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세계 3대 디자이너인 '론 아라드'의 '직지 파빌리온' 스케치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 오는 9월 1일부터 청주예술의전당과 청주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된다.

청주시가 주최하고 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위원장 이승훈 청주시장)가 주관하는 이번 직지코리아는 회화, 사진, 미디어아트, 패션, 그래픽, VR까지 다양한 예술분야의 융복합적 행사로 '직지의 가치'를 세계에 드러낼 계획이다.

국제행사로 승격돼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는 '직지, 세상을 깨우다'를 주제로 진행되며, 에이브 로저스, 론 아라드, 윌리엄 켄트리지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오는 9월 1일 직지코리아 개막식과 함께 진행되는 '제6회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에는 올해 수상단체인 중남미 '이베르 아카이브-아다이 프로그램(Iberarchivos - Programme ADAI)'팀은 물론, 역대 가장 많은 신청인 총 30여 개국 40여개 기관이 참여를 원해 국내외에 직지를 알릴 것으로 보인다.

청주출신 안상수 전 홍익대 교수의 '알파에서 히읗까지'

# 주제전시 '직지, 금빛 씨앗전'

직지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주제전시 '직지, 금빛 씨앗전'은 김승민 수석 큐레이터 기획아래 11개국 35개팀이 참여한다.

이번 주제전시에서는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이스라엘, 캐나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중국, 한국 작가들이 직지를 무한한 잠재력을 품고 있는 금빛 씨앗으로 정의하고,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재조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빛, 그림자를 보다', '빛과 어둠이 만나다', '빛, 다시 비추다'라는 3개의 파트로 나누어 진행되는 이번 주제전 공간연출은 '색상의 마법사' 에이브 로저스 전 영국왕립예술학교 인테리어 디자인 학과장이 맡았다.

지난 4월 청주를 찾아 "직지라는 금속활자의 국가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직지에 담긴 역사성과 창조정신을 보여주는 국제적인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그는 빨간색을 테마로 작품 하나 하나가 생동감있게 살아있으면서도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공간연출을 보여줄 계획이다.

첫번째 테마 '빛, 그림자를 보다'에서는 활자 문명의 변천사를 그려낸 연대기와 일러스트를 통해 지금까지 조명되지 못한 직지의 숨은 가치와 역사를 보여준다. 또 '빛과 어둠이 만나다'에서는 문자터널과 은하계를 상징하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전시공간을 이어주며, '빛, 다시 비추다'에서는 예술가들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직지의 해석을 만날 수 있다.

영국 미디어 아트팀 '마시멜로 레이저 피스트'의 '동물의 시선으로'

청주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는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손꼽히는 론 아라드(Ron Arad)의 조형물이자 건축물인 '직지 파빌리온'이 선보인다. 이번 직지 페스티벌의 '표지' 같은 역할을 할 이 조형물은 높이 12m, 넓이 64㎡의 대작이다. 직지의 제본 형태인 선장본에서 영감을 받아 옛 책을 엎어놓은 형태를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책을 읽다가 영감을 얻고 사유에 빠지게 되는 포즈로 관람객들에게 휴식과 여운을 전하는 '핫 아이콘'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직지와 구텐베르크 성서, 훈민정음 발명에 영향을 끼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용비어천가 등이 전시되고, 청주예술의전당과 전시실, 옥상을 잇는 임시 건축물과 행사 운영을 알리는 '직지 월(JIKJI Wall)'이 설치된다. '직지 월(JIKJI Wall)'은 직지 하권에 있는 1만6천21개의 활자를 하나 하나 새겨놓은 독특한 조형물이다.

주제전시 기획을 맡은 김승민 수석 큐레이터는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직지에 대한 직관력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볼 수 있는 것이 주제전시"라고 설명하고,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회화, 건축, 디자인, 사진, 미디어 아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 당시에 이미 폰트가 존재했다', '디자인이 들어있다' 등의 한결같은 찬사를 접하면서 직지의 우수성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쇄의 연대기를 볼 수 있는 무나씨의 작품 中 '받아쓰기'

# 글로벌 명사 '골든씨드 라이브 쇼'

'골든씨드 라이브 쇼'는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조명하는 글로벌 명사들의 릴레이 특강으로 티켓 예매 등 벌써부터 관심을 얻고 있다.

이번 강연은 '과거에서 미래를 찾다'를 주제로 역사, 과학, 문화분야의 글로벌 슈퍼스타들을 통해 직지의 가치를 엿볼 수 있는 퍼포먼스를 곁들인 '크리에이티브 토크쇼'이며, 루이스 다트넬 영국 우주국 연구원이자 웨스트민스터대학교 생명과학대학 교수, 제이슨 머코스키 전 아마존 킨들 수석 개발자, 론 아라드 세계 3대 디자이너,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아티스트 솔비, 신혜우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이다지 메가스터디 세계사 한국사 강사, 이은결 마술사 등이 연사로 나선다.

수년간 '직지'를 모티브로 작업하고 있는 지역작가 신용일의 작품

# 신나는 '책의 정원'·'직지놀이터'

청주예술의전당 광장에 들어서는 '책의 정원'은 시민 책 모으기 캠페인인 '헌책을 부탁해'를 통해 기증받은 2만9천138권의 책을 사용한다. 지역작가 박정수, 배정문, 조석진 3인이 만드는 이 조형물은 나무를 형상화한 다양한 크기의 책꽂이를 배치해 위에서 내려다 보면 직지코리아 로고인 금빛씨앗을 볼 수 있게 설치된다.

놀이를 통해 직지 안에 녹아있는 창조정신을 만날 수 있는 '직지놀이터'는 재미는 물론 교육적인 요소까지 갖춘 온가족 만족 에듀테인먼트 체험공간으로, 내 마음대로 지도그리기, 활자 숲, 3D 프린트 체험 등이 진행된다.

또 직지문화특구에 직지를 소재로 한 스토리를 설정해 퍼즐을 맞춰가듯 미션을 해결해 가는 신개념 노마드 체험프로그램인 '직지코드 빅게임'도 마련된다.

'골든씨드 라이브쇼' 연사인 루이스 다트넬 영국 우주국 연구원, 제이슨 머코스키 전 아마존 킨들 수석 개발자, 론 아라드 세계 3대 디자이너,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아티스트 솔비, 신혜우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이다지 메가스터디 세계사 한국사 강사, 이은결 마술사.

# 학술 직지 국제컨퍼런스 개최

학술 행사로는 과거 금속활자에서 현재 미디어 콘텐츠까지 연계되는 직지의 가치창출과 확산을 주제로 한 '직지 국제컨퍼런스-직지상과 기록유산 라운드 테이블'이 9월 2일 오전 10시 청주라마다호텔에서 열린다. '직지상 2.0'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에는 역대 직지상 수상기관과 프랭크 라 뤼 유네스코 사무총장보 등 전문가가 참여해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세계 기록유산의 개방, 공유, 소통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이와 함께 세계인쇄박물관협의회 창립총회가 9월 3일 오후 2시 청주라마다호텔에서 열린다.

이 밖에 시민추진단이 기획한 '1377 고려, 저잣거리'와 '1377 마음기록 프로젝트', '직지 미니만화' 등 크고 작은 이벤트들이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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