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김동례 음성 대소금왕고

음성 대소금왕고 김동례 수석교사.

[중부매일] 수줍은 진달래와 노란 개나리, 보드라운 생강나무, 환하게 눈부신 하얀 매화향이 산과 들판을 물들이는 생명의 계절입니다. 2년 전 허허벌판에 우뚝 세워진 대소금왕고, 이젠 학교주변에 우뚝 자란 나무들로 하여금 완성된 학교로 발돋음하는 희망찬 모습입니다.

교사가 지녀야할 가장 기본적 인성인 '사랑'과 우리 학교의 교훈인 '열정'을, 팀 이름으로 정하고 화합을 다지는 첫 직원체육의 날!

병아리처럼 예쁜 새내기 교사들이 다소 멋쩍은 듯도 하지만 제법 갖춰 입고 게임에 임하는 자세가 열정적입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특성상 꽉 짜여진 학사일정과 방과 후 교육활동 등 잠시의 여유도 없이 바쁜 선생님들에게 공을 만져본다는 것은 꿈같은 일입니다.

두 세 번의 연습을 마치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팀은 공이 넘어갈 때마다 어느 팀이 이기느냐 보다는 웃음가득 박수치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 흐뭇했습니다.

신발의 무게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한다며 맨발의 투혼을 보여준 Y부장님, 새내기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양쪽 편 J & J 여선생님, 체구는 작지만 강한 서브로 상대를 공략하는 야무진 K선생님, 서브를 넘길 때마다 예의를 갖추는 K선생님, 막판에 넘어오는 공을 잘 처리하는 L선생님, 당당하게 학교 대표 여선생님의 자리를 구축한 센돌 C선생님, 점수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흥미를 더하고자 점수 포인트를 더 늦추는 지혜와 배려를 발휘하는 교감선생님, 묵묵히 소통을 향한 메시지를 담고 날렵하게 경기 내내 공을 받아내고 특히 페인팅을 멋지게 하는 교장선생님.

웃음 속에 진행된 경기는 짧은 한 시간 안에 3세트 2:1로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은 2016년도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가는 길에 힘이 되어주는 동반자라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교사들의 모습 속에서 새로운 것을 읽었습니다. '모두는 서로를 바라보고 싶다. 또한 함께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더 가까이 서로를 들여다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원활한 관계형성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었던 교사들의 화합자리!

소통의 밑바닥엔 작년에 이어 지난달 실시한 '교사 배움 나눔 인문학동아리' 시간에 새로 발령받은 신규교사, 저경력 교사 및 경력교사 등 20여 명의 선생님들이 '관계 맺기 및 교사의 이미지 갖추기' 주제로 하브루타 수업을 하면서 교사들의 마음속에 형성된 교감이 오늘의 자리를 더욱 따스하고 가깝게 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간단히 준비된 음식을 나누면서 봄바람만큼 훈풍이 우리들 가슴에 전해졌습니다. 다음엔 더 많은 선생님들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서둘러 나올 것을 기대해봅니다. '이번엔 꼭 열정 팀이 이겨야지.'라고 야무진 각오가 들릴 그 날을.

누가 말하지 않았지만 종이 울리자 먹던 음식을 멈추고 발걸음을 서두르는 교사들의 모습. 우리 아이들이 풍성한 첫 수확을 거두는 그날까지 교사들은 아름다운 땀을 흘릴 것입니다. 아이들 또한 희망의 계절 5월! 교정 울타리에 붉게 타오를 빨간 장미처럼 열정으로 꿈을 향해 도전하여 가을 풍성한 결실로, 학교 전체에 큰 울림으로 보답할 것이라 믿습니다.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면서 아이들은 '송백지조(松柏志操)' 정신을 가슴에 담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교정에서 교목인 소나무를 늘 바라보며 한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푸름을 간직한 지조 있는 소나무의 근성을 닮아 지성인의 전당으로, 이곳에 깊은 뿌리를 내리길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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