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복원 조짐 '제2의 서식지' 잠재력 주목

청주 미호천과 무심천 합류지점 전경. 하천둔치 농작물 재배가 중단된 이후 자연생태계가 살아나 황새 자연방사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중부매일 DB
청주 미호천과 무심천 합류지점 전경. 하천둔치 농작물 재배가 중단된 이후 자연생태계가 살아나 황새 자연방사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중부매일 DB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전국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황새 야생복귀 프로그램을 장기 프로젝프를 추진할 방침이어서 청주와 진천, 세종 등 미호천 권역에서의 자연방사가 가능할지 주목되고 있다.

청주권에서의 황새(천연기념물 199호) 자연방사 사업은 마지막 서식지였던 음성군 생극면 무수동 마을이 미호천 권역인 데다 황새 복원과 자연방사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 큰 이점이다. 교원대 황새공원을 이탈한 세살배기 암컷 B49(미호)가 진천 농다리 인근을 제2서식지로 삼은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시룡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교수는 미호천 청주권역에서의 자연방사를 검토하고 있어 충북도와 청주시, 진천군 등 지자체들이 '황새 야생 복귀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박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미호천변 둔치 농작물 재배가 중단된 이후 하천용지와 습지생태가 살아나고 있다"며 "자연방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대상으로 검토해 볼만 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충북도 청풍명월 21실천협의회와 중부매일이 공동기획 한 '미호천 생태축을 중심으로 한 유역공동체 형성 방안-미호천 생태 복원 및 가치 재조명' 3차 토론회에서 미호천(하천) 중심형 담수 생태계 복원과 황새생태마을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한국전쟁 과정에서 황새 둥지로 쓰였던 소나무가 사라졌고, 산업화 과정에서 서식지가 사라졌으나 최근 생태계가 복원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미호천 주변 3㎞ 권역에 6~7개 황새아랫(번식)마을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호천은 겨울철마다 다양한 철새들이 찾는다. 사진은 먹이활동을 하는 쇠오리.  /중부매일 DB
미호천은 겨울철마다 다양한 철새들이 찾는다. 사진은 먹이활동을 하는 쇠오리. /중부매일 DB

박 교수는 "전국 50개 마을에 황새 번식마을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과거 서식지로 알려진 음성군 생극면 무수동 마을 등 27개 마을을 찾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남북과 경기도 여주, 북한의 황해남도가 한반도를 찾은 황새의 서식지 였다"며 "50개 마을에 한쌍씩 황새아랫마을을 조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황새생태연구원이 추진하는 자연방사는 궁극적으로 황새(자연)와 인간의 공존 프로그램이다. 무농약 농업과 생태복원을 전제로 한다. 생태계 생물다양성을 통한 '땅의 힘'을 복원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참여하는 도시와 마을은 무농약 농업을 통한 농산물부가가치 확대와 황새를 통한 도시마케팅 효과를 꾀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 3일 충남 예산에서 자연방사 한 황새 8마리의 야생 적응과 이동경로를 면밀히 검토한 후 '한반도 야생 복귀 프로그램'을 구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자연에 안긴 황새들이 찾는 서식지가 황새마을 조성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충남 예산군에서 야생 방사 행사와 함께 방사된 황새 8마리(어미 3쌍·새끼 1쌍)는 전국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가 발목에 설치한 GPS를 통해 위치를 추적한 결과 8마리 가운데 4마리는 전북 남원시 야영면 월산리와 전북 완주군 대아저수지,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송정리, 충남 태안 안면도 장고도에 자리를 튼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4마리는 예산 예당 저수지 일권과 황새공원 주면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시룡 황새생태연구원 교수는 "지난 3일 방사한 황새는 9월~10월까지 예산군 주변에서 머물다 11월~12월 이후 중부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호천 권역 청주와 진천에도 머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방사한 황새 서식지와 머무는 기간, 정착 여부 등 다양한 변수와 환경을 조사한 후 내년쯤 장기 계획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황새가 자리를 잡으려면 연구자의 노력과 함께 지자체, 지역주민들이 얼마만큼 보호의식을 갖고 서식지를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 기획취재팀
 

◆ '자연방사' 가능성 확인한 진천 백곡천

'미호' 황새공원 이탈후 하동, 옥산, 천수만 거쳐
수컷과 3개월 '둥지' … 지역서 "진객 왔다" 환영
박시룡 교수 "진천서 원하면 방사장 설치 추진"


진천 황새로 불렸던 한국교원대 황새 미호(B49)가 미호천 권역 청주시 옥산면과 진천군 농다리 인근 백곡천에서 4개월 이상 먹이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돼 자연방사 가능성을 엿 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

황새 미호(B49)는 2014년 4월 28일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벗어나 지난 2월 14일 청주시 옥산면에 이어 지난 3월 22일부터 6월 중순까지 진천군 백곡면 농다리 인근 백곡천에서 목격됐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GPS를 통해 미호(인증번호 B49)를 추적한 결과 청람황새 공원을 이탈했던 10개월만인 2014년 11월 4일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서 발견된 후 지난 2월 14일 청주시 옥산면에서 확인됐다.

황새 미호(B49)는 옥산면을 떠나 지난 2월 21일 충남 서산시 천수만 일대에서 포착된 후 다시 진천군 농다리 백곡천 일대로 돌아와 3개월여 동안 서식했다. 두살배기 암컷 미호(B49)는 수컷 만나 함께 서식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수컷 황새는 진천지역 환경단체 회원들에 의해 '진천황새'로 명명되기도 했다. 미호(B49)는 현재 GPS를 통해 확인되지 않고 있어 황새생태연구원은 수컷과 함께 다른지역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류 사진작가 임영섭(67·진천군 진천읍)씨에 의해 발견한 황새 미호는 진천 농다리 인근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동안 진객(眞客) 대접을 받았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매주 토요일 '황새 미호 먹이 나눔 행사'를 마련해 미꾸라지와 메기 등 민물고기를 제공했다.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도 7~8차례 현장을 방문해 관찰했다. 환경운동연합 진천지부도 먹이주기 행사와 함께 '황새 진천&미호지키미'를 만들어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황새지키기 운동을 펼쳤다.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와 움직임을 앵글에 담는 등 각광을 받았다.

박시룡 교수는 "문화재청, 환경부와 함께 황새 번식과 자연방사를 추진할 수 있는 '황새 아랫마을' 사업을 제안해 놓은 상태"라며 "진천군이 희망할 경우 교원대 황새 한쌍을 옮겨 단계적 방사장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3월~9월 사이 4주 이상 서식하면 서식지 자격을 부여한다"며 "지자체외에도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가능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팀장 한인섭, 이동수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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