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기자단] '행복씨앗학교'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청주 수곡중학교 학생자치회(MSG)는 자치적으로 체육대회, 간부수련회 등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사진은 행사 진행중인 학생자치회 임원들.

'신나는 학교, 즐거운 배움, 따뜻한 품성으로 함께 행복한 교육 실현'. 행복씨앗학교의 목표다.

2015년 3월 충북에서는 약 1년간의 준비기를 거쳐 혁신학교가 됐다. 혁신학교란 학교 공동체가 협력적인 문화 형성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 등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모델 학교를 말한다. 충북 혁신학교의 이름이 바로 '행복씨앗학교'다.

올해 충북에서는 행복씨앗학교로 오창초, 수곡중, 충주예성초, 명지초, 내북초, 보은삼산초, 송면초, 생극초, 대소중, 가곡초 등 10개교가 선정됐다. 행복씨앗학교가 학생들의 손에 의해, 학생을 위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행복씨앗학교란

행복씨앗학교는 '아래로부터의 학교 혁신'을 바탕으로 추진된다.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 학생들이 활동하고 참여하는 다양한 수업방식(토의, 토론, 실험, 탐구, 체험, 프로젝트 등) 그리고 학교의 민주적 운영과 소통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구성원의 자발성이 특징이다.

충북도교육청이 행복씨앗학교 시행으로 기대하는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학생들이 배움을 즐거워해 학교 만족도가 높아지고. 둘째는 학생들의 협력적 문제해결력, 창의력, 자신감, 학습흥미도와 같은 미래 역량이 높아지는 것이다. 셋째는 사교육비 부담과 학교폭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학생자치회가 주요행사 기획: 청주 수곡중

수곡중학교에서는 학생 자치회 활동을 강화하고, 학생과 교사 사이의 소통·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학생 자치회(MSG)에서 자치적으로 체육대회, 축제, 간부수련회 등 중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에 진행된 체육대회는 수곡중 학생자치회 체육부에서, 6월 3일 진행된 간부수련회는 학생자치회 각 부 부장과 실장들이 중심이 되어 기획됐고, 6월 15일에는 학생자치 모의재판이 열렸다. 뿐만 아니라 7월에는 기말고사에 대비해 도서부에서 점심시간 도서실 좌석 예약을 받아 공부할 장소를 마련해주며, 9월에 열리는 축제는 기획부와 미디어부가 중심이 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수곡중에서는 격주로 월요일 7교시, 창체(창의적 체험 활동)시간이 되면 실장 또는 학생임원들이 교탁에서 회의를 이끈다. 지난 창체시간에는 학생이 지킬 점, 친구가 지키길 바라는 점, 선생님과 학부모가 지켜주길 바라는 점에 대해 진지한 회의가 진행됐다. 학생이 중심이 되어 학교를 발전시키는 방향을 찾는데 힘을 쏟고 있다.

학생 주도적인 학습을 위해 동아리활동도 활발해졌다. 현재 수곡중에는 수학, 천문학, 만화, 과학, 배드민턴리 등 10여개의 학생중심 동아리와 스터디그룹이 있다. 수학동아리 소속 K학생은 "이렇게 학생 중심적으로 공부를 하니까 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지고, 학생끼리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동심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수곡중 한 재학생은 "학생 중심적으로 학교가 운영돼 더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됐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수업방식이 학생참여로 바뀌니까 성적도 좋아졌다"고 만족해했다.

청주 미원중학교는 매주 금요일을 '자유복장의 날'로 운영하고 있다. '행복씨앗학교' 운영의 일환으로 이 날에는 학생들이 교복 대신 자유로운 복장을 입고 학교에 등교한다.

◆종소리·배식·복장 학생이 제안하고 바꾸고: 청주 미원중

매번 똑같이 울리는 식상한 종소리에 변화를 주자는 학생들의 제안에 미원중학교 점심시간 종소리는 쉬는 시간 종소리와 달리 신나는 노래가 나온다. 미원중 방송부 학생들이 여행스케치의 '집밥' 이라는 노래를 편집해 만든 종소리다.

점심시간 잔반이 많이 남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먹을 만큼만 가져가는 '자율배식'을 제안한 것도 학생이었다. 조리사님들께서 급식을 퍼주는 방식에서 자율배식이 실시된 이후 잔반은 줄고 학생들의 점심시간은 더 즐거워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행복씨앗학교에 선정된 미원중학교는 한 학기에 한두 번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학교에 대한 건의사항과 안건을 제안하는 학생총회가 열린다. 화장실 관리, 낡은 학교 책걸상이나 깨진 유리창 수리 여부 등 학생들이 평소 학교를 다니면서 불편했던 점, 개선해야할 문제 해결방안에 대하여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 안건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면 다수결에 따라 가장 적절한 의견을 골라 선생님들과 협의를 거쳐 최종 수용된다.

김준희 청주 수곡중 3학년·추수진 청주 미원중 3학년

매주 금요일 운영되는 '자유복장의 날'도 그중 하나다. 이날만큼은 불편했던 교복이 아닌 청바지, 치마, 맨투맨, 반팔티 등 자신이 입고 싶은 사복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 '자유복장의 날' 운영에 대해 미원중 김채영(16) 양은 "모두 교복을 입어 딱딱하게 느껴졌던 교실이 금요일만 되면 친구들의 다양한 옷들로 더 밝아진다"고 좋아했다.


학생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반영하는 행복씨앗학교 운영으로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교내 행사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 김준희 청주 수곡중 3학년·추수진 청주 미원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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