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칠금동에서 4세기대 철 생산유적 발굴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중원(中原) 지역 제철기술 복원연구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충주 칠금동 백제 제철유적 발굴조사' 결과, 4세기대 백제 철 생산유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중원(中原) 지역 제철기술 복원연구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충주 칠금동 백제 제철유적 발굴조사' 결과, 4세기대 백제 철 생산유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국내 3대 철 생산지이자 다수의 제철유적이 남아 있는 충주 등 중원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하기 위한 중장기 학술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시작된 이번 조사는 '충주 탄금대'(명승 제42호)의 남쪽 경사면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발굴조사 결과, 백제의 대표적인 원형 제련로(製鍊爐) 4기를 비롯해 철광석을 부수던 파쇄장과 배수로, 추정 정련로(精鍊爐), 불을 때던 각종 소성유구 등 일련의 철 생산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구들이 확인됐다. 이들 유구는 밀집도가 매우 높아 이 지역이 당시 철 생산단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1호 제련로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작업장 하부로 50㎝ 정도를 판 후 숯(5~10㎝)과 모래(30㎝), 점토(5~10㎝)를 차례로 채웠으며, 약 20㎝ 두께의 벽체의 외곽으로 단단한 점토를 덧대어 보강하기도 했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중원(中原) 지역 제철기술 복원연구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충주 칠금동 백제 제철유적 발굴조사' 결과, 4세기대 백제 철 생산유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시스

아울러 4호 제련로에서는 제련로에 중첩된 구덩이 내부에 탄화목(炭化木)이 발견됐으며, 탄화목 위로 슬래그(Slag,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가 흘러내린 양상이 확인됐다. 이같은 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앞으로 조업과정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는 동일 지역 내에 유구가 여러 층으로 축조된 점도 확인했다. 기반층 위로 총 4회에 걸쳐 슬래그 등의 철 부산물이 토양과 함께 매립됐는데, 매립된 층마다 다시 가마를 만들어 사용하고 또 폐기하는 등 같은 위치에서 철 생산이 장기간 이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적의 시기는 출토된 대형 항아리편 등으로 볼 때 대략 4세기대로 추정된다. 제련로와 출토 송풍관(送風管) 등의 유물, 시기 등이 중원 지역 철기생산을 대표하는 진천 석장리 백제 제철유적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인접 지역의 탄금대 토성 내부에서도 철정(鐵鋌) 40매가 출토돼 이 지역이 진천과 더불어 백제 중요 철 생산 기지이자 수운(水運)을 통한 유통 중심지였음이 확인됐다.

이번 발굴성과는 2일 오후 2시 충주 칠금동 발굴현장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조사지역을 주변으로 확장해 보다 심층적인 학술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발굴조사 뿐만 아니라 제철기술 복원실험, 자연과학적 분석과 민속조사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해 나갈 방침이다. 김성호 / 서울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