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상투 틀고 족두리 쓰고 … "성숙한 어른 될게요"

현대엔 1973년부터 1974년에 걸처 각각 4월 20일에 성년의 날 기념행사를 했다.

[중부매일 이보환 기자] 16일이 성년의 날이었다.

사회인으로서의 책무를 일깨워주고 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주기위하여 지정된 기념일인데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이다.

우리나라의 옛날 성년례는 고려 광종 때인 965년(광종 16)에 세자에게 원복을 입혔다는 데서 비롯됐다. 남자는 관례를, 여자는 계례를 통해 성인이 됐다. 관례는 상투를 틀어 갓을 씌우는 절차다. 계례는 쪽을 찌어올리고 비녀를 꽂는 의례다.

현대 들어서는 1973년부터 1974년에 걸처 각각 4월 20일에 성년의 날 기념행사를 했다.

1975년부터는 '청소년의 달'인 5월에 맞춰 날짜를 5월 6일로 바꿨다. 그러다가 1984년 이르러 5월 셋째 월요일로 못박았다.

16일 오후 2시 세명대 학술관 강당 단상에서는 올해 만 19세가 되는 대학생 30여명의 성년례가 열렸다.

◆ 제천시 성년의 날 행사= 16일 오후 2시 세명대 학술관 강당 단상에서는 올해 만 19세가 되는 대학생 30여명의 성년례가 열렸다.

방청석에는 내년 성년이 되는 제천산업고, 디지털고, 세명고 3년생 330명이 앉아 어른이 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날 '전통 관례·계례 및 현대 성년례'는 세명대 학생들이 성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학습장이었다.

제천다례원(원장 이유순)은 학생들에게 우리 조상들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 알기쉽게 설명했다.

남학생은 상투 트는법, 평상복, 나들복, 출입복을 직접 입어보고 옷매무새를 바르게 하도록 했다. 여학생은 활옷을 입고 족두리 쓰는법, 전통예절까지 습득하도록 지도했다. 또 술을 어떻게 따르는지, 어떻게 마시는지 어른들에게 배우도록 유도했다.

큰 손님으로 참가한 백남식 제천시 문화예술과장은 이제 막 성인이 된 이들에게 성년선서를 받고, 자신의 서명이 담긴 성년선언서를 직접 나줘줬다.

백 과장은 성년수훈을 통해 "집에서 효도하고 밖에서는 윗사람에게 공손하며 항상 배움으로 임할 때 인상에 보탬이 된다"며 "착한 일과 더불어 항상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의리를 지키며, 불의를 보고 용감하게 맞서달라"고 당부했다.

강의를 듣는 회원들은 제천에 거주하는 30대 이상 여성이 많지만, 남성이나 다른 지역 인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제천다례원= (사)한국차인연합회 제천다례원은 제천시 명륜로 13길 13 의림동 성당 바로뒤편 건물 3층에 있다.

지난 2005년 전통차를 사랑하는 20여명의 회원들로 출발했으며, 현재 최연순씨가 동아리의 회장을 맡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12시 모두 모여 전통차와 우리 예절에 대해 공부한다. 초급반은 이유순 원장이, 중급반은 이정미 강사, 고급반은 지순옥 강사가 나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친다.

사실 차의 종류는 수천가지, 수만가지가 넘는다. 차의 종류에 대해 이 원장은 가장 큰 틀로 봤을 때는 녹차, 발효차, 홍차, 보이차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녹차는 거의 열을 가하지않은 차, 열을 가하면 발효차인데 황차부터 우롱차 등 다양하다. 홍차는 열을 100도 이상으로 가한 것이고, 보이차는 열에다 숙성과정까지 거쳐 유용 미생물이 나온다.

제천다례원에서 주로 취급하는 것은 녹차와 발효차다.

회비는 초급반 3만원, 중급반 4만원, 고급반 5만원이다. 하지만 고급반은 개인이 차 재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고급반에서 주로 다루는 말차(가루차) 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강의를 듣는 회원들은 제천에 거주하는 30대 이상 여성이 많지만, 남성이나 다른 지역 인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이유순 원장

제천다례원의 최종 목표는 제천을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문화도시로 변신시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상업도시, 교통도시로 알려진 제천에 문화라는 아름다운 옷을 입혀보자는 뜻"이라며 "똑같은 사람으로 살지만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성년의 날 행사를 3년째 마련한 것도 삶의 정체성을 찾게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유순 원장은= 이 원장은 초등학교 교사출신으로 평생 남편과 함께 사업을 했다. 하지만 그의 삶은 배움과 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고희를 바라보는 연령이지만 35년째 적십자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제천시여성단체협의회장도 지냈다.

평생학습도 몸소 실천했다. 교대를 졸업한 뒤 방송통신대 유아교육과를 마치고 동양대학교 사회복지학과도 다녔다.

다례를 비롯한 전통예절도 그의 공부 이력과 무관하지않다.

지난 2008년 제천다례원 초대 김난희 원장에게 배움을 시작한 뒤 치열하게 공부했다. 2010년 원장 자리를 물려받은 뒤 회원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강화했다.

최근 청풍호 벚꽃축제장에서 한방차를 달여 1천200명에게 나눠주면서 제천의 인심을 널리 알렸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이면 한방생명과학관, 행사장을 찾아 약초를 달인 차로 제천이 한방과 약초의 고장임을 홍보한다.

이 원장은 "힘이 닿는한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며 "남에게 뭘 줘서 기쁜게 아니라 내가 그들에게 받는게 많아 즐거워지고 젊어진다"고 말했다.

이보환 / 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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