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임각수 괴산군수가 23일 청주법원에 항소심 선고공판을 받기 위해 출두한 가운데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됐다./신동빈

임각수 괴산군수가 23일 법정 구속돼 괴산군은 또다시 장기간 행정공백이 우려된다. 임 군수는 수뢰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아 다시 법정 구속됐다.

임 군수는 항소심 재판 직후 "억울하다. (뇌물을 줬다는 준코 관계자를 가리키며)악인들의 말은 듣고, 왜 내 말은 안 믿느냐"고 소리를 지르며 오열했다는 후문이다.

법정구속이 집행된 이후에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재판결과에 항의했다고 한다. 진실은 누구보다도 임 군수와 준코가 가장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겠지만 공직사회가 끊임없이 구심점을 잃고 흔들린다면 결국 군민들이 피해를 입는다.

임 군수는 3선취임이후 바람잘날 없었다. 수뢰혐의 외에도 중원대 불법건축사건, 업무상 배임등 대추나무 연걸리듯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렸다. 군수가 군정에 집중해야할 시간에 법원에 들락날락 하다보니 산적한 지역현안이 해결되긴 힘들 수밖에 없다.

당연히 군정은 불안정하고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 군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임 군수가)뇌물수수를 숨기려 거짓말까지 한다"며 중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에 따라 괴산군은 6개월 만에 다시 부군수 직무대행체제가 됐다. 임 군수는 작년에도 6개월 정도 옥중결재를 하면서 군정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군정파행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쉽게 마무리 될 수 없다.

수뢰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임 군수가 원하는 대로 끝나도 또 다른 재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군 예산으로 부인의 밭에 석축을 쌓은 혐의로 2014년 3월 불구속 기소돼 그해 11월 열린 1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임 군수는 지난 1월 항소가 기각되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또 중원대의 불법 건축 사실을 알고도 행정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지난해 11월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괴산 군수와 팀장급 간부공무원이 비리혐의로 신문의 1면과 사회면을 동시에 장식하기도 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지난 2월 일부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임 군수는 대법원 확정에 상관없이 오는 26일까지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한 것은 차가운 군민정서를 반영한다.

임 군수는 전국 최초의 무소속 3선이다.

군민들의 신망이 두텁지 않으면 정당 공천이 없이 3선을 달성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그는 행정자치부 윤리담당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두 차례 군수를 지내면서 괴산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 학생군사학교를 유치했으며 '산막이옛길'의 전도사라고 할 만큼 도보여행코스를 조성하고 전국적으로 홍보해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군수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해서 깊이 상처 난 도덕적인 흠결을 덮을 순 없다. 벌써 지차단체장 임기도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남은 임기 중에 중도하차하거나 재판으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진퇴(進退)도 때가 있다. 무엇보다 윤리적으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임 군수가 괴산군의 장래와 군정의 정상화를 원한다면 지금이 사퇴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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