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지구상에서 빈부의 격차가 가장 심한 곳은 어디일까? 흔히들 중국이라고 하지만 미국 뉴욕이다. 빈부의 격차가 심한 뉴욕에서 가난한 사람도 부자인 사람도 모두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공간이 있다. 그곳은 바로 '뉴욕 센트럴파크'이다. 여기서 필자는 생명문화의 도시, 문화와 예술의 도시를 지향하는 우리 도시 청주를 상상하면서 한번 쯤 들여다볼 곳이 바로 '센트럴파크'이다.

 놀랍게도 이 거대한 공원은 1840년대에 만들어졌다. 맨해튼이 급속히 도시화되자 시인 겸 뉴욕 '이브닝포스트'의 편집자였던 '윌리엄 컬런 브라이언트'와 조경건축가였던 '앤드루 잭슨 다우닝'은 이 섬에 새로운 대규모의 공원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게 된다. 이곳에 가면 자전거도 탈 수 있고, 오래된 마차도 탈 수 있다. 이 공원의 특징은 직선으로 질러가는 길이 없다는 것이다. 뉴욕 맨해튼 면적은 60㎢ 정도(1천815 만평)이며, 센트럴 파크 면적은 약 102만8천500평(3.4㎢)정도가 되며 서울의 여의도 전체 면적(2.9㎢, 약 89만평)보다 훨씬 큰 규모이니 크기를 대략 상상 할 수 있겠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심 공원'인 센트럴파크는 연간 2천500만명이 찾는 뉴욕의 명소이면서 빌딩숲에 갇혀 살고 있는 맨해튼 시민들과 저소득층인 할렘가 주민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이곳이 없었다면 할렘가의 빈민이나 맨해튼의 부자들이 뉴욕에서 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931년에 완공됐는데, 그렇다면 그 전에 이미 맨해튼을 주심으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시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1856년 주 의회가 승인해 준 500만 달러의 예산으로 현재의 공원부지 대부분을 매입하게 됐다.

 원래 센트럴파크 자리에는 화장터, 오두막집, 낡은 농가들이 있었던 곳인데 미국에서 처음으로 조경 건축가를 활용하여 공원을 조성했다. 당시 공원 설계는 상금 2천달러의 현상공모에 응모한 33편의 작품 중에서 지형의 자연적 특징을 최대한 활용과 친환경적 개발을 기본으로 하여 전원적인 공원을 설계한 건축가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와 '캘버트 복스'의 작품이 채택됐다. 당연히 공사과정에서 수백 만 대 분의 쓰레기와 오염된 토양들이 치워졌고, 약 500만 그루의 나무와 관상목을 심었고 상하수도를 신규 설치했으며, 여러 개의 교량과 아치, 주변도로 등을 건설하게 된다.

 현재 센트럴파크에는 2만6천그루의 거대한 느릅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1840년대에 시작된 센트럴파크 조성 사업이 1차 완공된 것은 1876년이었으며, 공원의 지형과 식물은 매우 다양하며 아름다운 잔디밭과 완만한 능선, 그늘진 골짜기와 어울리는 가파른 바위가 자연스레 골짜기를 형성하고 있다. 공원 주위에는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전망 좋은 산책로가 있으며, 메트로폴리탄 미술박물관과 동물원, 스케이트장과 거대한 호수, 야외극장과 음악당, 그리고 여러 면의 야구 및 소프트볼 경기장, 어린이 놀이터, 분수가 있다.

 4계절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고, 스케이트장에서는 어린이들이 아이스하키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센트럴파크에 흐르는 특징은 청주처럼 여유와 한가로움이다. 물론 성큼 성큼 공원들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아이스하키 연습을 하는 아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역동성은 있지만, 전체적인 공원의 느낌은 여유와 한가로움이다. 센트럴파크가 없었다면 맨해튼은 사람이 살기에 참 삭막하고 건조한 도시가 됐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뉴욕의 맨해튼, 맨해튼은 센트럴파크가 있어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미국 생활을 오래한 필자로서는 미국 땅에서 가장 부러운 것 하나를 꼽으라면 그 하나는 분명 '센트럴파크'이다.

 청주에는 70년 역사의 옛 '청주연초제조창'이 있다. 지금 이곳에서는 '201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세계가 놀라고 나라가 놀라워할 문화예술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청주국제공항을 연결하여 중국 동부 연안에 살고 있는 6억5천만명의 거대한 인구를 유입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청주가 문화융성으로 나아가고 공예산업을 바탕으로 창조경제의 토대를 이룰 절호의 기회, 그것은 이제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시작돼 명실 공히 '스페이스 아시아'가 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