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영동대 경영학과 교수

교육부가 산업과 연계한 교육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재정지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정책이다. 이 정책은 'Program for industrial needs - Matched education'의 약어인 PRIME(프라임)으로 명명되었다. 산업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학가의 반응은 지지층과 반발하는 층이 갈리고 있다. 취업 중심 교육으로 인해 대학 교육이 황폐화된다는 논리도 있지만 실상 속내는 대학 입장에 따라 프라임 사업 정책에 참여하는데 유불리가 나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프라임 사업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교육부가 대학을 취업양성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비판자들은 프라임 사업이 청년일자리 부족 문제의 책임을 대학과 학생들에게 전가시키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사업 참여를 위한 제안서의 제출 기간도 문제 삼고 있다. 프라임 사업의 사업계획서 제출 기한이 짧은 관계로 대학이 졸속으로 구조조정을 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이 또한 교육부 정책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의 모 교수는 교육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에 공식 논의 기구가 없이 추진하는 것이 문제 발생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고,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모든 책임을 학교에 전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업비 규모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프라임 대형사업의 경우 연간 150억 원을 지원 사업비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를 줄여서 지원 대상을 늘리자고 주장한다. 어떤 이유이든 교육부는 신규 정책에 대한 대학가의 비판적 견해에 마땅히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반면 정부의 대학교육 정책에 대한 다양성 측면에서 이해와 수용도 필요하다. 대학에 따라 처해진 입장 차이에서 생성되는 시각의 차이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발전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과거 수 년 간 경쟁적으로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한 대학들은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해야 한다. 대학특성화사업을 비롯한 각종 사업에서 대규모 재정을 오랫동안 지원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에 대하여 불만족해 하고 있다. 또한 일부 대학은 재정 수혜에도 불구하고 대학구조평가에서 C등급을 받기도 했다. 정부 재원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잘 가르치라는 정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대학교육의 문제가 제기된다면 이는 엄격한 잣대를 통해 모니터링이 되어야 한다.

교육부의 대학 정책이 나올 때마다 교육의 품질, 대학의 기능, 대학의 책임을 논할 수는 없다. 정책마다 목적이 있으므로 해당 부문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교육은 국가 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이다. 그러므로 대학이 취업양성기관이냐는 의문을 던지는 것은 무한소급에 빠지게 되는 무의미한 논쟁이다.

이미 대학교육은 고등교육이 아닌 보편화교육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확연히 보이고 있다. 국내의 4년제 대학이 200여개에 달하고 있다. 특히 위치적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국립과 사립, 연구 중심과 취업 중심, 기초학문 중심과 응용학문 중심, 정원 측면에서 대규모 대학, 중소 규모의 대학 등 대학이 추구하는 교육의 목적과 목표가 매우 다양하다. 그렇지만 정부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 다양한 대학이 일사불란하게 제안서를 내고 재정지원을 받아 왔다. 대학의 환경과 무관하게 정부 재원을 쫓다보니 실제로 황폐화된 대학도 없지 않을 것이다.

프라임 사업은 고등교육의 개혁 과제 중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이라는 핵심 과제의 하나이다. 대학을 취업기관을 전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취업중심교육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대학에게 필요한 과제이다. 모든 대학이 취업교육 중점을 둘 필요가 없다. 대학들은 대학별 지향하는 교육 목적에 따라 정부 정책을 선택하여 참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심각한 학내 문제를 야기 시키면서까지 정부의 재정지원에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본질을 도외 시 하고, 눈속임을 통해 일반화를 가능케 할 수는 있지만 복잡한 설명과 전제 조건을 내 세워야 하는 궁색함이 뒤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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