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올해의 가장 주요한 트렌드 중의 하나로 '가성비의 약진, 브랜드의 붕괴'를 들고 있습니다. 얇은 지갑, 어두운 미래전망, 불경기속 인터넷을 통한 손쉬운 정보의 확산 등이 브랜드의 붕괴를 가져오며, 가격대비 우수한 만족도를 갖춘 제품에 대한 선호현상에 따라 핵심역량을 확보한 중소기업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합니다. 또 한가지 주요한 트렌드로 '플랜Z'를 꼽습니다. 무조건적인 허리띠졸라매기가 아니라, 동일제품에 대한 현명한 소비를 강조하는 것으로 비슷한 품질의 브랜드상품이 아닌 PB상품을 선호하는 현상, 가격비교사이트와 인터넷을 통한 비교구매의 활성화 등이 플랜Z를 상징하는 현상으로, 소비자에게 소비를 하면서 돈버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식품업계에서도 원숭이해에 맞춰 위기의 2016년을 건너갈 돌파전략으로 멍키바(MONKEY bar:구름다리)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쿡방열풍과 함께 집밥열풍에 힘입어 만들어 먹는(Make) 음식이 급성장함에 따라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물만으로 조리가 가능한 가정간편식시장이 올해 2조원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1인가구의 증가에 따라 소포장, 소용량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되 동일한 가격으로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건강식재료를 첨가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자연재료와 핸드메이드를 앞세우는 등 역발상전략으로 차별화한 제품이 시장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성인병의 근본원인으로 꼽히는 소금, 당분, 고칼로리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에 대응해 유제품업계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제품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된 저염.저당.저칼로리를 내세운 자연식(National)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김치와 불고기에서 벗어나 '프리미엄'과 '차별화'전략을 내세워 제과, 제빵, 외식 등 식품 전영역에서 K푸드열풍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종래의 주부에서 벗어나 1인가구와 미혼가구로 대표되는 2030세대(Youth)가 식품시장을 주도하면서 첨단기술을 접목해 맛과 영양 못지않게 편의성을 높인 푸드테크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6년기준 국내 1인가구수는 523만가구로 전체가구의 28%로 추산되며, 2018년에는 전체 인구 중 65세이상의 인구가 14%이상인 고령화사회로 진입이 예상됩니다. 2015년 3월기준 가계평균부채는 6,181만원으로 전년대비 2%증가했으며, 60대이상의 부채증가율이 8.6%로 가장 높았다는 점은 앞으로도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가치소비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일반 현상으로 자리잡았음을 시사합니다.

지난 20년간 국내 식품업계는 제조업체보다는 유통업체가 주도해 왔습니다. 유통업체들은 가격과 접근의 편의성을 무기로 급속하게 성장해 왔지만, 2010년이후 온라인채널이 공격적인 가격정책과 배송속도를 무기로 유통업계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왔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최대한 적게 쓰고 높은 만족도를 추구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으며, 현명한 소비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고 들어가는 성분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 제조업체로서는 적절한 가격대에 최대한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만 낮추거나 용량을 더 늘리는 방식은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렵습니다. 가격을 무기로 내세워 유통업체마다 PB상품을 출시했지만, 현재 PB상품 시장은 정체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격보다는 품질에 승부수를 두어야 하며, 업체에서도 대응방안으로 프리미엄PB제품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중산층이 감소되고 소득수준이 양극화되면서 소비심리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지만, 필요한 곳에는 돈을 쓰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가치있다고 여기는 분야의 상품이나 서비스에는 과감히 소비하는 로케팅소비, 매스티지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등 철저히 소비자중심적인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어, 업체로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정확한 정보를 판단하는 소비자의 안목이 필요하고, 내가 먹는 식품이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확인해보는 소비자의 식별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우리고장에서 나는 로컬푸드를 우리 국민이 찾을 때 우리 농촌이 발전하고 우리 식품산업이 발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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