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청주시민'된 이어령 前장관 토크콘서트

지난 1일 명예 청주시민이 된 이어령 전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수많은 별들이 쏟아지는 맑고 향기로운 도시가 진정한 특별시다. 서울은 이제 오염으로 얼룩져 별 볼일 없는 도시이고 청주는 언제든지 하늘만 바라보면 별들로 가득하니 청주가 진정한 특별시다."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사장 이승훈 청주시장)은 지난 7월 1일 동부창고 34동 다목적홀에서 제1회 청주시민의 날 기념 '이어령 초청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왜 생명문화도시인가'를 주제로 한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청주시가 생명문화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전략과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제1회 청주시민의 날 기념행사에서 '명예 청주시민'이 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특강을 통해 청주시민들에게 청주의 생명문화 자본과 인적자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바다가 없는 내륙도시이지만 생명자원이 풍부한 청주를 역발상으로 생명의 모항(母港)을 만들라"며 "항구가 있어야 생명문화가 출항하기도 하고 기항하기도 하며 배가 표류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어 "청주는 청원군과 통합해 더이상 표류하는 도시가 아닌 소통하는 도·농 복합도시가 됐다"며 "따라서 청주는 이제 다이나믹해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전 장관은 "미래에는 생산과 소비의 원동력이 되는 생명 자본주의 시대가 열린다"며 "청주에 있는 소로리볍씨, 직지, 세종대왕 초정행궁, 명심보감, 태교신기, 두꺼비마을, 가로수길, 오송 바이오, 오창 생명농업, 교육도시 등 풍부한 생명자본이 바로 생명문화 청주의 이유이자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청주는 청주 가로수길, KTX오송역, 청주국제공항 등 3대 인터페이스에 갤러리를 꾸며 특화하고, 공예로 특화된 간판거리를 만들고, 쏟아지는 별들을 테마로 한 밤하늘 별보기 행사, 3D프린터와 홀로그램·ICT를 중심으로한 미래의 인쇄혁명을 준비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연초제조창을 최첨단 기술이 융합된 생명의 모항으로 만들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 전 장관은 청주시 문의면 이종국 작가가 한지 속에 닥나무 씨앗을 넣는 작업을 시도하다가 실패를 거듭하던 중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종이에서 싹이 움트는 기적을 보고 희망을 얻은 일화를 소개하며 "그러니 청주시도 아픔을 더 큰 내일을 위한 성장통으로 여기며 실패를 기념하고 청주가 하면 세계가 할 것이고, 청주가 하지 못하면 세계 그 어느 도시에서도 하지 못할 것이니 다른 도시에서 하지 못한 가슴 뛰는 일을 하라"고 조언했다. / 송창희

청주시문화재단이 주최로 지난 1일 개최된 이어령 초청 토크콘서트 '왜 생명문화도시인가'에서 이어령 전 장관이 청주는 풍부한 생명자본을 가진 생명문화도시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어령 토크 콘서트 '청주에 바라는 제안 5'

# 1 청주의 3대 인터페이스를 특화하라

청주에는 3개의 인터페이스(Interface)가 있는데 이것만 잘 활용해도 대한민국 최고의 생명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 고속도로와 청주시내를 연결하는 가로수길, 전국의 주요 도시와 청주를 연결하는 KTX 오송역, 하늘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는 청주국제공항이 바로 그것이다. 획일적이고 건조한 이 공간을 문화와 생명의 가치로 물결치도록 하자. 진정한 문화는 돈이 들지 않으며 극적이고 의외성에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청주의 인터페이스를 시민문화로 꽃피우자.

# 2 공예로 특화된 간판거리를 만들어라

생명문화도시 청주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이 무분별하고 정체성 없는 간판이다. 공예로 특화된 간판거리를 만들어라. 도자·목칠·유리·금속 등 다양한 장르의 공예를 통해 색다른 간판을 만들면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간판에 생명의 온기를 담자. 청주에서 대량으로 자생하고 있는 분디나무(산초나무)와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씨앗을 심으면 간판 속에 새로운 생명문화가 탄생할 것이다. 도시의 공간과 공예작가와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다.

# 3 '별들이 쏟아지는 특별한 도시' 이벤트를

수많은 별들이 쏟아지는 맑고 향기로운 도시가 진정한 특별시다. 그렇기 때문에 오염으로 얼룩져 있는 서울은 '별 볼 일 없는' 도시이고 청주는 언제든지 하늘만 바라보면 별들로 가득하니 청주가 진정한 특별시다. 하느님은 별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성자를 만들었다. 하늘을 보며 수많은 별자리를 만들고 그 속에 인간의 염원을 담고 있다. 북두칠성 옆에 미자르라는 작은 별이 있지 않은가. 미자르의 비밀을 찾아나서는 '성자들의 도시' 청주를 만들자. 가을 어느 날 도시 전체에 전원을 끄고 밤하늘 별보기 행사를 열자. 시를 읽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멋진 날을 만들어 가자. 밤하늘을 보며 꿈을 빚고 이웃과 따뜻한 이야기꽃을 피우자.

# 4 머뭇거리지 말고 인쇄혁명을 준비하라

인쇄혁명의 꽃은 인쇄기에 있지 금속활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종이, 잉크, 활자의 인쇄문화 3종 세트를 통해 세계가 정보혁명의 새 시대를 열었으니 청주시는 머뭇거리지 말고 새로운 미래의 인쇄혁명을 준비하라. 3D프린터와 홀로그램과 ICT가 바로 그것이다. 3D프린터로 초가집을 짓고 한옥마을을 만들며 문화상품을 개발하라. 빅데이터도 중요한 미래자원이다. 젓가락에 전자칩을 넣고 음식의 성분을 분석하며 빅데이터를 통해 체계적인 건강관리 시스템을 만든다면 지구촌 유일의 디지로그 생명도시가 될 것이다.

# 5 연초제조창을 '디지로그 바다'로 만들자

올해로 70년 된 청주연초제조창은 더 이상 담배를 생산하지 않는다. 문화를 생산하고 예술로 꽃피우며 산업으로 새로운 내일의 문을 열자. 청주를 '생명의 모항(母港)'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생명문화의 배가 출항하기도 하고 기항하기도 하는 곳이어야 한다. 이곳에 최첨단 기술이 융·복합된 바다를 만들어라. 파도 치고 갈매기 나는 풍경을 바라보며 뱃사장에서 책을 읽으며 사색에 젖어보자.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없는 디지털 바다를 만들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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