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영동대 경영학과 교수

"교육부장관 경질 임박, 교육부 사면초가"

최근 중앙 모 일간지에 올라온 기사이다. 경질의 본질이 정책실패의 책임에 있어야 하겠지만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에 경질해야 한다. 이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분위기이다. SNS를 통한 정보의 빠른 흐름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이슈를 기정사실화시키는 군중심리 그리고 정보의 왜곡 등이 혼재되면서 SNS가 사람을 잡아먹는 꼴이 됐다. SNS의 군중의 힘이 블랙홀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군중의 힘'의 지향점이 올바른가.

도덕경 태상(太上)의 내용이다. "가장 훌륭한 임금은 백성들이 그가 있다는 것을 알뿐이고, 그 다음은 좋아해 칭송하는 사람이고, 그 다음은 두려워하는 사람이며, 그 다음은 업신여겨 깔보는 사람이다." SNS라는 가상공간이 새로운 군중의 시대를 열고 있지만 어떤 임금도 훌륭한 임금이 되기는 어렵다. 백성들이 그의 존재만을 알기에는 정보의 흐름이 매우 빠르다. 또한 정보의 왜곡도 심하다. 정보의 흐름 속도가 평가의 잣대가 될 수는 없지만 정보가 거쳐 가는 노드(Node)가 많을수록 왜곡은 심해지기 마련이다. 오히려 사실(Fact) 그대로의 소식을 접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소통(疏通)의 역설(逆說)과도 같은 것이다.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질수록 진실한 소통이 더 어렵다는 의미이다. 아이러니 하지만 사실이다.

우연이겠지만 SNS에 해당하는 한글 키보드를 쳐보면 '눈'이다. 마침 SNS는 말보다는 눈으로 보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의 공간이다. 과거에는 말하는 세치 혀가 제일 무섭다고 했지만 지금은 눈과 눈으로 말하는 것이 가장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2500년 전, 공자는 효자(孝子)가 많은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는 글을 올렸다. 공자의 말을 들은 노자가 젊잖게 댓글을 단다. 효자라는 개념 자체도 없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 아니겠는가. 그때도 댓글은 있었다. 그러나 그 댓글은 이슈의 본질과 현상에 대한 심오한 학습을 통해 얻어진 산물이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SNS라는 소통시스템은 진실여부와 무관하게 부지불식간에 수천, 수만 건의 댓글이 올라온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흘러 다닌다. 이미 정보의 본질보다 클릭 수, 댓글 수가 더 큰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빠른 정보의 흐름으로 사실관계를 검증하기가 어려운 점을 악용하는 영악한 사람들도 많아졌다. 귀스타브 르 봉이 주장하는 군중 심리가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Fact) 관계에서는 어떨까. 교육부장관 경질을 낸 기사를 보면 교육부의 정책측면에서 다루어야 할 개인에 대한 능력 검증이야기는 없다. 간단히 말해 그는 꼬여진 정치를 풀기위한 희생양일 뿐이다.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교육부도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자책점이 없다. 정치 세력의 중심에 있는 당과 청 그리고 국민과의 갈등에 등이 터지는 꼴이 된 것이다. 관련 기사의 내용만 읽어봐도 쉽게 알 수가 있다. 결과적으로 장관도, 교육부도 스스로 잘못한 점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SNS는 달궈지고 있다. 이슈 원인인 국정교과서 문제의 발단 원인부터 교육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명확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 발간을 둘러싼 대결 세력의 중간에 서있던 교육부가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질을 도외시한 꼼수만 부각되는 현상이 SNS에서 증가되고, 반복되어 진다면 SNS가 우리 사회의 진실한 소통시스템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를 갖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SNS를 이용해 자신을 내보이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지식인이라고 믿기가 어려울 정도의 궤변을 늘어놓거나 대국민을 상대로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는 지식인도 많다. 일례로 최근 K라디오의 국정교과서에 대한 토론에서 한 패널은 일부 대학의 사학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집필거부운동 등에 대해 반지성적인 광기라고 했다. 표현의 자유가 있다지만 국민이 듣는 방송에서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교수에 대해 '광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사회가 민주사회로 가는 과도기의 사회도 아니다.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는 선진국 반열의 국가다. 올바름을 인식하지 못한 과장된 감정으로 SNS가 달궈진다면 미래의 국민은 과장된 감정에만 감동하게 될 것이다. 종국에는 국민들의 감각기관이 망가지게 될 것이다. SNS의 다양한 기능보다는 올바른 정보가 전달되고,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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