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KTX폐선 활용 관광사업 진행중

용도폐기된 철길이 지역 경제의 희망이 되고 있다.

버려진 철길을 재활용하는 '레일바이크(Rail Bike, Draisine)'가 관광산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일 바이크는 철길을 따라 페달을 밟으면서 철로 위를 달리는 네 바퀴 자전거를 말한다. 유럽의 산악 관광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있는 레일 바이크는 국내에서는 폐 철길을 이용해 만들어지면서 각 지역의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최초의 레일 바이크는 강원도 정선의 아우라지 레일 바이크. 정선선에서 아우라지역과 구절리역간 7.2㎞에 열차가 운행하지 않아 버려진 철길을 이용했다. 시속 15∼20㎞의 속도로 운행하며 레일 바이크를 타면서 송천의 맑은 물과 함께 정선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고, 정선 5일장과 화암동굴, 강원랜드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돼 한 해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국내 최고의 레일 바이크 관광지다. 현재 전국적으로는 강원도가 3곳(강촌, 삼척, 정선)으로 가장 많고 경기 양평, 경북 문경, 전남 여수, 전남 곡성, 충남 아산에 각 1곳씩 8곳에 레일바이크가 있다. 충북에선 처음으로 옥천군에서 레일바이크 사업이 진행중이다./ 편집자

옥천레일바이크는 국내 첫 고속철도 KTX 폐선으로 시설물 보존가치가 충분하다.

KTX 대전 남연결선(4.58㎞)은 지난해 2월 구체적인 활용계획이 없어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올해 6월 KTX 전용선으로 운행선을 변경한 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던중 올해 1월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 업무보고에서 폐철도 시설을 관광자원화하기로 뜻을 모으고 현재 옥천 레일바이크 사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철로의 특성상 지역이 양분되는 바람에 지역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주민들이 철거를 주장하며 처음엔 완강히 반대했으나 지금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레일바이크 사업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철거비 240억원 절감과 1만5천200톤의 폐기물을 고스란히 재활용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상당한 예산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말 그대로 도랑치고 가재잡고, 꿩 먹고 알 먹는 식이다.

지난 8일 옥천군은 레일바이크사업에 대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국토부의 최종 승인이 확인되는 대로 유원시설 및 공원지정 도시계획변경을 허가할 방침으로 알려져 큰 무리가 없는 한 연내 레일바이크 사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옥천레일바이크는 변전소∼터널 종점부까지 2.5㎞ 노반구간을 활용한다. 끝자락의 터널구간 300m도 활용가치가 크다. 터널내에 와인 저장고를 만들고, 위에는 캠핑장을 만들 계획이다.

오토캠핑이 가능한 캠핑장에는 족구장과 야외공연장을 설치해 주5일 근무제 정착에 따라 인근 도시민들에게 힐링장을 제공한다. 또한 주중 이용객 감소에 따른 대책으로 자연학습공원이나 청소년 체험학습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소정저수지의 빼어난 경관과 사업지내 여유공간을 활용해 친환경 레포츠 시설인 스카이로드를 설치해 가족단위 및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체험시설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경제적 효과도 충분하다. 충북의 첫 레일바이크 관광지이기 때문에 도내 남부지역은 물론 청주지역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더욱이 날로 늘어나는 세종시 유입 인구가 주말 에 마땅한 즐길거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시간상, 거리상 충분한 조건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은 세종(15만명), 대전(150만명), 청주(85만명) 등 인근 30㎞내에 유일한 레일 바이크 시설로 연간 관광객 17만명, 부가가치 16억원, 직접 고용 20여명을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축제와 연계한 관광수요도 크게 늘 전망이다. 옥천군의 대표 행사인 옥천묘목축제, 향수옥천 농특산물축제, 지용제, 중봉 충렬제와 레일바이크를 연결하는 관광열차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볼거리, 먹거리, 놀이문화 등 다양한 이벤트 제공으로 보다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지역주민과의 다양한 상생방안도 모색중이다. 당장 레일바이크 시설에만 20명 정도를 지역민으로 최우선 채용하고, 농산물 판매부스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체험학습장, 와인저장소 등에 필요한 식자재를 우선 구매해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확대하고 사업자의 일부 수익금을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옥천 레일바이크 사업지는 시설물이 양호한데다 교량과 성토구간 등으로 건설 돼 고지대에서 바라보는 주변 경관이 멋지다"며 "철도테마공원으로 활용된다면 관광객 증가로 인한 기존 상권 활성화는 물론 신규상권 개발도 충분히 가능해 옥천지역의 새로운 경제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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