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 총리이자 AC밀란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73세였던 2008년 4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역임한 것을 비롯해 모두 3차례에 걸쳐 이탈리아 총리를 지냈다.

그의 정치적 성과보다 더욱 유명세를 타게 한 것은 지칠 줄 모르는 여성 편력 이었다. 그는 76세였던 2012년 49세 연하 여자친구 프란체스카 파스칼레(27)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자 3일만에 약혼을 발표했다. 두번의 결혼으로 5명의 자녀를 뒀던 그는 전 부인 베로니카 라이오와 협의이혼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약혼했다. 2016년 3월 그는 또 한차례 외신을 탔다.

약혼녀 파스칼레보다 열살 어린 여자친구와의 열애설 이었다. 이탈리아의 한 신문은 "로마 출신 금발의 민낯 여성이 전 총리의 심장으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막내 딸보다 어린 여성과 염문을 뿌린 베를루스코니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73세였던 1997년 삼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접전을 펼쳤던 그는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DJ DOC'의 노래를 개사한 'DJ와 함께 춤을'이라는 로고송으로 유권자를 공략했다. 어깨춤을 유발했던 로고송은 73세라는 고령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념적 논쟁이 덧씌워진 그의 부정적 이미지도 한방에 날릴 수 있었다.

퇴임 후 대권 도전을 강력 시사한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제주를 방문해 가진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나이' 얘기가 나오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여 정치인의 '유통기한'이 새삼 정치권의 화제가 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는 '나이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온 민주당 후보는 전부 70대"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민주당 후보 버니 샌더스는 1941년생이어서 만 74세이다. 1947년생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도 만 68세이다. 우리 나이로 치면 올해 칠순이다.

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역시 1946년생이라 만 69세이다.

국내 정치권 인사의 경우 더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만 75세이다. 고령에도 20대 총선 승리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만 74세, 은둔에서 벗어나 정치를 재개하려는 손학규 전 대표는 만 69세이다.

반 총장도 공교롭게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 만 73세를 맞는다. 그는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1년에 몇 십만 마일씩 여행 하지만, 아파 결근 하거나 감기에 걸린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파 결석을 한 적이 한차례도 없다"고 했다. 가수 이애란의 앨범 '쌍쌍가요쇼 3·4집' 곡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히트곡 '100세 인생'이 실감난다. 정치권이라고 '100세 인생'이 예외 일 수 없다는 태세이다. / 한인섭 부국장 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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