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개 약속해 놓고 또 다시 국민 속이나"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충북출신 '참 스승'으로 잘 알려진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에 맞서 독기를 품은 듯 보인다. 연일 대 정부 투쟁 강도를 높이며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일전불사'를 피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산하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위)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25명에 대한 공모 접수를 마감한 것과 관련, 도 위원장은 10일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정배 국편위원장은 지난 10월12일 국정화 행정예고 기자회견 당시 "가장 중요한 것은 온 국민이 '아, 이러이러한 분이 이러한 절차에 따라서 집필에 참여하시게 되었구나'하는 투명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황우여 교육부 장관도 지난 11월3일 "집필부터 발행까지 국정교과서 개발 전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국사편찬위원회는 공모 지원 인원조차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진재관 국편 편사부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보다도 더 중요한 게 질 높은 교과서의 안정적인 집필'이라고 밝혔다"며 "황우여 장관은 '집필진을 보호해 일단은 자유롭게 책을 쓰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는 교과서를 다 쓴 다음에 공개를 하겠다는 얘기와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도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미 대표집필자 한 분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했다. 국편 관계자는 해당 교수가 공개가 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하는데, 이 분은 공개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게 아니고, 본인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문제가 된 것"이라며 "이를 이유로 집필진 공개를 회피한다면 이는 공개가 되면 문제가 생길 부적절한 사람들로 집필진을 구성했다는 자기 고백에 다름 아닐 것"이라고 비꼬았다.

도 위원장은 특히 "집필진 구성부터 공개를 두려워한다면 어떻게 균형 잡힌 교과서가 나올 수 있겠는가? 집필진 공개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발표한 대로라면 국정 역사교과서는 집필과 심의가 동시에 이뤄지는데 따라서 '편찬심의회 선정위원회', '편찬심의회' 구성 및 운영 과정도 전반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도 위원장은 또 "'집필 기준'을 비롯한 편찬준거 역시 애초 연구보고서에서 최종안이 어떻게 변경됐는지 빠짐없이 공개해야 한다"면서 "유신 때도 국정 국사교과서 집필진 명단은 공개했었다. 정부는 애초 약속했던 대로 집필진 명단을 공개하고 국정교과서 개발 전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할 것을 촉구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호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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