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현 청주시 남일면 등고개농장 대표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등고개농장 지각현 대표.

[중부매일 박익규 기자] 그는 자신의 달걀을 '보약 한 알'이라고 불렀다.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등고개농장 지각현 대표. 농사짓는 일이 힘들어 상업계나 공업계 고등학교를 가려했지만 부모님 뜻을 거절하지 못하고 농업계 학교로 진학했다.
친구들이 떠난 농촌에서 20대에 엘크를 사육하고 표고, 고추 농사를 지었지만 중국산 수입농산물이 밀려오며 빚만 떠안았다. 다시 식당부터 물수건 배달, 막노동, 철거 등 왠만한 고생은 할만큼 했다고 한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9남매중 7째로 태어나 지금은 누나, 동생까지 고향으로 불러들여 전국 최고의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전국의 여러 양계장과 복지농장 등을 다녀보았지만 솔직히 우리 달걀이 최고에요. 보다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인류건강에 기여하는 세계 최고의 명품달걀을 생산할게요"라고 한다.
등고개농장 지 대표로부터 닭과 달걀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중부매일 박익규 기자] 꼬꼬댁 소리가 끊이지않는 닭장은 신기하게도 냄새가 안난다. 더욱이 3년동안 계분(닭똥)을 안치웠다는 말이 믿기지않는다.

"보통 닭똥이 독한 편이지만 우리 닭똥은 달라요. 좋은 먹이를 먹어 장이 편안해서인지 냄새도 안나요. 1천여마리가 열평 남짓 면적에 8마리 꼴로 생활하니 흙들도 닭똥을 충분히 분해하고 있는거죠"

대량 밀식은 제쳐놓고 복지사육 조차 20마리꼴인데 비해 이곳은 완전 호텔급이다. 풀이 있는 봄, 여름, 가을엔 완전 방목이다.

그래서인지 닭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나고 건강해보인다. 지 대표가 박수를 한번 치자 조건반사로 일제히 고개를 돌리는 닭들의 놀란 표정이 건강의 척도란다.

암탉 10마리당 수탉은 한마리꼴로 사육한다. 수탉이 많으면 암탉을 차지하려는 싸움이 많아져 적정한 기준이다.

교미를 마친 암탉은 산란장에서 알을 낳는다. 산란촉진제를 맞아가며 일반 양계가 한달 평균 95% 정도 알을 낳으면 이곳의 암탉은 70∼80% 정도다. 산란촉진제를 쓰지않아서다. 이것 말고 등고개 농장은 일반 농장과 달리 병아리부터 어미닭까지 절대 금기시하는 12가지가 있다. 항생제, 성장촉진제, GMO(유전자조작곡물)사료, 밀폐식 사육, 공장식 사육, 인공육추, 강제조명, 음식폐기물 짬밥, 스트레스, 달걀 물세척, 난황착색제, 화학첨가물이 그것이다.

등고개 농장에서는 산란촉진제를 쓰지 않는다. 일반 농장과 달리 병아리부터 어미닭까지 절대 금기시하는 12가지가 있는데 항생제, 성장촉진제, GMO(유전자조작곡물)사료, 밀폐식 사육, 공장식 사육, 인공육추, 강제조명, 음식폐기물 짬밥, 스트레스, 달걀 물세척, 난황착색제, 화학첨가물 등이다.

대신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영양분의 먹이를 먹는다. 순수 천연 자가곡물과 발효액들이다. 현미, 귀리, 고추씨, 표고버섯, 멸치, 지렁이, 메뚜기부터 천연발효식초, 조개칼슘, 고추·매실·바나나 등 발효액 20여 가지다.

닭 먹이지만 일반보다 두배나 비싼 유기농설탕으로 발효액을 담근다. 물론 사람이 함께 먹을 수 있다.

지 대표는 동애등애와 지렁이만 빼고 다 먹어보며 최적의 먹이를 만들고 있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 닭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고 먹이를 연구·개발하는데 적잖은 돈이 들었다. 기백만원을 써가며 얻은 결론은 모든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한다는 것이다. 렌탈콩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많이 먹으면 안되듯 닭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는 도정공장을 찾아가 가장 신선한 먹이를 사오고 여기에 유산균, 미생물을 첨가했다.

"세상에 이렇게 호강하는 닭은 없을 거예요. 닭이 건강해야 알이 건강하죠. 내 경비가 더 들어가더라도 암환자, 아토피, 수험생 등 몸이 안좋은 분들에게 건강한 달걀을 드리고 싶어요"

다양한 영양분 먹이는 아무때나 주는 게 아니다.

닭장의 천장쪽을 개방해 공기를 대류시키기 때문에 바깥보다 닭장 안이 더 춥다. 그래도 웬만한 추위에는 열풍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겨울에는 열을 내는 마늘, 청양고추를 좀 더 배합하고, 더울땐 매실, 양파, 칡 등 찬성질을 섞는 등 계절별 음양의 조화를 맞추고 있다.

등고개 농장의 병아리들은 싹수부터 다르다. 10월 이후 3월 이전인 추울때 데려온다. 어려서부터 추운 환경에 단련시키다보니 여느 닭보다 겨드랑이 털이 많아 건강하다.

닭장의 천장쪽을 개방해 공기를 대류시키기 때문에 바깥보다 닭장 안이 더 춥다. 그래도 웬만한 추위에는 열풍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세살 버릇 여든 살까지 가는게 닭에게도 통용된다.

어려서부터 춥고, 강하게 키우니 지금까지 한,두마리는 몰라도 집단 발병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청결이 톡톡히 한몫 하기도 했다.

지상 30㎝위의 산란장에는 왕겨와 볏집을 적당히 깔아놓고, 커튼을 치고 있다. 어두우면서 은은한 분위기 속에서 알을 낳게 하는 배려다.

지각현 등고개농장 대표는 닭에게 먹이는 가짓수를 50가지로 늘려 계절별, 성장과정별 최적의 먹이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진은 7가지 혼합곡류의 먹이.

지 대표는 달걀을 꺼낼때마다 노크와 함께 "미안해"하는 말을 잊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주지않으려고 7년간 한결같이 해오다보니 이젠 똑똑 두드리면 문을 여는지 안다고 한다.

이렇게 생산된 유정란은 우체국 택배로 전국 곳곳에 하룻새 배달된다.

3개월이 기본으로 가격은 개당 1천원∼1천350원이다. 유명백화점의 내로라는 달걀 가격과 비교해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방송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방영된 이후에는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1m 높이에서 떨어트리거나, 이쑤시개를 무려 40개나 꽂아도 노른자가 그대로여서 시청자들을 놀라게도 했다.

등고개농장의 명품 유기농유정란은 국가공인기관 시험성적서와 유기농인증서로 증명받은 것은 물론 연중 농장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지 대표는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최고 좋은 농산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아직 가족들의 인건비를 제외하면 큰 수익없이, 일손이 바쁘지만 그래도 일이 즐겁다고 한다.

닭에게 먹이는 가짓수를 50가지로 늘려 계절별, 성장과정별 최적의 먹이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 대표는 앞으로 청남대와 연계한 관광코스로 체험장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닭처럼 질서있는 집단도 드물어요. 먹이를 주면 수탉들은 항상 먼저 암탉에게 양보하고, 암탉이 싸우면 수탉이 중간에 끼어들어 말려요. 자기들만의 룰이 있지요"

닭요리 식당을 하려다 차마 정들여 키운 닭을 잡을 수 없어 기르기로 했다는 지 대표.

병아리와 닭들의 건강을 돌보고, 나아가 사람의 건강을 헤아리는 지 대표의 성실함에 마음이 든든했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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