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설상가상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제조업의 침체와 경기불황 속에서 청년실업률이 연속 두 자리 수를 훌쩍 넘어서며 구인구직의 미스매칭은 눈이 내린 위에 서리까지 더한 격이 되고 있다. 일자리의 문턱은 어찌나 높고 미끄러운지 기업과 청년이 계속 넘어지고 있으니 취업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주요 대안으로 창업지원을 강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업 자체가 고용촉진은 물론 경제성장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창업하기 좋은 생태계가 필요하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대학을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의 소자본 창업 붐이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직장인부터 여성 창업을 준비하는 주부 등 중장년까지 확대되고 있어 창업하기 좋은 생태계가 더욱 절실하다.

우선 스타트업 기업이 첫 발을 내딛고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필요하다. 차별화된 이이디어와 기술력이 있더라도 직면하게 될 현실의 벽은 높기 마련이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편의공간과 함께 디자인, 기술, 마케팅, 무역, 투자, 현지법인 설립, 법률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토털 서비스 제공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 수 없다. 실시간 오디션을 통해 차별화된 원석을 발견하고 국내외 다양한 투자 연계를 통한 정련과정을 거쳐 보석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좋은 생태계가 아닐 수 없다.

혁신적인 기술이라 여겨도 소비자가 좋아하지 않으면 실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미래 글로벌시장의 트랜드를 읽고 선점해야 한다. 다이어트 등 웰빙건강분야, 헬스케어, 웨어러블, 인공지능, 친환경제품과 에너지, 빅데이터 등의 트랜드를 파악하여 아이디어의 사업화에 접근할 때 고객의 관심과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 성장을 우선시하던 개발도상국가도 환경보호와 국민건강에 가치를 두면서 이를 어기는 선진국 그리고 오염유발 선진업체와 제품이 발 딛지 못하게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기도 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펀딩을 비롯한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야 한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대에는 빚을 얻는 것이 자산이 될 수 있지만, 저성장 상황에서는 투자유치야말로 위험을 분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동력이 아닐 수 없다.

창업의 용광로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하여 녹아 없어진다면 아무도 용기를 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용광로에서 단단한 합금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누구도 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 도전정신과 열정이 창업자에게 더욱 요청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패로부터 재창업의 교훈을 얻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로부터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1인 창업보다 팀 단위의 창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호 역할을 분담하는 가운데 공동의 목표를 향해 조직적으로 추진하는 방법도 효과적인 대안이다.

천연자원 부족과 인구 규모 등 불리한 조건을 감안하여 세계진출을 목표로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대표적 국가로 핀란드를 꼽을 수 있다. 사이언스파크 등이 건강한 창업생태계를 만들어내는 아지트 역할을 하면서 세계시장 지향이라는 일관된 목표 아래 트랜드를 읽고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해외자금을 유치함과 동시에 성과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지원으로 핀란드 경제에 불을 지피고 있다.

또한 도전과 성공의 상징인 알리바바의 힘을 바탕으로 제2의 마윈을 꿈꾸며 하루 1만개 이상의 창업으로 스타트업 기업이 탄생하는 중국 청년들의 열기와 저력이 놀라운 무한가능성을 갖고 있다. 꿈을 찾아 떠난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삶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는 이야기인 '연금술사'에서는 자신의 보물을 찾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행동을 통한 진정한 배움을 강조하고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창업이라는 용광로 속에 뛰어든 열정적 행동이 고용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창조생태시스템의 뒷받침을 통하여 침체된 경제에 희망이 가득한 연금술이 되기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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