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스마트 농업과 6차 산업의 미래] ⑭ 고시랑장독대

된장과 고추장에 벌꿀과 함께 숙성시킨 발효 효소를 사용해 냄새를 잡고 짠맛을 줄여 차별화된 장을 만든 지민정 고시랑장독대 대표.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전통과 역사가 살아 있는 보은군 회인면 피반령 산자락.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환경을 먹고 자란 청정농산물이 전통 발표식품의 원료가 되는 곳, 지난 2010년 설립한 보은군 회인면 고시랑장독대 영농조합법인(대표 고상흠·지민정) 얘기다.

회사 설립 후 1년 만에 일산킨텍스 국제 박람회에 참가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농협 하나로마트에 입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센터 농어촌산업박람회 명품 선정(2011,9), 벤처기업 선정(2011,11), HACCP 인증 및 ISO 22000(2012, 2)까지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명품 발효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주말, 고시랑장독대를 찾았다. / 편집자

# 벌꿀과 장류의 만남

고시랑장독대의 된장과 고추장에는 벌꿀과 함께 숙성시킨 발효 효소가 사용된다. 냄새를 잡고 짠맛을 줄여 현대인은 물론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전국의 많은 전통장류 제조업체 가운데 고시랑장독대가 주목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불교용품 도매업을 하며 전국의 사찰을 찾아다닌 고상흠 대표와 지민정 대표는 직접 사찰 장맛을 보면서 장 만들기 비법을 배우고 장 연구를 시작했다.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아끼던 땅을 놀릴 수 없어 남는 시간을 이용해 콩을 심기 시작했어요. 첫해에 수확한 콩을 직접 팔았는데 손에 쥔 돈은 생각보다 적었죠.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본격적으로 장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사업을 구상한 것은 아니었다. 장을 만들면 행복했고, 노후 생활을 위해 쉬엄쉬엄해보자던 마음에 정성과 열정이 더해지면서 사업으로 확대됐다.

"평소 소화력이 좋지 않아 체질과 효소를 공부해 둔 것이 큰 보탬이 됐어요. 장이 좋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좀 더 좋은 장류,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벌꿀과 함께 발효시킨 발효효소를 사용하고 냄새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한 겁니다."

고시랑 장독대.

# 냄새 잡고 짠맛 줄여

전통 발효식품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과 어린아이를 위해 특별히 신 경 쓴 것이 있다면 냄새를 잡고 짠맛을 줄였다는 것이다.

지민정 대표는 전통장류를 하기로 결정한 만큼 차별화된 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본 3년을 숙성시킨 벌꿀발효된장은 된장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짠맛도 덜해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우리 된장은 일반 전통된장과 비교할 때 80%까지 냄새를 잡았습니다. 수년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죠. 벌꿀 발효액을 첨가한 된장은 처음 1년이 지나면서 신맛이 났고, 2년째에는 떫은맛이 났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나자 기대했던 맛이 나오기 시작했죠.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고시랑장독대 만의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된장의 색깔이다. 황금빛이 도는 된장 색깔은 고시랑장독대의 자랑이다.

"저는 우리 된장에 만족합니다. 냄새도 약하고 덜 짜고 공기와 접촉이 적어 갈변 현상도 방지했죠. 3년이 지나도 색깔이 곱습니다. 찌개라기보다 국처럼 끓여 부담 없이 후루룩 마실 수 있는 된장이에요."

황금빛깔을 유지할 수 있는 숨은 비결은 한지에 있다. 수십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고, 마침내 천 위에 한지를 한 겹 덧 씌워 수분을 잡고 고운 빛깔의 장을 얻을 수 있었다.

보은에서 직접 재배한 대추와 한약재도 고시랑장독대만의 차별화된 장맛을 완성하는 요인이다. 뜨거운 성분과 차가운 성분의 한약재를 조화롭게 배합하는 건 지민정 대표만의 노하우다.

직접 정성으로 가꾼 1차 농산물과 열정으로 만든 가공품들이 현대인은 물론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두터운 단골층을 형성하고 있다.

# 생활 속 재료의 변신

고시랑장독대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은 고상흠·지민정 대표가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활용하고 있다.

직접 콩 농사를 짓고, 대추를 재배하고, 양봉을 통해 꿀을 얻는다. 장류가 그렇고 식초류가 그렇고 차 또한 다르지 않다.

직접 막걸리 식초를 만들어 종초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감귤 초선, 바나나초선, 황금송이버섯 초선이 탄생했다.

된장과 고추장은 기본. 특허 받은 장과 우리콩을 이용해 만든 벌꿀발효된장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전통식품 인증을 받았다.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짠맛과 냄새를 줄이고 7가지 한약재와 대추발효 효소액을 함께 발효해 만들었다.

마늘효소고추장도 인기다. 회인골 100% 토종 육쪽마늘을 벌꿀에 발효해 마늘의 아린 맛을 없애고 식감은 아삭하게 살렸다.

대추발효고추장은 대추를 벌꿀에 발효한 발효액을 고춧가루, 벌꿀, 대추벌꿀발효액, 천일염으로 간을 맞춰 만들었다. 역시 전통식품 인증을 받았다.

청정 농산물을 고집스럽게 연구하고 있는 고시랑장독대는 다양한 특허를 받으며 전통식품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알리고 있다.

이외에도 고시랑장독대에서는 매실고추장과 토마토고추장, 청국장 가루, 맛간장, 간장게장 소스, 대하장 소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무와 가지 등은 차(茶)의 종류가 된다. 무차, 돼지감자차, 가지차 등을 만들어 체험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고시랑장독대 장류의 주 거래처는 백화점이다. 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국내 대표 백화점 브랜드에 입점했다.

고상흠·지민정 대표가 정성으로 가꾼 1차 농산물과 열정으로 만든 가공품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두터운 단골 층을 형성하고 있다.

된장과 고추장에 벌꿀과 함께 숙성시킨 발효 효소를 사용해 냄새를 잡고 짠맛을 줄여 차별화된 장을 만든 지민정 고시랑장독대 대표.

최근 고시랑장독대는 된장 드레싱을 만드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다양한 응용상품을 출시하며 전통식품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알리고 있다.

"우리 제품은 주로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고 있어요. 좋은 바람과 햇볕, 공기와 자연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정직함입니다."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환경을 먹고 자란 청정 농산물을 고집스럽게 연구하고 있는 고시랑장독대. 고상흠·지민정 대표는 남다른 정성과 열정으로 기능성 장류의 조성물 특허, 건강보조식품 농축 조성물 특허, 청국장 및 청국장 환 특허를 받았다. (www.gosirang.com, 보은군 회인면 신문길 183-20, ☎043-543-6607) / 김정미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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