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20대 총선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린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의 역할은 의결기관으로서 민생 해결을 위한 결정이 입법과정을 거쳐 강제화 되면서 파급효과가 국가 전체에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막중한 임무와 권한을 지닌 의원 선출의 사전단계로써 후보자 선출은 그만큼 중대한 사항으로 민주적 선출이 당연한 과정이지만, 공천과정에서부터 갖가지 잡음들이 나오고 있어 어수선하다.

무리수를 둔 선거구 획정으로 공동운명체로서의 지역적 범위는 허울에 불과하게 되었고, 지역의 의사가 배척된 이전투구적인 하향식 공천이 그것도 투표를 불과 며칠 앞둔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행해지다 보니 유권자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거에 임할 것인지 모호하다.

선거를 통해 아름답고 향기 나는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워야 할진대 명분조차 찾아 볼 수 없는 당략적 배척과 당선에만 혈안이 된 철새정치인들을 보면서 이들이 과연 민의를 대변하며 사회갈등을 조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만 가중시키는 처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코앞에 다가온 선거를 포기하거나 묻지마식 투표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입후보자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는 구조이고 보니 자칫 인신공격성 네거티브 전략이 난무할 수 있기에 정책대결을 통한 선거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공약은 사회갈등의 요소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역대 최고치에 달하는 12%를 넘고 있는 청년실업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대안과 함께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인력수급 그리고 구인구직의 미스매칭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장기적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중소기업 육성책, 도농복합도시의 중심도시와 농촌지역 간 불균형 성장 극복과 도시 유휴인력의 일자리창출, 노인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해야만 하는 농촌 일손 부족 해결, 기업 개별입지에 따른 난개발과 환경오염 그리고 비효율의 문제에 대한 타개책 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재래시장 활성화와 함께 신성장산업 등 미래 먹거리산업에 대한 소견 그리고 장애인, 노약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안 제시야말로 사회갈등을 조정하고 합의를 도출해 국가사회 발전을 일구는 국회의원의 막중한 임무이다.

한국메니패스토실천본부는 19대 국회의 총선 공약 이행률이 51.24%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239명이 제시한 공약 8천481개 가운데 완료된 공약은 4천346개로 유권자와 한 약속 중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20대 총선 예비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현실적합성과 실현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반드시 유권자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해 유권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투표를 통해 철퇴를 가해야 한다.

지역현안과 지역민심을 국가정책으로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자임하는 후보자들이 진정성 있는 정책공약을 통해 선거를 이끌 때 유권자들은 최선을 선택할 수 있지만, 흑색선전과 비방이 난무할 경우 최악과 차악 중 차악을 선택하거나 투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20세를 약관이라 한다.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는 않았지만 성인의 구실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뜻인데, 나라를 위한 일에 미성숙함이란 있을 수 없다. 나폴레옹은 '약속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와 약속을 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섣불리 약속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유권자들에게 차악보다 최선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제갈량이 후출사표(後出師表)를 던질 때의 마음처럼 나라를 위하여 죽을 때까지 몸과 마음을 다 바칠 수 있는 국궁진췌 사이후이(鞠躬盡 死而後已)를 솔선수범해 국민과의 약속은 엄격하게 지켜나가며 성숙한 민주주의로 성장할 수 있는 20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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