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재단 사무총장

오늘날은 '복지(福祉)'와 '문화(文化)' 두 단어가 전국을 뒤덮고 있는 모습이다. 필자는 복지와 문화는 결코 분리해 놓고 접근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지금이 청주의 '가치적 문화도시 재생의 골든타임'이며, 따라서 정치적 진보만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시의 가치 창조가 곧 진보다'라고, 그리고 '자치(自治)가 희망이며 답이다'라고 말해 드린다.

청주시는 얼마 전 '삼겹살거리'로 유명한 서문시장에 전통 풍물 야(夜)시장을 개설하고 24개의 음식코너를 만들어 서민들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 또한 복지의 차원이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의 목적일 것이다. 필자는 야시장 상권의 실질적인 변화를 지켜보러 4차례 야시장 현장을 방문해 보았다.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밤에 열리는 전통장터 개념의 먹거리 문화의 기본은 '밝은 조명과 구경꺼리'가 있어야 한다. 궁색하다. 프로모션이 부족하다. '성안길'에만 북적거리는 젊은 인파를 '삽겹살' 특화거리로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곳에는 '무슨 행사이든 기획이든 '재미가 있어야 사람들이 모인다'라는 단순한 진리가 빠져있다. 마침 야시장의 활성화를 고민하는 상인회장님과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왜 소비자의 입장에서 접근하지 못하는 것일까?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장치가 먼저다. '만들어 놓았으니 와서 사먹어라'는 방식은 곤란하다. 문화재단을 이끌어가는 필자는 '문화가 복지다'라는 생각에서 몇 가지를 제안 하였다. 서문시장 풍물 야시장에 '한평극장'과 '한평갤러리'를 만들어 젊은층의 기호에 부합하려한다. 문화재단에서는 '동부창고' 문화공간을 활용하여 지역의 동아리 교육과 연습 장소를 제공하고 있기에 지역 동아리 공연팀을 이곳 전통 풍물 야시장에서 정기적으로 '공연기부'를 할 수 있는 무대를 제안한다.

지역에서 문화의 혜택을 받고 있다면, 그 혜택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역문화재단의 역할도 날로 커져야만 한다. 벌써 15년이 되는 지역문화재단이 이제는 시민들의 가슴속으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 중앙정부는 인구 5만을 기준으로 지역문화중심체인 '문화재단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구 85만인 청주시는 17개소의 문화재단기능의 연결 포인트 네트워크가 그만큼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문화와 문화정책은 정체되어있을 시간이 없다. '청주시문화재단'의 폭넓은 기동성이 필요한 이유이다. 필자는 근무 초기부터 우리시 청주에는 '찾아가는 아트박스'의 기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통합청주시가 된 청주시의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다. '나눔 문화'사업은 선진국일수록 활발하다. 청주의 대표기업인 'SK하이닉스'나 'LG화학', '한국도자기' 등 청주에서 평생을 바쳐 일한 수많은 근로자가 있다.

그들은 청주가 '제2의 고향'이다. 외지인들과 손잡고 문화가 살아있는 청주시가 되기 위해서는 찾아가는 '문화복지'의 실현이 전부이다. 함께하며 더불어 사는 도시는 위민(爲民)이 아니라 여민(與民)이라는 생각이 필자의 문화적 철학이다. 그리고 '문화는 디자인이다.' 각각의 도시는 그 도시만의 '문화적 브랜드 가치'가 있어야 한다. 도시가 곧 국가 경쟁력이며 원동력이다. 영국의 국가브랜드정책 자문위원인 '사이먼 안홀트'는 '도시는 독자적 경관디자인 조성이 중요하며, 독창적인 도시특성을 가진 국가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 장담했다.

서울시도 최근에 I. SEOUL. U.로 도시이미지 브랜드를 바꾸었다. 대구시 또한 지역의 대표적 12경을 소재로 도시 브랜드이미지를 바꾸었다. 경남 김해시는 가야시대의 출토유물을 재해석한 문양디자인으로 '문화도시' 브랜드 이미지로 활용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는 춘천의 초성인 'ㅊ'을 조합하여 만든 '타이포'를 '패턴그래픽'으로 공공디자인에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의 해외 사례로는, 호주의 '멜버른'이 있다. '멜버른'은 도시의 창의적, 문화적, 그리고 자연친화적인 특성이 문화적 도시브랜드에 스며들 수 있게 설정하여, 혁신적이고 진취적으로 앞서가는 도시의 모습을 만들려 애쓰고 있다. 청주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된 C.I. 적용을 통해서, 청주의 상징이 된 '소로리 볍씨'가 인간의 생명문화의 기원이며, 복지적 문명과 문화의 산물이라는 점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소재가 되길 바래본다. 문화가 곧 복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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