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치즈의 고장 충북' 꿈꾸는 충북낙농업협동조합

충북낙농업협동조합 치즈체험관에서 아이들이 체험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전국 낙농업협동조합 가운데서도 충북의 위상은 우뚝하다. 조합 설립부터 현재까지 12년간 충북낙협을 이끌고 있는 신관우(58) 조합장은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까지 겸하며 우유 소비 감소와 수입제품 범람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도가 치즈 생산이다. 전국 낙협 가운데 최초다. 지난 2014년 충청북도와 충북낙협은 낙농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농가소득 안정화를 위해 치즈체험관과 치즈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신관우 조합장

# 국내산 치즈 소비량 늘려야

국내산 치즈의 한국 소비량은 5%에 불과하다. 우유는 남아도는데 치즈는 계속해서 수입되고 있다. 국내산 우유로 치즈를 만들기엔 원유가격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 유가공업체와 달리 비영리 단체인 낙협의 치즈 생산이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는 FTA대책으로 가공유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수입되는 유제품과 비슷한 가격을 만들자는 취지다.

원유가격은 2년째 동결. 생산비용이 늘어나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낙농업의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낙협의 치즈 생산은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낳고 있다.

원유 생산을 안정화시키고, 치즈 생산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면서 농가 소득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케 한다. 충북낙협은 치즈를 만들고, 목우촌에서 판매를 하는 방식으로 목우촌과 농협 유통망을 결합시켰다.

충북낙협의 하루 평균 집유량은 173톤 정도. 이 가운데 매월 생우유 60톤을 치즈로 가공하고 있다. 이렇게 월 평균 50만개의 스트링치즈가 생산된다.

# K밀크 인증 … 품질·신선도 강점

충북 낙협은 낙농육우협회에서 만든 K밀크 첫번째 인증도 획득했다. 국내산 원유 100%를 사용하며 충북낙협에 집유된 우유 가운데 최고급 우유만을 사용한다. 치즈로 유명한 임실낙협이 치즈만 전문 생산하는 조합이라면 충북낙협은 우유 집유장과 치즈 생산공장을 한 부지에 갖추고 있어 향후 중부권 경쟁력을 기대케 한다.

신관우 조합장은 충북을 치즈의 고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치즈 제조기계를 모두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국내산 좋은 원유로 신선한 치즈를 가공할 수 있는 충북낙협만의 강점이 품질과 가격경쟁력에서도 다른 치즈를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신 조합장은 국내 유통되는 치즈의 국내산 원유 함유량을 꼭 파악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산 원유만을 사용하는 충북낙협은 치즈 소비가 늘어날수록 우유 소비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즈 공장을 만들고 치즈체험관이 입소문을 타면서 조합원들의 자신감도 커졌다.

충북낙농협조합 치즈체험관 전경

# 우유소비도 로컬푸드 추진해야

신선한 우유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우유소비도 로컬푸드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신관우 조합장의 지론이다.

신 조합장은 "낙농선진국인 일본은 57%가 소규모 공장으로 운영되지만 우유시장은 한국의 3배 정도 크다"며 "2톤 정도만 가공해 가까운 곳의 소비자에게 빨리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생관리가 철저한 국내산 흰우유는 브랜드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제품이 세계적 수준의 품질을 자랑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조합장은 "우유의 무항생제 검사는 매우 철저하다"며 "세차례 검사에서 항생제가 검출돼 집유된 7톤 원유를 폐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유가 고소하다는 것은 세균처리할 때 열처리를 많이 한다는 의미"라며 "유통기한만 확인하면 비싼 우유와 저렴한 우유의 성분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새벽마다 직접 농장에서 착유를 한다는 조합장은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신선하고 우수한 치즈를 먹이고 싶다"며 "해외에서 들어오는 치즈와 달리 짜지도 않고 유통기한도 짧은 건강한 저염치즈는 생산자도 보호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도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산 유제품이 한국시장의 45%를 점유한 현실이지만 신 조합장은 여전히 희망을 말한다.

"소비자들이 우리 우유 많이 사랑하고 소비해주면 희망이 있습니다. 위생도, 품질도, 신선함도, 가격도 자신 있습니다." / 김정미



[인터뷰] 최종철 충북낙협 치즈체험관 대표
지난해 4천800명 다녀가 학교 현장체험학습장 각광

최종철 충북낙협 치즈체험관 대표

"200ml 우유 마시는 걸 힘들어 하는 아이들도 20g 스트링 치즈는 잘 먹습니다. 영양분은 똑 같거든요. 치즈는 우유 소비를 촉진할 수 있고, 보관기관도 길고, 흰우유보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습니다."

충북낙농업협동조합 치즈체험관 운영을 맡고 있는 최종철(47)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는 충북낙협 치즈체험관이 만들어진 후 치즈 생산 및 체험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즈체험관이 문을 연 것은 지난 2014년. 10월 공장 준공 이후 바로 생산을 시작했다. 치즈 생산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전진기지가 치즈체험관인 셈이다.

최 대표는 "치즈체험관과 공장은 충청북도의 적극적 지원 속에 탄생했다. 낙농업협동조합 가운데 전국 최초이기도 하다"며 "우유 소비량은 점점 감소하고 있지만 원유의 보관기간이 짧아 충북낙협에서 자연스럽게 가공품 생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북낙협에서 만든 치즈는 농협목우촌의 판매망을 활용해 '리얼스트링치즈'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일부 학교 급식에 치즈가 보급되고 체험관을 찾은 아이들이 증가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치즈체험관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만 4천800여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미래 고객인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아이들이 주요 대상이다. 참가비는 개인 2만 3천원, 단체는 2만 2천원, 학생은 2만원이다. 지난해 10월 충청북도교육청과 MOU도 체결했다.

체험관에선 치즈를 만드는 전 과정을 체험한다. 원유를 가열해 살균해서 만드는 두부치즈, 우유에 산이나 레닌 같은 효소를 넣어 우유 단백질인 카세인이 덩어리를 이루도록 하는 커드로 스트링 치즈를 만든다.

체험장에서 만든 치즈로 토핑을 해서 피자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치즈 만들기부터 피자 만들기까지 대략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충북을 비롯한 대전, 세종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치즈체험관은 일선 학교의 현장체험학습장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종철 대표는 "체험관을 이용해 본 사람들은 충북낙협 치즈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다"며 "품질, 신선도,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충북낙협 치즈가 경쟁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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