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강원구 파워블로거

포켓몬고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고가 속초에서 된다는 소식으로 한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도대체 포켓몬고는 뭐고 증강현실은 뭘까? 포켓몬고는 증강현실 기술을 바탕으로 구글맵의 지도를 적극 활용한 게임이다.

그리고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을 바탕으로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반면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은 자신이든 배경이든 현실은 전혀 없고 모두 가상으로만 이루어진 경우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서로 닮은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전혀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이 존재하느냐 아니냐는 이 둘을 나누는 기준이자 앞으로의 방향성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제 초기 수준의 증강현실만으로도 이미 세상은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포켓몬 고 출시 이후 제작사인 닌텐도의 주가는 93% 급등했으며, 이는 6년만의 최고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포켓몬고는 미국 대선 캠페인에도 등장했다. 힐러리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매디슨 공원 포켓스탑에 가서 '유혹 모듈'을 설치할 것"이라며 "우리와 함께 어울리면서 포켓몬을 잡고 전투를 하는 동시에 유권자 등록을 하고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알아봅시다! 어린이들 환영!"이라고 공지를 올리며 유권자들을 향해 러브콜 하고 있다. 포켓몬 고의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국내에서도 증강현실과는 좀 다르지만 가상현실 게임 개발업체들의 주가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엇이 이렇게 포켓몬고에 열광하게 만드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새로움'이다. 너무나 빠른 기술 개발과 인터넷의 발달 등은 가히 혁명적인 아이템들을 세상에 선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다들 비슷하고 빨리 지루해하는 현대인에게 큰 만족감을 주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매번 달라지고, 가는 곳마다 새로운 배경으로 게임을 즐긴다는 것은 그야말로 신세계인 셈이다. 더불어 '증강현실'이 더해지면서 게임과 현실의 경계선이 무너진다는 점이다. 게임은 더 이상 가상이 아니고 현실 속에 몸을 움직이고 온 몸으로 느끼는 단계로까지 이르렀다.

그 옛날 백원짜리 동전 하나 들고 오락실을 배여 하거나 집안에 틀어박혀 엄마의 잔소리 들으며 게임 하던 시절은 추억으로 자리하기도 어려운 오랜 과거처럼 되 버린 셈이다. 그렇다면 증강현실 기술만 있으면 새로운 신화 창조는 누구나 가능할까? 어림없는 소리다. 과거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은 이미 선보인바 있고 잠시 눈길을 끌었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증강현실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지적재산권(IP) 영역인 포켓몬이라는 캐릭터가 있기에 가능했고 단언컨대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결국 기술개발만이 아닌 문화적 토대가 바탕이 되어야 증강현실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머지않아 NFL, NBA, FIFA, 워킹데드 등 주요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콘텐츠도 증강현실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잠실 주경기장에서 FIFA를 즐기고, 식당에 앉아 식사를 하며 워킹데드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고 만화책에서 보던 현실이 고스란히 실제가 되어 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과 마주서게 되었다. 이제 그 시작은 포켓몬고가 열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포켓몬 고는 디지털 기술과 현실을 결합한 증강현실이라는 신기술이 얼리 어댑터들을 위한 장난감이라는 한계를 뚫고 훨씬 더 큰 무언가로 나아간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산업전반에 활용될 증강현실은 우리 삶에도 깊숙이 들어올 듯 하다. 과연 앞으로 어떤 분야에 얼마나 멋지게 접목하느냐가 새로운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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