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지구촌시대다. 자본과 경제는 이미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의 국가간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공동체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와 무역을 축으로 하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 사회 등 다방면에서 통합 움직임이 일고 있고, 식품업계에서도 이의 영향으로 글로벌푸드가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푸드란, 전 지구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통합되어, 아주 먼 곳에서 생산되어서 공수돼 오는 음식이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 돼 있지 않은 음식을 말한다. 전지구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기 때문에 제철과 관계없이 생산되고 세계시장을 위해 생산된다. 대량자본이 개입되기 때문에 대규모 영농으로 생산되어, 생산자가 소비자를 알 수 없고,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수송 거리가 길어질 수 밖에 없어 식품의 가공과 포장 공정이 많고, 표준화되어 있다.

글로벌푸드회사의 성장배경은 패스트푸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맥도널드는 패스트푸드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냈고, 식품조리에공장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식품의 조리에 있어 전문가의 개념이 사라지게 되고, 저렴한 가격에 맛도 좋아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맥도날드는 미국 내 소고기 최대 구매업체가 되고, 원하는 가격, 품질과 양을 육류생산업체에 요구할 수 있는 위치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세계의 어느 곳도 지구온난화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며, 한국과 같이 수입한 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글로벌푸드에 대한 의존도는 높을 수 밖에 없다. 수입곡물의 가격이 낮아야 식품제조원가가 낮춰질 수 있고, 낮은 가격으로 양질의 식품을 소비할 수 있다. 인구증가도 마찬가지다. 현재 세계의 평균 출생률은 여성 한 명당 2.4명 정도고 인구대체율은 대략 2.1명이다. 이는 향후 35년 내에 적어도 20억 명을 추가로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의미로, 현재와같이 생산이 일부국가에 치우쳐져 있는 상황에서는 세계가 통합되는 속도가 가속화될수록 사회적 비용을 저하시킬 수 있다.

글로벌푸드시스템은 근본적으로는 생산비용이 싼 저개발국가에서 식재료를 생산하여 가공 후 소비력이 있는 선진국가에서 소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근거리의 음식을 배제하고 원거리의 음식을 취하게 되는 유통과정속에서 지역농산물 생산을 위축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방부제와 화학물질 첨가가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전세계의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공급이 경색되고 있지만, 그것을 글로벌 유통으로 처리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품업계에서는 글로벌화가 아니라 로컬화가 필요하다.

비행기는 1천마일 운행에 연료 625ℓ가 소비되고 이산화탄소 1천840㎏을 배출한다. 열차는 1천마일 운행에 연료 27ℓ 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 59㎏을 배출한다. 트럭은 1천마일 운행에 연료 114ℓ 가 소비되고, 이산화탄소 306㎏을 배출한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칠레산 포도는 약 1만2천마일, 미국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는 약 6천마일을 달려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이산화탄소 3만3천kg을 배출한다.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기 위해 과일의 보존성을 높여주는 농약, 왁스 등 화학물질을 다량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장거리 이동 식품은 외국의 생산자와 우리나라의 소비자 사이에 수출기업, 수입기업, 운송업자, 도매업자, 소매업자 등 중간 행위자들이 많이 개입하게 되고, 생산자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줄고,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로컬푸드만 고집하자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조작식품(GMO)이라고 근거없는 공포감에 휩싸일 것이 아니라, 바로 알아야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몇배의 수확량을 거둘 수 있는 작물, 좋은 영양소를 다량 함유한 작물, 식물을통한 식용백신의 생산 등 과학과 결합한 품종개량으로 좋은 품질의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가 가능하고, 식량부족현상 해소에도 일조할 수 있다.

식탁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지에서 생산한 식품도 먹을 수 밖에 없고, 먹어야 한다. 다만 소비자들도 지역에서 농산물의 귀중함과 소중함을 깨닫고, 로컬푸드와 글로벌푸드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로컬푸드는 로컬푸드여서 소중하고, 글로벌푸드는 글로벌푸드여서 의미가 있다. 각자의 목적에 맞게 식품을 적절하게 소비하여야 우리 밥상은 더욱 건강해질 수 있고,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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