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 찾아 국가 원로로서의 역할 당부

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과 면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의 달인(행정·정치)·포용 정치가 시작되고 있다. 여야를 아우르는 스킨십이 20대 국회 여소야대 국면을 헤쳐나갈 직·간접적 키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실장은 지난 10일 신임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찾았다. 취임 인사차 찾은 첫 예방이었지만 오고간 얘기에는 협치의 향이 짙게 묻어났다.

이날 가벼운 인사말과 함께 더민주당 대표실에 들어선 이 실장은 "대표님 오래도록 일하시는 거 보니까 참 애국지사 후예 답게 타고난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김 대표를 추켜 세웠다.

이에 김 대표가 "내가 사실 편하게 쉬고 있어야 하는데 상황이 어쩔 수 없어 도와드리는 일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맞받자, 이 실장은 "나라와 세월이 필요로 하면 해주셔야죠"라고 그간 박근혜 정부와 첨혜하게 대립해온 김 대표의 닫힌 마음을 거듭 움직였다.

다시 김 대표가 "2012년 새누리당 가서 했는데 3년 후에 (더민주당) 또 다른 당에 와서 하니까 일반사람들이 잘 이해못하는 거 같은데, 나라 장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대표를) 하고 있는 거죠"라고 하자, 이 실장은 "여고야고 간에 목표는 대민이고 대국민 아니냐"고 '정치=곧 국민의 삶'을 강조했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 "동일한 목표로 수고해 달라. 앞으로 역할이 크다. (김영삼 정부 당시) 경제수석하실때 제가 기획비서관 하지 않았느냐. 대통령의 재가를 맡아오시는 건 가장 수월하게 하셨던 일화가(비서실에)…"라고 차분히 이날 간담회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실장은 또 "국민 전부가 모두 원하는 거니까 잘 좀 지도해주시고, (김재원 정무수석을 가리키며) 좀 아껴달라"고 했고, 이에 김 대표는 "두 분은 잘 아는 분들이 돼 가지고 앞으로 좀 협치가 잘 됐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라고 마음의 문을 여는 등 이후 대화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날 비공개 대화와 관련해서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백브리핑에서 "이 실장이 김 대표에게 '야당의 수장, 여야를 넘어서 국가의 원로로서 여야를 아우르는 그런 지도력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이에 김 대표는 '나는 그런 입장을 가지고 있어요 기본적으로…"라고 하니까 이 실장이 '늘 목표가 국가, 국민 아니냐'고 했다. 여기에 김 대표가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고 화기애애했던 대와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 대표가 '두 분이 소통을 잘 하시는 분들이니까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대통령께서 말씀을 잘 하시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보기에 꽉 막힌 경우가 있더라. 그 대목을 유념해 더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했다"며 이 실장의 역할론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 실장은 이날 더민주당 예방에 이어 난파선의 집권 새누리당 지도부도 찾아 박 대통령의 임기 종반 국정철학을 전했다.

이처럼 이 실장이 최근 대여 강경 모드인 김 대표의 마음을 녹이자 정치권 한 관계자는 12일 "역시 이원종 실장이다. 이 실장은 공직이든 누구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뛰어난 포용력이 있다"면서 "앞으로 여야정의 소통과 협치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성호 / 서울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