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어떻게 오셨습니까?" 흔히 낯선 사람들이 찾아 왔을 때 하는 첫마디 말이다. 최근 서울이든 제주도이든 부산이든 청주든 중국으로부터 많은 낯선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들은 왜 오고 있는 것일까? 관광객이라면 당연히 볼거리를 통한 즐거움을 찾기 위해 와야 한다. 필자는 항상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 책 한권을 읽는 것보다 귀중하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한국방문이 단순히 쇼핑을 위해서 온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90%인 현실이다. 물론 쇼핑은 내수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이 관광여행국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중국인들을 국내로 몰고 오는 현지 여행사 중에는 '화청'여행사라는 꽤 알려진 기업이 있다. 이 여행사는 중국내에서 '요우커'들을 모집하는 방식에서 한국이 요우커의 관광대상국이 아님을 반증해주고 있다. 값싼 '저가 항공의 좌석만 구입하면 3박4일의 한국여행을 무료로 책임지겠다'라는 방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도를 비롯하여 대다수의 지자체들은 외국인들이 현지에서 1박이상의 체류여행을 하면 1인당 일정한 금액을 여행사에게 제공하는 제도가 있어 인원수에 따라 거액을 챙기는 인력송출시장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이 현실이고, 이것이 이 나라의 '관광활성화' 방안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한심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청주에도 국제공항이 있어 이곳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연간 40만 명을 넘었다.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여행의 발길을 돌린 이유 중의 하나는 홍콩과 일본을 지향하던 여행패턴의 변화 때문이다. 많은 중국인 관광객의 홍콩 방문 시 물품을 구매하는 주된 이유는 관세 때문에 중국 내수시장에서 구입 시 가격이 비교적 높은 화장품, 가전제품, 명품가방과 시계 등을 주로 구입했다.

그러나 위안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저가항공 등을 통한 한국, 일본 방문이 용이해지면서 이러한 제품들을 홍콩에서 구매하지 않고 직접 한국, 일본, 유럽 등을 방문해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또한 중국은 홍콩에서 구매한 일용품을 중국으로 가져와 전매하는 보따리상에 대한 반대시위가 확산되고, 중국당국이 '심천' 주민의 복수 여행 비자를 폐지하고, 홍콩 방문도 주 1회, 1년에 최대 52회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제로 홍콩을 방문하던 심천 보따리상들의 발길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츈문, 상수이 등에서 중국 보따리상이 대량 구매하던 치약, 샴푸, 비누, 의약품, 분유 등의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현상으로 생활밀착형 쇼핑중심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편 이를 대비해 홍콩관광청에서는 신규 전략 즉 관광자원을 더욱 늘리고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해 여행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홍콩의 밤하늘을 장식할 3D 라이트 쇼, 빅토리아하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중국 전통축제인 용선 축제와 시원한 맥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맥주축제 등을 2015년에 개최하였다.

이러한 축제 참가를 통해 도시홍보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특히 맥주 페스티벌의 경우 부스설치 및 다양한 이벤트로 기업협찬 광고효과도 톡톡히 누렸으며, 참가업체는 브랜드별로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 컵에 맥주를 담아 맥주 컵을 브랜드 홍보 물품처럼 디자인하고, 패션쥬얼리의 목걸이 줄에도 브랜드명을 새겨 마케팅을 진행했다. 또한 부채 등 상품명이 적힌 종이재질로 된 왕관 등 페스티벌 용품을 무료로 배포해 큰 홍보효과를 얻었다. 이러한 이벤트, 프로모션 기간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등을 통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방문객들에게 쿠폰북 배포를 통해 연속적 방문 효과를 만들어 갔다. 이처럼 특별히 화장품 구매에 열을 올리는 중국인들을 어떻게 청주가 확보할 것인가?

중국인들이 한국을 직접 방문해 구매하는 화장품들은 유명 로드샵 및 한방 화장품들이다. 홍콩시장에서 구매하는 브랜드 즉 '라네즈'나 '시세이도'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청주시대를 만들어가자. 청주는 뷰티와 바이오 중심의 중국인 선호1위의 화장품 생산거점이고 메카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현장중심의 유통산업 기획으로 행동해야 할 시간이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가 아니라 무엇을 드릴까요? 로 인사말을 바꿔야 할 시기며, 이는 청주가 결국 '도시마케팅'을 중심으로 좀 더 확산하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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