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원주이씨 단양종중 소장 유물 31점 도지정 문화재 지정예고

충북도는 지난 15일자로 원주이씨 단양종중 소장 유물 31점을 도지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사진은 이만춘 초상화.

[중부매일 이보환 기자] 단양군 매포읍 평동리는 원주 이씨 집성촌이다. 예로부터 효자각과 열녀문이 있던 곳으로 이곳에서 난 사람들은 '효자 할아버지', '열녀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마을 어귀에 있던 효자각과 열녀문은 마을이 정비되고 길이 뚫리면서 도곡리 입구인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충북도는 지난 15일자로 원주이씨 단양종중 소장 유물 31점을 도지정문화재(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충북도 문화재 보호 조례 시행규칙 제6조 규정에 따라 '원주이씨 단양종중 소장 유물(原州李氏 丹陽宗中 所藏 遺物)'을 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하기위한 절차다. 원주이씨는 경주이씨 이거명(李居明)의 7세손 이신우(李申佑) 선생을 시조로 한다. 이신우는 1004년(고려 목종7) 문과에 급제하여 문종 때 병부상서를 지내고 공을 세워 원주백(原州伯)에 봉해졌다.



◆효자 이상문 중심의 유물 31점

매포읍 평동리에 있는 효자각은 조선시대 이상문 (李尙文·1692~1767) 선생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이신우 시조의 24세손으로 '병상에 계신 부모님이 얼음을 찾자 천신만고 헤매던 끝에 홍수 속에서도 얼음을 구한 일, 꿩고기를 찾을 때 매가 꿩을 잡아 떨어뜨린 일' 등이 전해진다. 선생의 효행이 전해지면서 순조(純祖) 28년(1828년) 조정은 그에게 조봉대부의 관직을 내리고 효자각을 세웠다. 그와 관련된 기록은 '순조실록', '속수삼강록(續修三綱錄)', '단양군지'에 나온다.

원주이씨 단양종중 소장 유물 '묘산도'.

열녀문은 이민렬(李民烈) 선생의 부인 전의이씨(全義李氏·1813~1885)를 기리기 위한 곳이다. '남편이 상업(商業)으로 개성에서 객사(客死)하자, 남편의 시신을 찾아 운반해 평동리 선영에 장례지내고 양자로 대를 이었다'고 한다. 고종 21년 (1884년)에 정려가 세워졌고, 후손들은 그의 정신을 기린다.

이번에 예고된 문화재는 단양군 매포읍 평동리 효자각에 있던 것으로 단양종중회(회장 이상태)가 그동안 소유·관리하던 31점이다.

원주이씨 단양종중 소장유물 31점은 초상화 2건, 묘산도 1건, 교지 2건, 서목 3건, 소지 18건, 성책 2건 등이다. 초상화는 이만춘(1675∼1747)을 그린 전신상과 반신상으로 1746년 정태명이라는 화가가 이만춘의 72세일 때의 모습을 그렸다고 기록됐다.

주인공은 이상문 선생의 아버지로, 그림은 반신상과 전신상 한점씩이다. 묘산도 역시 정태명이 그린 것으로 회화식 산도가 전국적으로 제작되었음을 말해주는 자료이다. 묘산도는 소백산을 조산(祖山)으로, 객산(客山)을 주산(主山)으로 표현했다.

그림에 나타난 기록으로 유추하면, 묘산도는 1746년 9월에 화가 정태명이 그렸으며, 상기 초상화 2점을 고려하면 이상문이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이상문은 1740년 9월 29일 어머니의 묘를, 1747년 10월 10일 아버지의 묘를 조성했다. 원주이씨 족보에 이만춘 선생이 1747년에 숨지고 매포읍 우덕리 안반산에 묘를 조성했다는 기록을 통해 이 묘산도의 사실성은 보다 명확해진다.

문화재 전문위원들은 "유물의 상호관련성이 인정된다. 유물이 지니고 있는 일련의 내용을 통해 18∼19세기 단양 지역의 사족 사회상을 알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한 전문위원은 "매포읍 전체의 산과 강을 표현한 묘산도는 민간에서 제작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다"면서 "당시 효자 가문의 가계도, 문중 간 땅 소송의 자료로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유물 중 교지는 임금이 내려보낸 임명장이다. 서목은 조선시대 관부에서 사용하는 서류로, 하관(下官)이 상관(上官)에 올리는 원장(原狀)에 구비된 문서이다. 소지는 이상문의 효행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으로 요즘말로 하면 청원서에 해당된다. 성책은 이름과 주소, 재산 등 내용을 정리한 문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매포읍은 효자동네

원주이씨 종중 유물이 충북도 지정 문화재로 예고되기까지는 문중차원의 노력이 컸다. 현재 종친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석영(63)씨의 열정과 정성, 이상태(72) 회장의 후원때문에 가능했다.

효자각과 열녀문

이석영씨는 "자료를 갖고 2년 정도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받고 도움도 얻었다"며 "효라는 개념이 과거가 아닌 현재, 미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태 회장도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이 운영하는 단양효나눔센터가 매포에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라며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해준 도곡리 청년,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30년 이상 한결같이 모신 며느리, 양부모를 친부모 이상으로 모시고 있는 30대 총각이 모두 현재 매포인"이라고 밝혔다.

이석영씨는 "문중 고문서가 도지정문화재로 정식 지정되면 곧바로 효자각과 열녀문도 신청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효자각과 열녀문이 있는 일대에 효자마을이나 효자공원을 조성하는 계획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이보환 / 단양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