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국제적으로도 뚜렷한 분류체계나 정의도 없고 그렇다고 동일하다고도 할 수 없는 통칭 '문화산업'에 대하여 알아보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문화 다양성의 시대인 현실에서 문화산업의 현재와 세분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산업(Cultural Industry)'을 '문화상품의 생산·유통소비와 관련된 산업'으로 정의하고, 게임산업, 영상영화산업, 방송산업, 공연산업, 음반산업, 출판산업 등을 문화산업이라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산업 분야를 캐나다에서는 '예술산업(Art Industry)'이라 부르고, 영국에서는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으로 다르게 표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에서 말하는 창조산업이란 영화나 소프트웨어, 음반이나 공연예술과 같이 개인의 창의력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캐나다에서는 개인의 창의력은 개인의 '예술감각'을 중심으로 출발한다는 점에서 '예술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또한 '유네스코'에서는 형체가 없이 문화적인 컨텐츠를 창조, 생산, 상업화하는 산업을 문화산업으로 정의한다.

문화 컨텐츠는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상품이지만 형태는 서비스업이다. 이미 증명된 것처럼 문화산업이 이제 국가적으로 전략산업으로써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높은 부가가치와 환경 친화적인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산업은 세계시장의 규모가 1조억달러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이제는 청주도 전통문화와 예술산업으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문화가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문화산업'이 얼마나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안지도 그리 오래지 않다. 우리 전통문화를 외국에 소개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소박한 생각에서 공연과 전시회를 개최하고, 전통 공예품을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 수준에 그쳐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헐리우드 영화 한 편 수출한 금액이 우리가 자동차 몇 백만대 수출한 것과 같다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문화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은 자국의 영화와 음악을 전 세계로 배급시킴으로써 세계 인구가 미국적 삶의 가치를 동경하게 만들고 그로부터 파급되는 여타 산업의 중흥까지도 이루고 있다. 영화에 출연했던 인물들을 이용한 캐릭터, 패션, 광고산업이 날로 팽창되어 가고 있다.

무형의 문화가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우선 상품화 전략이 앞서야만 한다. 우리나라 TV 드라마의 중국 진출이 이루어지면서 관계자들을 다소 놀라게 한 사실은 주로 서민층의 삶을 표현한 드라마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오히려 젊은층의 재기 발랄함과 상류층의 호화로운 생활을 그린 작품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개방화의 분위기 속에서 서방세계의 생활을 동경하는 중국 국민들의 정서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우리의 전통을 가미하고 현대적으로 미화한 작품에 관객들의 시선이 여전히 집중되고 있다. 다시 한 번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소비패턴을 정확하게 반영한 상품화 전략이 중요하다.

청주시도 문화산업 해외진출을 위한 마케팅 전문요원을 양성해 내는 일이 시급하다. 이제는 문화산업이다. 영화, 음반, 게임산업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산업은 이제 더 이상 여가활용을 위한, 취미활동을 위한, 개인의 단순한 즐거움을 위한 놀이가 아니다.

미래학자들은 이미 문화의 힘이 세계구조를 재편할 것이며, 국가간 군사·경제전쟁은 문화전쟁으로 대체된다고 주장했다. 21 세기 미래형 산업은 문화다. 미국은 문화산업을 국가의 전략적인 기간산업으로 육성하여 세계시장을 계속 주도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21 세기 초에는 미국의 전체산업에서 영상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했다.

생산은 항상 환경파괴, 오염 등과 함수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온 과거의 경제 패러다임이 더 이상 문화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문화산업은 지식과 아이디어만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지식 집약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문화산업은 20세기 말부터 가속화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의 혁신과 발달에 힘입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자국의 문화적, 정서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전세계로 홍보하는 수단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국가들이 문화산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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