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창의주도형사업 충북 이주민 어떻게 지원할까] 멘토그룹 토론회 ① 다문화

이화정 충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장(사회), 이숙애 충북도의원, 소진원 음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강수성 영동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곽만근 청주새날학교 교장, 우라카와 아츠코 결혼이주 여성, 율리아 러시아 국적 중도입국자녀, 지난달 31일 충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 소회의실에서 열린 다문화 가족에 대한 멘토그룹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충북도내 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가 지난해 기준 8천73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와 자녀를 더하면 충북도내 다문화가족은 2만5천340명에 이를 것으로 충북도는 추산했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문화가정 학생수는 2006년 375명에서 지난해 3천389명으로 9년새 약 9배 가량 증가했다. 충청북도교육청은 충북지역 초·중·고 전체 학생 19만2천224명 가운데 다문화 학생 재학률은 1.76%로 3천38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부매일은 지난달 31일 충청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 소회의실에서 '충북 이주민 어떻게 지원할까'의 첫 번째 주제로 다문화 가족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화정= 중부매일이 올해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의미 있는 사업을 기획했다. 사업 제목이 '이주민 르포르타주-충북사용설명서'라고 하는데, 충북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여성·남성, 새터민 등 충북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들이 당당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생활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공감을 일으키는 프로젝트다.

오늘 이 자리는 세 차례 열리는 전문가와 당사자 토론회의 첫 번째 주제인 다문화, 결혼이주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도시와 농촌지역 다문화가족의 특성과 지원 현장의 애로사항, 중도입국 자녀들의 현실적 어려움, 초·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다문화가족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역할을 점검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소진원= 실효성 있는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족도 맞벌이 문화가 일상화 돼 있다. 가족통합사업 중심으로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해서는 먼저 이주민계의 소통이 필요하다. 정부정책이 결혼이주여성에게 지원되고, 충청북도 정책도 그에 준해야 한다. 정부정책과 충북도 정책을 나누고 통합해야 전체 지원과 과제 해결이 가능하다.

 충청북도 지원은 98%가 중앙기금사업에 매칭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타 광역시도와 비교하면 지원이 상당히 저조하다. 충남, 전북, 대구, 경북 등 타시도에서는 기본예산 이외에 센터인건비 및 특화사업비(어울림사업)를 지원하고 있다.
 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복지시설로 돼 있는데 센터 종사자 처우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 특성화 종사자의 사회복지 수당을 보면 얼마나 열악한지 알수 있다. 통번역사는 116만원, 이중언어는 10개월 근무한 5개월차가 127만원을 받는다.

 앞으로 충북에서도 자녀성장지원(이중언어활용)사업, 취업지원정책(학력신장, 전문자격과정 등), 찾아가는 사각지대 가족통합 및 다문화이해 교육 지원 등 특화사업과 인력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이주민 지원 사업의 필요성과 이주민들의 경제활동 효과에 대한 가치공유가 필요하고 자치단체 차원의 주체적 이주민사업에 대한 의지가 필요하다.
 가족통합, 사회통합의 가치적 측면에서 지원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강수성= 다문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부터 필요하다. 한국남성과 결혼하는 외국여성들은 자신의 부모와 가족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와 자신의 미래지향적인 삶을 위한 방법으로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결혼은 시작부터 남성과 여성의 욕구가 서로 다른 상태에서 출발하다보니 문제요소를 안고 있다. GDP가 한국보다 낮은 국가에서 온 결혼 이주 여성들은 영구적 취업을 위한 방법으로 결혼을 선택하려는 욕구가 많았다.

그러나 새로운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결혼 후 한국에 와서 겪게 되는 문제들은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심각한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 결혼이주여성들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통의 불편, 농촌 일손 돕기, 교육시설의 부족, 매월 고정 수입의 부재, 자녀양육에 대한 어려움 등을 겪고 있다.

결혼 5년차가 지나고 나면 이주여성 대부분은 취업에 대한 욕구가 증가한다. 취업은 자녀양육에 대한 소홀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 교육 수준에 다문화자녀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는 부모들의 학력과 문화 차이,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한 전달체계 부족, 다문화가정 특성으로 인한 자녀들의 언어발달 지연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생활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회가 인정하는 가치를 배우고,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협력을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우선 결혼이주여성들의 의사소통 능력 배양과 문화적응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결혼기간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자녀의 성장기, 학령기와 연계되는 교육내용과 프로그램이면 좋겠다.
 또한 국제결혼을 한 남성과 앞으로 국제결혼을 원하는 남성들도 법적의무교육을 통해 문화의 차이와 성공적인 국제결혼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끝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의 이탈, 다문화가정의 갈등, 다문화자녀들의 아동기 문제행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정책에 비해 현장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국제결혼기간 변화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보급과 함께 우선순위를 정해 미래의 다문화자녀들이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긍정적 변화의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 2015년 충북 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 현황 (단위: 명)

구분 청주 충주 제천 보은 옥천 영동 증평 진천 괴산 음성 단양 합계
여성 3,089 1,011 630 281 411 319 256 635 244 868 184 7,928
남성 389 96 52 8 17 8 23 94 7 106 8 808
3,478 1,107 682 289 428 327 279 729 251 974 192 8,736

■ 2015년 다문화가정 자녀 지역별 분포 (단위: 명)

구분 청주 충주 제천 보은 옥천 영동 진천 괴산·증평 음성 단양 합계
초등 739 275 172 143 194 112 157 188 237 99 2,316
중등 183 67 37 27 40 29 52 66 63 17 581
고등 132 39 150 19 17 28 32 40 30 5 492
합계 1,054 381 359 189 251 169 241 294 330 121 3,389

 

▶곽만근= 새날학교는 비영리 미인가 대안학교다. 인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중도입국 다문화가정 외국학생들의 비자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어 안타깝다.
 중도입국자녀란 한국인과 재혼한 부모를 따라온 자녀나 재외동포 자녀, 외국인근로자가 본국에서 데려온 자녀를 말한다.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접어들면서 국제결혼 중 재혼비율이 증가하고 부모와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국을 찾는 중도입국자녀가 늘고 있다.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와 달리 한국말을 전혀 못 하거나 서툰 데다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다문화사회 속의 또 다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새날학교는 학제를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동이 잦다. 부모님 마음은 급하고 학생들은 한글 습득 능력이 더디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언어 구사력이 부족한데 일반학교에 입학을 시키면 아이들은 효과도 없이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서두르다가 오히려 니트족을 만드는 현실이다.
 도교육청에서도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위해 예비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6개월 동안 기초학습을 마친 후에는 일반학교로 편입해야 해서 학업과정을 거의 못 따라간다.
 새날학교의 경우 정상 운영을 위해 15명의 교사가 있어야 햐는데 교사가 부족하다. 아이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과목이 국어와 국사, 과학이다.

 도교육청에서 타 지역처럼 우리학교를 위탁형학교로 인가를 내주었으면 한다. 현재 도교육청은 예비학교와 국립 대안학교를 세워 다문화학생들과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교육을 담당하려고 기획하고 있다.
 하지만 중도입국학생들을 위탁해 6개월 기초교육을 가르쳐 원적 학교로 보내면 적응을 하지 못한다. 중도입국학생들은 경험상 최소 3년은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가장 최근 조사인 2012년 실태조사를 보면, 외국에서 성장한 15~24세 다문화가정 자녀 3명 중 1명은 학업, 취업, 직업 훈련 가운데 어느 것도 하지 않는 니트(NEET) 상태이다.

 교육부 '다문화가정 학생 현황' 통계에도 중도입국 자녀 현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중도입국 자녀들에 대한 언어교육과 직업교육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새날학교처럼 새날학교가 위탁형 교육기관이 되길 바란다.

 ▶우라카와 아츠코= 2010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왔다. 한국생활 6년차이다. 한국에와서 생활하면서 느낀 아쉬움과 개선점을 이야기 하겠다.
 우선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충북 다문화가정에 대한 홈페이지 리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충북지역 다문화관련 정보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매체가 없다.

 지원정책도 지원시설별로 제각각 안내하고 있어서 통일된 매체가 절실하다. 다문화지원시설과 프로그램도 좋은 것이 있지만 홍보와 안내가 부족하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주여성들의 언어적 접근권도 보장해주길 바란다. 육아, 안전, 긴급연락처, 상담 등은 통일된 하나의 매체(홈페이지 등)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

 자주 하는 질문이나 정보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홈페이지를 갱신하고 국가별 국기마크 이미지를 활용해 한국에서 생활하는 다문화인들이 언어의 어려움 없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생활지원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충북, 청주라는 지역을 모국에 홍보할 수 있는 자료, 대중교통 이용 및 육아 정보 등도 항시 살아 있는 것처러 관리하고 갱신해주길 바란다.

 ▶율리아= 부모님이 모두 러시아에서 왔다. 이번 달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중도입국 후 언어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 한국어를 이해하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데 3년은 걸린 것 같다. 6개월만에 일반 학교에 진학하면 학업을 따라갈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저는 귀화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 목사님 소개로 새날학교를 다녔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다. 제가 사는 세종시 조치원의 고려인 중에는 8년이 됐어도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분들을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새날학교와 같은 시설에서 중도입국 학생들이 충분하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익힐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
 특히 통번역사가 지역마다 적절히 배치되길 바란다. 통역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픈 사람들과 병원에 간 적이 있는데 아파도 말이 통하지 않아 병원에 가지 않으려는 분들의 사연이 정말 아쉬웠다.

 ▶이숙애= 다문화정책의 현실과 지원 현장의 변화를 파악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주여성들의 정보 접근권 향상을 위해 홈페이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에 공감한다. 또한 중도입국자녀들이 한국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이 필요하다는 점을 당사자인 율리아를 통해 잘 들었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의 적응 교육 후 바로 일선학교에 편입하는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이주여성의 문제는 개인이 아닌 한국사회의 문제이다. 정부와 공교육의 책임이 절실하고 한국문화와 직업교육, 정보제공 뿐 아니라 이중언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책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이주여성이 되어야 한다.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도 필요하고 결혼이주 여성 이외에 유학생, 미혼모 이주 여성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아래로부터의 다문화주의를 지향해야 한다.

 ▶이화정= 가족통합사업 중심으로의 다문화정책 전환, 빠른 현장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 중도입국자녀와 다문화가족 학령기 아동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있었다. 또한 국제결혼 가정은 배우자 나라에 대한 문화교육과 언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무엇보다 학령기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토론회가 충북의 다문화 정책과 다문화가족 학생들의 사회 통합 과제를 던지는 긍정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정리=김정미 2galia@jbnews.com
 

■ 2016 중부매일 창의주도형 사업= 중부매일은 2016년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주민 르포르타주 충북사용설명서'라는 주제로 창의주도형 사업을 전개합니다.

'이주민'의 시각에서 그들이 겪는 생활의 고충과 어려움을 노동, 인권, 의료, 주거,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르포 형태로 기록하고 온·오프라인 콘텐츠와 자료집으로 제작하는 사업입니다. 멘토그룹 토론회는 다문화, 새터민, 이주노동자를 주제로 모두 차례에서 걸쳐 전문가와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마련됩니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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