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혁신·변화로 농수산식품 키워나가야"

17일 청주를 방문한 김재수 한국농산물유통공사 사장. / 김용수

"농림 공직자 생활을 하면서 아픔과 고통도 많았다. 농림정책이 무시당하거나 평가절하될 때의 서글픔과 분노도 많았다. 공직을 그말둘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그러나 나 자신의 개인적 판단과 행동이 문제 해결이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인식으로 참고 견뎠다"

그는 농사는 안 지어도 농업의 자존심을 지키는 농업인이다. 자신의 저서 '농업의 대반격'에서도 첫장의 주제가 '정치농업시대를 마감하자'이다. 그는 '농업 발전 없이는 중진국까지 도달할 수 있어도 선진국 진입은 어렵다'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쿠즈네츠의 말을 곧잘 인용한다. 농업에 대한 몰이해와 부정적 인식에 맞서 국민 농업, 생명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재수 한국농산물유통공사 사장(사진). 17일 청주를 방문한 그를 내수읍 광복농산물유통공사에서 만났다. / 편집자


▶ 2011년 10월 aT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2년 연속 연임된 유일한 공공기관장이다. 그동안 기억에 남는 성과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동안 농촌진흥청장, 농림부 차관 등 33년간 농업분야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늘 창의와 혁신, 변화를 강조한다. 변화무쌍한 글로벌 경영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 개발과 발굴을 적극 지원해주는 조직문화, 우리 농수산식품의 미래를 책임지고 지켜나가는 모범적인 공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오고 있다.

현재 공기업과 공공기관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 역할을 다하려면 남다른 사명감과 봉사정신, 올바른 생각과 자세, 정직함으로 스스로의 격을 높여 나가는 자세가 절실하다.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것은 이제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사회 각 부문에서 각자의 상황에 알맞은 모델들을 개발해 품격을 갖춰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품격있는 공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관장부터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가는 한편, 윤리경영, 청렴,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솔선수범의 정신으로 기업과 국가의 품격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경영철학이다.

김재수 한국농산물유통공사 사장과 박익규 중부매일 경제부 부국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김용수

▶ 한국 농식품이 과연 중국시장에서 어느정도 성장할 수 있고 특히 한국산 신선농산물이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그리고 충북지역 농식품 수출방향은 어떠한가.

- 중국은 세계 2위의 농식품 수입국으로 최근의 한류열풍, 한중 FTA 등의 여건은 중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리 신선농산물의 대중국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수출이 불가능한 검역문제를 해소하고, 특히 중국내 잦은 식품사고에 따른 불신을 활용해 우리 신선농산물을 고급화하는 전략 등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가공식품 개발 및 홍보 마케팅을 해야 한다.

아울러 단순 상품수출에서 벗어나 한국의 식문화를 수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을 방문하는 연 6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요우커를 활용한 체험형 식문화 관광의 활성화도 당면 과제중 하나다.

2015년 충북지역 농식품 수출실적은 4억500만불로, 국가 전체 수출실적(80억불)의 5%를 점유하고 있다. 충북지역은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수도권에 본사를 둔 제조가공 공장이 많은 편으로 가공식품이 수출의 절대적 비중(88%)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신선 농산물의 경우 규모가 영세한 경우가 많아 생산-수출 계열화를 통한 수출선도조직육성, 수출전문단지 조성 등을 통한 조직화, 규모화, 수출 일원화로 유망품목에 대한 수출기반 확대가 필요하다.

▶ 국내 농업인들이 수입시장 확대와 국내 농산물 가격하락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장기적인 해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를 위해 공사가 올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사업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 현재 우리 농업분야의 최대 현안은 시장개방에 따른 해외시장 개척, 농산물의 유통개혁·선진화 해법 도출, 농가 소득증대 등 산적한 어려움에 맞닥뜨려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수출농업과 국내농업의 투 트랙(TWO TRACK) 정책으로 농업을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

국내농업은 국민 식생활의 변화로 주식인 쌀 소비는 감소하고, 육류와 채소ㆍ과일류의 소비증가 등 국내 농산물 시장의 수급 불균형 확대에 따른 생산, 가공, 유통, 수출 등 농업의 생산부터 생산 이후의 전 단계에 걸친 첨단화, 고도화 필요하다.

수출농업은 개방화에 따른 수입증가와 공급과잉된 국내 농산물의 새로운 수요창출을 위해 농식품 수출확대을 위한 수출인프라 확충, 권역별 수출유망품목 개발, 온라인·모바일 이용확산에 따른 변화된 해외마케팅 등이 필요하다.

김재수 한국농산물유통공사 사장. / 김용수

▶ 전국적으로 기존 노후화된 비축기지의 현대화를 위한 건설작업이 한창이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서도 부지 8천427평 규모로 '충청권 통합비축기지'가 건립 중인데, 추진 상황은.

- 그동안 aT의 농산물 비축기지는 농산물의 수급조절을 위한 저장창고로 전국 12개소 비축기지에서 고추, 마늘, 양파, 콩, 참깨 등 주요 수급 조절용 농산물을 관리하며 국내 농산물 가격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4곳)을 제외한 지방 8개 비축기지의 시설은 aT가 지난 1970년대 정부양곡창고를 인수한 후 개조한 것이다.

aT의 비축기지 현대화 광역화 사업은 지난해 1월 충청권의 통합비축기지 착공을 시작으로 대경권, 호남권, 부경권 등으로 추진된다. 완공 후에는 권역별 통합비축기지로 부상해 관리 효율성 증대와 연간 20억원의 유지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청주 내수읍의 통합비축기지 구축으로 마늘, 건고추 등 충북지역 정부비축 수매물량을 충분히 보관할 수 있는 냉장능력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수매 확대에 따른 지역농업인의 소득 안정 기대된다.

▶ 농식품 분야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식품 분야 미래인재 육성프로그램인 얍(YAFF)이 대표적인데, 요즘에는 해외 글로벌 체험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다른 기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프로그램인데 설명해달라.

- 현재 aT는 농식품분야 인재육성 및 일자리창출을 위해 '대한민국 농식품미래기획단, 얍(YAFF:Young Agri-Food Fellowship)'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얍 회원수는 2천694명(국내 2천136명, 해외 558명)으로 충북지역 회원수는 95명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기업탐방과 연수, 식품·외식기업 일자리 페어, 글로벌 진출 식품기업 해외인턴십 프로그램 등이다.

얍(YAFF)은 대학생들에게 농식품산업이해와 관련 직업체험, 인재육성, 최종취업으로 연결되는 농식품 인재육성 포탈 서비스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위한 일자리확대 대책에 부응하고 급변하는 채용시장에 대한 다양한 취업정보를 지역청년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지역대학생 일자리소통 취업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5일에는 충북지역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충북기업도보대장정단을 대상으로 청주비축기지 타운홀 미팅, 강소식품기업 탐방, 공사 취업 설명회 통합행사를 개최해 지역대학생 간 소통활성화 및 청년 네트워크 구축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향후에도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취업캠프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지역대학생 일자리 찾기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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