행대상을 물색할 때 며칠 동안 불이 꺼져 있고, 우편함이나 집 앞에 우편물, 신문 등이 쌓여있는 집을 노린다. 이런 집들 가운데 창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비교적 방범이 허술한 집은 손쉬운 먹이감이다. 방범창을 했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상당수 방범창이 알루미늄재질로 돼 있어 이를 부수는 일은 큰 힘이 들지 않는다.

◆우리집 안전하게 지키려면= 여행을 떠나기 전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전기세가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거실등' 하나 정도 켜두면 빈집절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우편물이나 우유 같은 것은 미리 이웃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일정 기간 보내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도 좋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찰의 도움이다. 고가의 귀중품을 지구대나 경찰서에 맡겨둘 수도 있다. 또 일정 시간대에 집 주변을 순찰해 줄 것을 요청하면 순찰 뒤 그 결과를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로 알려주기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농촌지역 어른신의 안부를 확인하고 자식에게 알려주는 '울타리치안서비스'를 다양한 방범으로 활용해 약자 보호뿐 아니라 범죄예방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 엄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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