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썽] 독감에 낙상까지 속상한 엄마

그동안 크게 아픈 일 없이 잘 자란 우리 아들. 생후 100일쯤 신생아 결막염, 겨울이 봄이 될 때 A형독감, 그 이후 그냥저냥 가벼운 감기로 잔병치레를 치렀다.

그 나이의 아기들은 돌치레를 한다고 하지만 우리 아들은 고열에 열꽃만… 이것도 딱 3일 고생하고 끝! 그리고 기억나는 건, 준이가 태어나고 80일 됐을 때쯤, 호텔로 놀러가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다가 준이 이마와 눈쪽에 휴대폰 떨어뜨리고…. 앉기 시작하면서는 '뒷쿵'도. 숨멎듯 울던 그 때는 가끔 한번씩 조심성이 없어 사고가 났다.

요즘 준이는 나랑 한창 힘 겨루기를 한다. 내가 없으면 불안한 모습도 있겠지만 대견하게 잘 크고 있다. 7월 7일 목요일에도 그랬다. 늘 같았던 일상, 아침 먹고 집에서 놀다가 낮잠 반토막. 이후 스타벅스 가서 나는 커피, 너는 점심을 먹고. 나 운동가는 것, 병원가는 것도 기다려주고. 같이 집에서 저녁 먹고 똥 싸고 샤워하고. 너는 아빠, 나는 남편을 기다리고.

그러다 사고가 났다. 대박사건. 짧은 다리를 쭉 펴서 소파에 올라가 놀던 준이가 매트 위로 떨어진 것이다. 이전에도 격하게 떨어져봤지만 그 땐 울지도 않고 오히려 씩씩하게 놀았는데 이번엔 차원이 달랐다. 소파 등받이를 잡고 팔걸이까지 걸어와 날 보고 웃던 준이가 힘을 잃고 머리부터 수직하강했다. 순간 하얘진 머리. 아기를 안고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대성통곡하면서 준이를 부여잡고 CT와 엑스레이를 찍는데 너무나 안쓰러움. 정말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과를 듣고, CT와 엑스레이 촬영사진을 복사하고, 한달간은 지켜보라는 형식적인 진료. "지연성 출혈이 있을지도 모르니 잘 관찰하라"는 상당히 신경 거슬리는 말을 듣고 퇴원했다.

밤 늦게 집에 와서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알았다. 오늘이 준이 태어난 지 400일이었구나… 빅이벤트… 고마워.

아침에 일어나니 준이가 소파 근처에는 안가고 잘 놀긴 하는데 칭얼거린다. 이게 졸린건지, 외상후 스트레스인지… 혹시 뇌에 이상이 있는건 아닌지, 그냥 잠투정인지, 준이는 잠투정이 없었던 것 같은데 정말정말 헷갈린다. 엄마가 미안해 정말… 평소 같이 주방으로 직행하는 길이었지만 어제는 정말 '아차' 싶었어. 우는 널 보고 달려가는데 이미 넌 바닥.

진짜 약속해! 이제 준이 널 혼자 놀게 하는 일 없어. http://blog.naver.com/yse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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