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겨레인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조차 보기 드물게 단일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체질인류학적인 면에서 볼때 한반도의 사람 모습은 대체로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북방계열(시베리아 계열)은 얼굴형이 길고 쌍꺼플이 별로 없다. 중국계열은 눈,코,입이 얼굴 한가운데로 몰려 있는데 충청지방은 주로 이 계열에 해당한다. 남방계열은 곱슬머리가 많고 콧날개가 있으며 쌍꺼플이 유난히 많다.
한국인의 머리 높이(숨구멍에서 정수리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앞뒤 머리 길이는 반대로 가장 짧다. 얼굴은 둥글넙적한 보름달형(Moon Face)으로 정면이 풍만한 반면 옆 얼굴이 빈약하다.
따라서 한국적 전통미인은 달덩이 같은 얼굴을 제일로 쳤다. 일본에서는 동남서녀(東南西女)라는 말이 있다. 남자는 관동(關東), 여자는 관서(關西)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항주미인과 동북미인을 으뜸으로 꼽는다. 항주는 오(吳)나라 미인으로 이곳 출신이 황비로 뽑힌 예가 많다. 경국지색으로 일컬어지던 서시(西施)도 항주에서 살았다.
동북미인은 중국의 동북삼성(東北三省) 출신을 말한다. 동북삼성이란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을 일컫는데 이곳에는 소수 민족이 많다. 우리 동포만해도 2백만명을 헤아리고 있다. 동북미녀란 다름아닌 조선족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동북미녀는 얼굴이 희고 키가 훤칠하며 붙임성이 좋다.
조선시대 제일의 미녀이자 시,서,화에 능통했던 황진이는 개성 출신으로 송도삼절이라 불렸다. 성종시대 명기 소춘풍(笑春風)은 함경도 영흥부(永興府) 출신으로 궁궐에 까지 불려가 임금에게 술잔을 올리고 즉석에서 시를 지었다.
평양은 미인이 많아 색향(色鄕) 또는 유경(柳京)으로도 불렸다. 유경이란 흐드러진 버들가지에 미인을 비유한 말로 미인의 수도라는 의미다. 춘향전에 등장하는 남원 관기는 19명에 불과한데 평양 관기는 무려 180명에 이르렀다.
재사인 임백호와 썸씽을 간직한 한우(寒雨)는 임백호의 시가(詩歌)에서 보듯 북녀(北女)임을 알 수 있다.『북천(北天)이 맑다거니 우장(雨裝)없이 길을 나니...』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북녀 응원단이 인기 몰이에 나서고 있다. 「북한에서도 성형수술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거 모른다」고 대답했다.
성형수술을 하는지 안 하는지 당장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인근인 연변에서는 실상 성형수술이 성행되고 있다. 연변의 성형수술은 대개 침술을 이용한 것으로 쌍겹눈 만들기(쌍꺼플 수술), 들창코, 조개턱, 쇠불젖, 보조개, 언청이 수술, 눈귀 주름살 펴기, 허물자리 교정하기, 쳐진 볼, 젖통 교정, 엉덩이 줄이기, 눈초리 만들어넣기, 삐뜬 눈 교정하기, 돼지 주둥이 바로잡기 등 1백여가지에 이른다.
수술하지 않아도 예쁜 북녀의 고운 자태가 항도 부산을 수놓으며 남남(南男) 응원단의 목소리와 함께 어우러지고 있다. 우리가 진정 필요로하는 외과적 수술이 아니라 그동안 서로 미워했던 마음의 수술이 아닐까. lbm@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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