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사농공상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전래로 우리는 농사를 천하의 대업으로 여겼고, 농사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논농사였습니다. 곳간에 쌀을 가득 채워놓으면 먹지 않아도 마음이 든든해 했었습니다. 내손으로 먹을 거리를 얻을수록 먹는 것에 대한 감사함, 먹을거리의 소중함이 다가옵니다.

요즘의 풍경은 많이 다르죠. 제철을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곡식과 과일, 채소가 사방에 널려있습니다. 원산지가 어딘지 굳이 알려고 하지 않고,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찾아보지도 않습니다. 어떤 브랜드가 붙어서 어떻게 포장되어 있는 지, 가격이 얼마인지만 관심의 초점이 될 뿐입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예법과 제도가 달랐고, 집집마다 장과 양념들이 달랐습니다. 그런 집집의 전통이 모여 향토색을 이루었고, 문화적 다양성을 이루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다양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획일화되어가고 있습니다.

특색없는 재료에 규격화된 공산품 양념, 획일화된 조리방법에 따른 비슷비슷한 음식들.

인터넷을 통해 지방특산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대형식품업체들을 통해 향토색짙은 음식들을 간편조리할 수 있는 음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지역음식을 먹기 위해 그 지역까지 가지 않아도 근처의 식당에서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음식이 보편화, 규격화되면서 대중이 더싸고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음식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식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자랐는지 확인할 수 없으면서 소비자는 식품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막연한 공포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식품체계의 위험과 위기에 대한 대응방안의 하나가 로컬푸드입니다. 기존 유통체계에 대한 대안이고,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의 해법으로 로컬푸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신선하고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 "농약이나 첨가제로부터 안전한 농산물"을 "믿을 수 있는 생산자로부터 직접" "아는 사람의 추천"을 받아 구매하는 로컬푸드가 새로운 소비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2000년초 도입된 이래 2012년 전국적으로 884개소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될 만큼 단기간에 큰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로컬푸드직매장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로컬푸드에 대한 홍보판촉이 현재는 개별 매장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SNS와 바이럴마케팅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방안의 마련이 필요합니다. 로컬푸드라는 원산지표시외에는 로컬푸드에 대한 식품안전에 관한 인증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해 소비자가 느끼는 일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로컬푸드 식품안전 인증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소비자의 애향심에 기댈 것이 아니라 로컬푸드직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하고 쇼핑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의 매장크기를 확대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고민해야 합니다. 로컬푸드 직매장 취급품목과 포장상태를 개선하고, 생산자에 대한 체계적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농산물의 출하시기를 조절해 지속적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수급관리의 체계화를 통한 가격안정은 물론, 가격인하로 인한 경쟁력의 확보가 필요합니다.

소비자의 이동거리 극복을 위해 로컬푸드직매장의 추가출점, 비상설매장 운영, 분점의 운영 등 이용객과 입점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수요조사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식품판매장이 아니라 로컬푸드직매장을 발판으로 로컬푸드 전문식당, 바구니상품 꾸러미, 그린투어 등 문화상품을 개발해 로컬푸드를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로컬푸드는 새로운 유행이나 핫이슈가 아닙니다.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 바로 우리 몸이 원하고 우리 건강에 제일 도움이 되는 음식을 찾자는 것입니다. 로컬푸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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