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청주시에는 두 가지 대표적인 국제행사가 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그것이고, 9월에 열리는 '직지KOREA'가 그것이다. 필자가 청주에 와서 2015년 제9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이하 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것은 이것이 진정한 국제행사인가라는 나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무엇이 문제이며, 무엇을 발전시켜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밤잠을 설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 20년의 역사가 도래하였다. 내년이면 제10회 비엔날레를 열어야 한다. 공예비엔날레는 이미 지역만의 행사가 아니다. 공예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60여개 국가에서 3천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사이면서도 막상 관객으로의 외국인들을 현장에서 만나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는 국제행사에 걸맞은 조직구성이 필요한 시기다. 공예도시로서의 문화적 기반과 공예산업으로의 가치구조를 다져야할 시기이며, 따라서 공예도시 청주의 범세계적 가치를 확산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청주가 2년마다 국제행사를 수행하면서 막상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총감독이나 예술감독의 수급에 있어서 외부 인력에 의존함으로써 단발행사에 그치고 지속적인 정체성과 연속성 있는 발전을 거듭하지 못한 것도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조직위원회의 자체 기획력과 학예전문연구실이 있어서 공예전반적인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지 않은 책임도 따른다. 이러한 현실에서 서울시에서도 공예도시를 선포하고 공예산업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를 돌아보자. 인적, 자료적 DB구축에 허점은 없었는가? 인적네트워크의 활용성 미확보와 사후관리부족으로 인해 매회 1회성 행사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은지, 행사전반에 걸친 자료보존에 허점은 없는지, 관료적이며 관행적인 일처리로 외부자원의 허실은 없었는지, 참여 직원들의 잦은 업무교체로 전문성 확보의 기회를 놓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돌아볼 일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청주와 청주시민들의 자세이다.

우리 스스로가 지역적 한계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막고 있지는 않았는지, 지역이기주의에 집착으로, 나누어먹기 식의 예산집행은 없었는지, 외국작가이면 무조건 환대해주는 사대주의 사상이나 외국작가에 대한 질적 우수성 검증방식은 있는지, 참여 작가들의 지속적으로 사후 관리하는 시스템은 가동되고 있는지, 지역작가들을 해외시장에 진출시키고 해외작가들은 지역으로 데려오는 상호교류의 노력은 몇 번이나 수행하였는지, 외교부나 한국주재 대사관을 활용한 국제행사 참여노력은 얼마나 있었는지 해외 공관이나 코트라, 한국관광공사의 국제네트워크는 활용이나 하는지 돌아 볼 일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국제행사에 많은 유료관객을 확보하는 노력은 단순히 광고에만 의존 할 수도 없다.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쏟아 부을 비용도 없다. 전파광고이든 인쇄매체광고이든 인터넷 홍보이든 그 기준이 좀 더 확실했으면 한다. 지역경제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무조건 지역 업체에 제작물량을 주지 않으면 호된 질타와 비판이 쏟아져 담당자와 행정에서는 어김없이 사무 감사로 곤혹을 치르며, 죄 없는 죄인 취급받는 현실도 안타깝다.

그리고 한 가지는 지역의 국제행사를 세계의 국제적인 행사로 개최하여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전문 인력의 확보와 확충이 중요하기에 우리는 지역인재를 키우고 관리해 왔느냐를 묻고 싶다. 정해진 기간의 계약직 인원들을 불러 모아 단발식으로 치고빠지는 행사 방식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비엔날레에 출품하거나 초대된 작가들의 '개인카드'를 작성하고 '전시 도록' 등의 원고는 철저히 아카이빙 되어있는지 따져 볼일이다.

이제 내년이면 공예비엔날레의 개최역사는 20년이 되고, 제10회 비엔날레가 열릴 것이다. 진정으로 세계무대가 부러워하는 국제행사를 치러 내야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청주시의 단독행사가 아니다. 충북도와 청주시의 공동개최행사라는 사실을 아는 이가 많지 않다. 대회장이 도지사이고 집행위원장이 청주시장이다. 충북도의 본격적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비로 보조하던 산업자원부의 지원금이 일몰제로 인하여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지역행사에서 벗어나 국제적 행사를 만들어보자. 이제 진정 청주를 사는 청주시민의 가슴으로 환영하는 국제행사가 될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