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국회의장 더민주에 양보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제 20대 국회 원구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누리당이 8일 최대 쟁점이던 국회의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양보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장을 하시라고 야당에 양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유력 국회의장 후보이던 최다선(8선) 서청원 의원(충남 천안출신)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정 원내대표의 협상폭이 넓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을 원내 제1당인 더민주당에 내주는 대신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더민주가 거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의장을 과감하게 양보해줬다면, 더민주도 많은 양보를 해서 원 구성이 되도록 협력해야 한다"며 "운영위는 처음부터 여당에 주기로 했고, 법사위는 의장과 반대당에서 하는 게 관례인 만큼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일단 말을 아끼면서도 새누리당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민들로부터 원구성 법정 시한 위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현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여당의 제안을 거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의 시각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소야대 20대 국회의 첫 입법부 수장 자리는 6선의 문희상·정세균 의원간 양자대결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5선의 충청출신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과 원혜영 의원이 맹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귀띔이다.

하지만 더민주 관례상 다수의 후보가 출마했을 경우 당내 경선을 치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보자간 막판 단일화도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규에 규정된 대로 의총장에 투표함을 설치,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추천되는 것이다.

지난 2006년 더민주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때도 같은 방식으로 당내 경선이 이뤄졌고, 당시 임채정 전 의원이 김덕규 전 의원에 단 2표 차이로 앞서며 후보로 결정된 바 있다.

이처럼 20대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가 안갯속인 가운데 '충청 역할론'을 내건 박병석 의원은 당내 다수파인 친노·친문 진영과 57명에 이르는 초선들의 표심을 주요 변수로 보고 이들에 대한 개별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성호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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