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People] 제천 수산슬로시티협동조합

슬로시티 수산협동조합은 지난해 7월 설립해 딱 한돌을 맞은 아직은 첫 걸음마 단계다. 조합원도 6명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면면과 1년간 궤적을 돌아보면 앞날이 예사롭지 않다.

[중부매일 박익규 기자] "잘사는 조합이 아닌 살만한 조합이 되기위해 슬로시티 수산협동조합원 6명 전원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을 갖고 사업에 임할 것 입니다."

슬로시티 수산협동조합 김은숙 이사장은 "수산면 주민들이 모여서 농산물도 판매하고 행사도 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며 "생산을 해도 팔 곳이 없어서 늘 걱정인 생산자들에게 협동조합은 마지막 보루"라고 말했다.

슬로시티 수산협동조합은 지난해 7월 설립해 딱 한돌을 맞은 아직은 첫 걸음마 단계다. 조합원도 6명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면면과 1년간 궤적을 돌아보면 앞날이 예사롭지 않다.

자연 숙성꿀 체험을 담당하는 김 이사장은 양봉을 하는 남편과 함께 이 분야 28년 경력을 갖고 있다. 나머지 조합원들은 복숭아·자두 재배 12년, 도라지·황기 재배 12년, 민물어업 15년, 수수·서리태 재배 10년, 더덕·황정 재배 30년을 가진 자신의 분야에선 모두 박사급이다.

제천 수산면에서 각자도생하던 이들 농사 전문가들끼리 힘을 모았다.

2012년 수산면을 중심으로 제천시가 충북에선 처음으로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이들 지역만의 천혜의 환경, 농업유산과 전통문화, 청정 특산품을 후세에 계승시키는 행복한 지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내륙의 바다'라고 불리는 청풍호(충주호)는 옥순대교, 금수산, 청풍호자드락길 등 자연 풍광이 아름답고 산야초마을과 능강솟대문화공간, 카누·카약, 국궁장 등 체험 공간도 다양하다. 그중 슬로시티 수산을 대표하는 것이 청풍호 자드락길. 자드락길은 '나즈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뜻한다.

충주댐 수몰과 함께 수산면 주민들의 땀과 눈물로 조성된 6개 코스의 자드락길은 해를 거듭하며 알음알음 알려져 지난해에만 2만명이 트레킹을 다녀갔다.

얕으막한 산비탈에 밭뙈기만 있일뿐 사람 구경하기 힘든 곳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인구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는 책 제목처럼 김 이사장은 관광객을 놓치지 않았다.

양봉만으로도 먹고 살만하지만 뭔가 여럿이 힘을 합치면 수산면의 다양한 농산물을 전국에 내놓아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꾸준한 설득끝에 6명의 조합원들이 의기투합해 전국의 농산물 전시장을 찾아다녔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조합원들도 서서히 조합을 우선하기 시작했다. 제천시에서도 수산면의 복지관을 체험장을 겸한 공동판매장으로 사용하도록 승인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공동마케팅으로 팸플릿 제작을 지원했다. 협동조합간 상생도 이뤄져 청주의 더덕삼겹살 협동조합에서 이들이 생산한 더덕을 전량 구매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달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사업으로 선정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윙바디 1톤 포터차량을 지원받아 이동판매도 가능해졌다.

조만간 포터차량이 나오면 제주도부터 전국을 돌아다닐 꿈에 부풀어 있다.

김 이사장은 "우리 함께 할 옛 추억의 자연과 효와 흥이 여기 있으니, 박달재 넘어 의림지, 청풍호, 청풍문화재단지, 월악산, 금수산, 옥순봉이 있는 제천 슬로시티 수산에서 마음껏 웃고, 즐기고, 섬기고, 머물다 가시옵소서"라며 제천 수산으로 초대했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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