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우리 지역의 말·말·말' 자료집 600여개 사투리 방언 수록

"최근 인터넷 은어와 외래어로 우리의 소중한 말과 글이 왜곡되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영동군 퇴직 공무원 김용래(65)씨가 3도 접경지역인 영동군의 특이한 사투리와 방언을 조사해 해설을 붙여 책을 펴내 한글날을 맞아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4년 전 영동군청을 퇴직한 김용래씨는 5년동안 영동지역의 사투리를 조사해 고장의 사투리 등 우리말을 수록한 '잊혀져가는 우리 지역의 말·말·말'이라는 64쪽의 자료집을 발간했다.

이 책은 영동지역에서 통용되던 600여개의 사투리 뜻과 활용 사례 등을 담고 있다.

이미 사용하지 않아 쉽게 이해하기 힘든 '데데하다(변변하지 못하다)', '말코지(벽걸이)', '처깔하다(문을 굳게 잠가 두다)' 등의 옛말과 '까막풀(비탈)', '새붕개(새우)', '버랑빠진(넋나간)', '씨서리(청소)' 등 영동지역 고유의 방언을 이해하기 쉽도록 풀이해 수록됐다.

특히 3도 접경지역의 특성상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도 함께 수록해 관심을 끈다.

경상도 사투리인 '걸그치다(걸리적거리다)', '바뿌재(보자기)', '삐까리(낟가리)' 등과 전라도 말인 '겅건이(반찬)', '꼬래비(꼴찌)', '찌끄리다(뿌리다)'도 정겹게 들린다.

충청도 사투리인 '대근하다(고단하다)', '탑시기(먼지)', '농투산이(농부)' 등과 강원도에서 쓰는 '뒤통셍이(뒤통수)'도 타 지방에서 쉽게 알아듣기 힘든 용어도 등장해 사투리 이해에 참고자료로도 가치가 있다.

김용래 씨가 이 책을 발간하게 된 것은 도시생활을 하는 자식들과 대화 도중 "그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받고 부터이다.

영동의 독특한 말 문화에 관심 갖기 시작해 동네 어르신과 친구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유심히 귀에 담거나 휴대전화에 기록해 일일이 뜻과 용법을 찾아 자료를 정리했다.

김씨는 "민주지산 삼도(해발 1천176m)을 중심으로 경북 김천, 전북 무주와 접경을 이뤄 영동군은 남동쪽(상촌·매곡·추풍령면)은 경상도 말, 남서쪽(학산·양산·용화면)은 전라도 말의 영향을 많이 받아 3도(道)의 사투리가 섞이면서 다양하고 독특한 언어가 많이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974년 공직 생활을 시작해 영동군청 노근리대책담당관, 투자유치과장, 학산·양산면장을 역임한 김용래씨는 2011년 퇴직하고 지금은 부인과 고향에서 포도와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윤여군 / 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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