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인 록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가 5년 만인 9일 9번째 정규 앨범 '어 문 셰이프드 풀(A Moon Shaped Pool)'을 디지털 음원으로 기습 발매했다.

'번 더 위치(Burn The Witch)'와 '데이드리밍(Daydreaming)'의 싱글과 뮤직비디오를 이달 4일과 6일 차례로 공개한 지 불과 이틀만이다.

이들 싱글을 비롯해 11곡이 실린 이번 앨범은 록, 일렉트로닉, 스트링 등 균형감을 갖춘 장르 실험을 엿볼 수 있다.

'아이덴티키트(Identikit)', '트루 러브 웨이츠(True Love Waits)' 등 라이브로 사랑을 받았던 다수의 미발매 곡이 스튜디오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국내 음반유통사인 강앤뮤직은 "라디오헤드의 초중기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며 "라디오헤드 발매작 사상 가장 목가적인 노래들이 자리해 새로운 전기를 여는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라디오헤드의 오랜 조력자인 나이젤 고드리치가 믹싱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콜드 스펙스, 존 그랜트, 워페인트 등과 협업한 엔지니어 샘 패츠-데이비스도 함께 했다.

라디오헤드를 비롯해 포티셰드, 제프 벡의 투어 파트너로 함께 했던 드러머 클라이브 디머가 게스트 뮤지션으로 나섰다. 휴 브런트가 지휘하는 런던 컨템포러리 오케스트라가 힘을 보탰다. 스트링과 합창단의 작업은 전체 11곡 중 9곡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잔혹한 동화를 연상시키는 '번 더 위치(Burn The Witch)'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는 2003년 라디오헤드의 '데어 데어(There There)'로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아트 디렉션상을 수상한 영국 출신 감독 크리스 호프웰의 작품이다.

'데이드리밍' 뮤직비디오는 영화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연출작이다.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가 직접 출연했다.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인 조니 그린우드는 앞서 앤더슨의 영화 '데어윌비블러드'(2007), '더 마스터'(2012), '인히어런트 바이스'(2014), 다큐멘터리 '주눈'(2015) 등에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이번 앨범은 세계에서 디지털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앞서 라디오헤드는 2005년 독립 선언 이후 자체 홈페이지에 7집 '인 레인보스(In Rainbows)'(2007)를 발매, 음원 다운로드 비용을 구매자들이 원하는 만큼 지불할 수 있는 '페이 왓 유 원트(pay what you want)' 모델을 제시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음원 시장의 일반적인 틀을 거부한 다양한 시도를 계속했다.

전작 8집 '더 킹 오브 림스(The King of Limbs)'(2011)는 세계 음원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한했고, 어떠한 싱글도 발매하지 않았다.

강앤뮤직은 "이런 점을 비추어 볼때 이번 발매 사례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올해 3월 워너뮤직 그룹과의 초기작 배급 계약이 종료되고 영국 레이블 엑셀 레코딩스(XL Recordings)로 권리가 이전됨에 따라 라디오헤드의 1집 '파블로 허니(Pablo Honey)'부터 8집 '더 킹 오브 림스(The King of Limbs)'까지 전작의 음원도 4~5월 일제히 개방됐다.

이번 앨범 발매 역시 라디오헤드가 올해 1월 설립한 자체 레이블인 던 코러스와 세계 배급을 맡은 XL을 통해 진행됐다. XL은 아델, 시규어 로스, 더 엑스 엑스(The xx), 뱀파이어 위켄드 등이 소속된 영국의 독립레이블이다. 요크의 솔로 앨범 '더 이레이저(The Eraser)'(2007)를 시작으로 라디오헤드의 독립 선언 직후 '인 레인보스', '더 킹 오브 림스', 요크의 사이드 프로젝트 '아톰 포 피스'(2013)를 차례로 발매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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