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강관우 ㈜프레미어 대표

총선이 끝나고 정치판을 비롯해 관가의 공무원들까지 향후 정국의 전개양상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정치적 해석을 떠나, 필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20대~30대의 총선 투표율이 19대에 비해 12% 포인트나 높아졌다는 점이다.

일자리 부족의 고통에 청년층이 이번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3월 청년실업률은 1999년 통계작성 이후 최악 수준으로, 취업준비생을 뺀 통계가 이 정도라고 하니, 실제 청년실업은 통계치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일 것이다.

물론 청년실업의 문제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상황이 좀 더 심각한 스페인의 45%, 프랑스의 25%, 그리고 나름대로 잘 나가고 있는 미국의 10%, 독일의 7%로 볼 때 높은 청년실업률은 이제 세계적으로도 공통사항처럼 돼 버렸다.

미국에서도 부의 양극화와 높은 실업률에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최근 시사주간지 Time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이미 태풍의 눈이 되어 있다. 태생적으로 승자독식을 인정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부의 양극화는 세계적인 저금리 정책기조와 주요국의 대대적인 돈 풀기에도 불구하고, 돈이 실물경제로 흐르기 보다는 금융이익만을 쫓아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결과이다. 또한, 이와 맞물려 고실업의 문제는 기술혁신의 속도가 노동생산성을 추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의 시대도 눈 앞에 와있으니, 구조적인 문제해결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만 봐도 그렇다. 일단, 중국의 경제상황에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경제가 침체를 지속한다면 우리경제 또한 힘들어 질 것이다. 만일 중국이 U자형의 경제회복을 하게 된다고 해도, 이 또한 장기적으로 한국에 반드시 긍정적이지는 않다.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한국에 근접했거나 이미 추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과감한 구조조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규제개혁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내수 활성화 및 수출 경쟁력 유지만이 살 길일 것이다.

경제 성장을 통해 나눠먹을 파이(Pie)을 키우면 좋은데, 삼성그룹조차도 군살을 빼고 있는 마당에 이게 만만치가 않다. 눈을 돌려 충북경제를 놓고 보면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그나마 현재로서는 안심이다. 충북의 2월 고용률이 66.6%를 달성하며 제주도에 이어 전국 2위를 달성했고, 특히 2월의 광공업 생산지수가 전국 1위를 달성했다는 소식은 충분히 주목 받을 만 하다. 반도체, 일차전지 및 축전지, 화학, 의약 산업 등 충북을 대표하는 성장성 있는 업종 구성이 원동력인 셈이다.

한편, 오는 6월말까지 충북도가 미래유망산업 발굴의 연장선상에서 총상금 1,000만원을 내걸고 100년 먹거리 아이디어 찾기에 나선 것을 일단 환영한다. 다만 '100년 먹거리'라고 거창하게 내걸기보다는 '20~30년 먹거리' 찾기가 더 현실적이고 합당하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대회라는데, 요즘 같은 국제화 시대에 굳이 외국인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면 좋지 않을까? 유동인구가 많아진 중국인들과 연계한 아이디어는 없을까? 이웃하고 있는 경북지역과의 연계할 사항은 없을까라는 생각까지도 열어놓자.

또한, 충북도가 내년 미래창조과학부에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는 '연구개발 특구' 신청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당장 100억 원의 국비 지원도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지역에 대한 파급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통령의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과 관련해 언급되었듯,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상생하는 선순환의 밸류체인이 형성된 성공적인 사례는 계속 충북의 장점으로 확산시켜 야 할 것이다.

나라 전체로 보나 충북을 놓고 보나, 문제는 역시 경제다! 여야가 총선의 민의를 받들어 우리의 미래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노사도 서로 소통하고 타협하면서 상생해 나가길 바란다. 특히 이번 20대 총선으로 의원 배지를 달게 된 충북의 당선인들도 지역에 대한 경제공약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어서는 앞으로는 여러 가지로 곤란할 것이다.

약력 ▶전 SBS CNBC 앵커 ▶전 이룸애셋 대표이사 ▶전 모건스탠리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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