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충주 금가면 한솔㈜ 임동우 대표

임동우 대표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많은 굴곡을 겪게된다.

실패한 인생과 성공한 인생은 대개 큰 어려움이 닥칠 때 운명을 달리한다.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에 굴복해 쉽게 좌절하는 사람은 실패한 인생을, 오히려 이를 거울삼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람은 성공한 인생을 살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의지와 집념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남들이 뭐라던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일에 한우물을 파는 노력으로 성공신화를 쓴 기업인 임동우 한솔㈜대표를 만나봤다. / 편집자

도심에서 지하매설물 작업이 진행될 경우, 소음과 분진 발생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다. 이같은 민원은 분쟁으로 이어져 공사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충주의 한 업체가 기술개발을 통해 이같은 민원을 말끔히 해소하고 있다.

충주시 금가면에 있는 한솔㈜(대표임원 임동우·충주시 금가면 마사1길 13)는 국내 최초로 비굴착 천공기계와 천공기법을 개발해 큰 관심을 끌고있다.

비굴착 천공기법은 지하매설물작업시, 땅을 파고 작업하는 기존의 작업방식과는 달리 기계를 통해 굴착없이 하수관 등을 땅 속에 매설하는 공법이다.

이 회사는 관련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만이 살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노력해 동종업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솔㈜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소구경 비굴착 천공기계는 일본과 독일 수입제품을 대체할 수 있고 수입제품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 정도 수준인데다 A/S도 쉬워 관련업계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또 전용면적이 작고 타 공법에 비해 공기가 크게 단축되는데다 시공비도 저렴하다.

세미실드나 강관압입으로 공사를 추진할 경우 m당 190만∼240만원인데 비해, 비굴착공법으로 시공시 m당 130만원 정도로 훨씬 적은 공사비가 소요된다. 특히 민원이 많은 도심과 주택밀집지역에서 공사를 하거나 통신, 가스, 전기 등 각종 지장물이 산재해 굴착시공이 불가한 경우, 교통망이 많거나 도로가 협소해 중장비 진입이 어려운 경우, 비굴착을 통해 손쉽게 시공할 수 있다.

이 회사의 기술개발 결실은 임동우 대표임원의 고집과 집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기술적인 한계를 넘기 위해 기술개발에 매달려 비굴착 천공기계를 만들어냈다.

해병대 장기하사관 출신인 그는 '불굴'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다. 4년 6개월 동안 군생활을 마친 그는 건설회사에 취직해 3년 간 현장경험을 쌓은 뒤 직접 전문건설회사를 차렸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승승장구하던 임 대표는 IMF 외환위기 당시 청주의 모 업체로부터 하도급공사 대금으로 받은 어음 8억원이 부도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그는 심한 탈모가 생길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임동우 대표 개발한 비굴착 천공기계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다. 10여 년을 노력한 결과, 하수관거공사 부문에서는 그의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강원도 춘천과 단양에 이어 충주에서 남들이 힘들다고 포기하는 하수관거공사를 맡아 직접 진두지휘했다.

땅을 굴착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하수관거공사는 소음과 진동, 분진이 많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주로 주택밀집지역과 도심지역에서 공사를 진행했던 그는 심한 민원에 시달렸다.

인근지역 주민들의 심한 반발로 툭하면 공사를 중단해야 했고 공사보다는 민원 해결을 위해 쫓아다니기 일쑤였다.

고민하던 그는 땅을 파지 않고 땅속을 뚫을 수 있는 기계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러나 기계에는 문외한이었던 그에게 기계를 제작하는 일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기계를 전공한 막내동생(임부식 기술전무)의 도움을 얻어 2014년 초부터 기계제작에 매달린 그는 그해 12월에 시운전을 시도했지만 스크류가 부러지는 바람에 보기좋게 실패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고 실패와 도전을 거듭하면서 여러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마침내 완제품을 만들었다.

당시 그는 심한 스트레스로 뇌동맥류 수술까지 받았으며 대부분의 주변사람들은 그의 무모한 도전을 적극 만류했다.

추진력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는 지난해 2월 바로 한솔㈜를 설립하고 2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기계를 완성했지만 기술개발에만 매달리느라 자금력이 부족했던 그는 또 다시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믿었고 마침내 현실이 됐다.

이리저리 동분서주한 끝에 기술보증보험의 보증서로 충북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그해 11월 충주시 금가면에 대지 3천평에 건축면적 520평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다.

한솔㈜는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으로 현재 레벨과 선형조정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 또 국내 굴지의 건설설계·감리회사인 한국종합기술㈜와 함께 국토교통부 기술진흥원에 신기술NET를 신청, 1차 심사를 통과하고 조만간 2차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비굴착 천공기계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강원도 원주시를 비롯해 전북 익산시와 경기도 동두천시 등 전국 각지에서 요청이 들어와 공사를 진행했고 현재도 세종시에서 비굴착공사를 시공 중이다.

최근에는 소문을 들은 충주시 도로과 직원들이 직접 공장과 기계를 견학하고 큰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싱가폴로부터 기계를 수입하겠다는 주문까지 들어왔다.

현재 국내에서 출원 중인 특허를 획득하면 바로 국제특허를 획득해 본격적으로 베트남과 싱가폴 등 해외수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솔㈜가 개발한 비굴착 천공기계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6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국내 대표기술로 선정돼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임동우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비굴착 천공기계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에 투자설명회에 나선 회사는 한솔㈜를 포함해 5개 사 뿐이다. 이같은 기술력이 뒷받침되면서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들도 줄을 잇고 있다. 현재 기술진흥원의 주선으로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벤처투자협회 등과 투자협의 중이다.

임 대표는 올해 안에 서울영업소를 설립하고 1∼2년 뒤에는 한솔㈜에 대한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있다.

임동우 대표는 "회사의 경영난으로 월급마저 제 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던 시절에도 회사를 떠나지 않고 함께 고생해 준 진광덕 전무 등 30여 명의 임·직원들에게 항상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며 "끊임없는 기술개발 노력으로 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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