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민이 장기기증으로 다섯 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고 세상을 떠났다. 뇌사 판정을 받고 43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고는 지난 24일 터져 나왔다. 당시 오전 1시55분께 자택에서 넥타이로 목을 맸다는 소식으로 깜짝 놀라게 했다. 이전까지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던 성폭행·불륜논란을 잠재웠다.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맥박만 살아있는 상태로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의식불명 이틀만인 26일 오전 10시10분께 최종 사망 선고를 받았다.

1991년 유니온베이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입성한 김성민의 배우인생은 화려했다. 1995년 극단 '성좌'의 단원으로 연극무대에 데뷔,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2002년 스타 작가 임성한의 MBC TV 드라마 '인어아가씨'의 주인공 '이주왕'으로 안방극장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임성한 작가의 다음 작품 '왕꽃선녀님'에서 또 한 번 주인공 '김무빈'으로 활약하며 일일드라마의 왕자로 떠올랐다.

이후 SBS TV '돌아온 싱글' '다이아몬드의 눈물', MBC TV '비포&애프터 성형외과', SBS TV '가문의 영광', MBC TV '밥줘' 등에서 활약했다. 영화 '시간' '상사부일체-두사부일체3' 등에도 출연했다.

전성기를 맞은 건 2009년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의 멤버로 출연하면서부터다.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등과 호흡하며 밝고 엉뚱한 모습으로 '김봉창'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마약에 손을 대면서 자신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트렸다. 지난 2010년 필로폰과 대마초 등을 흡입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그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2012년 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로 복귀한 뒤 '더 이상은 못 참아' '삼총사' 등에 출연하며 재기를 노렸다. 2013년에는 4살 연상의 치과의사 이한나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필로폰 투약 혐의로 또 한 번 구속되며 충격을 안겼다. 징역 10월에 추징금 70만원을 선고받은 그는 지난 1월 서울 구치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다.

김성민은 결국 길고 긴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안타까운 소식으로 대중 앞에 섰다. 다만 김성민의 신장, 간장, 각막은 다섯 명의 새 생명을 살린다.

유가족은 이날 평소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던 김성민의 의지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이식 수술은 11시20분까지 이어졌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 발인은 오는 28일 오전 8시15분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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