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뉴욕의 아트디자인 박물관장을 지냈던 '글렌 아담슨(Glenn Adamson)'교수는 런던의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미술관'에서 '핸들링 세션(Handling Sessions)'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언제나 우리 주변의 유물이나 물건에 집중'할 것을 가르치면서 모든 물체들은 제작 과정이 있고, 특정한 공예기법들이 사용되고 있음을 느끼고 체험해보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수저'즉 젓가락과 숟가락 하나에도 여러 시대를 걸치면서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를 느낀다면 물체 하나하나가 역사 속 귀중품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밤에 잠자리에 드는 과정을 우리는 일상이라 부릅니다. 이른 아침 한 잔의 물을 마시면서 손에 쥐어지는 컵 하나가 바로 유리공예요, 식사를 하기 위하여 손에 드는 수저는 금속공예이며, 잠자리에 들면서 덮는 것이 곧 섬유공예입니다. 이처럼 이미 현대인들은 공예예술과 장식미술, 실용미술 그리고 산업디자인의 홍수 속에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오히려 무감각해진 디자인의 궁핍 속으로 우리의 일상이 내몰려지고 있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제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9회에 걸친 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한 생명문화도시 청주가 공예와 문화, 지역예술과 문화 자랑스러운 전통과 역사를 가진 청주이면서도 제대로 된 '문화예술종합지'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번에 창간되는 청주의 종합문화예술 매거진 '핸즈플러스(HANDS+)'는 다시 한 번 세계의 공예시장을 재조명하고, 과거의 공예가 어떻게 전통과 귀중한 유산이 되어 보존적 가치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 과정과, 왜 대한민국 청주에서 공예비엔날레가 시작 되었는지, 그 역사성과 장소성은 무엇과 통하는지, 현대와 미래의 공예예술은 타 예술분야와 어떻게 융합하고 재창조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담아 갈 것입니다.

1999년 세계최초로 공예를 주제로 청주시에서 시작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이제 스무 살의 성인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내년에는 제10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개최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예산업분야를 주도하고 세계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다는 증거는 매회 비엔날레행사에서 60개국 3천여 작가들이 앞 다투어 출품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으며, 한국주재 영국문화원 '마틴 프라이어(Martin Fryer)'원장도 '영국의 공예 관련기관들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본보기로 삼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문화교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언급하고, 청주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예분야 비엔날레를 20여 년간 이끌어 온 것에 주목하고 영국의 다양한 예술기관들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향후 행보와 청주시의 지원에 관심을 표명하며, 전문공예인들 간에 상호교류 등을 기대 한다고 전해 오기에 이르렀습니다.

문화예술전문 매거진 'HANDS+'는 공예를 중심으로, 그리고 공예이외의 미술, 조각, 공연, 서예, 무용, 국악, 사진 등 청주를 중심으로 하는 예술의 전반적인 분야에 접근하여, '청주는 세계로, 세계는 청주로' 상호 교류는 물론, 각국의 미술관과 박물관, 갤러리와 대학과 공방들에 이르기까지 청주의 문화와 예술을 전달하는 예술계의 파이오니어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20년 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고, 공예예술 이외의 분야의 지역문화예술인들을 균형감각을 가지고 상호 동반 성장과 발전을 가져오게 되길 희망합니다.

청주의 자랑스러운 '문화예술전문 매거진 HANDS+'를 통해서 지역 예술인들의 소통과 지역문화인들을 국제무대에 알리는 관문역할을 톡톡히 해 내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10회 비엔날레를 준비합니다. 10회 비엔날레부터는 '국제'라는 단어표기를 쓰지 않으려 합니다. 이미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국제무대에 널리 알려져 있고, 비엔날레 자체가 국제행사이며, 세계의 공예문화와 산업계가 주목 하기에 이르렀기에 자신 있게 '국제'라는 단어를 접겠습니다.

사실 '베니스 비엔날레'와 '상하이 비엔날레'도 '국제'라는 말을 넣지 않습니다. 초기에 '비엔날레'를 만들 당시에는 청주가 국제무대에 그리 알려지지 않은 면이 많아 국제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것이며, 국가보조비를 받으려면 국제행사와 지역행사로 구분하는 산업자원부의 행정상의 구분 때문에 국제라는 단어를 붙였을 것입니다. 이제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와 'HANDS+ 매거진'을 기대하십시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