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김희애(49)의 수난시대(?)가 시작된다. 갑작스럽게 닥친 폐경에 목놓아 엉엉 우는가 하면, '만취녀'가 되어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패셔니스타'다움도 버렸다. 어린이 캐릭터 뽀로로가 그려진 망토를 뒤집어쓴채 비를 쫄딱 맞기도 한다.

아름다운 우아함을 선보여온 김희애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김희애의 코믹함을 발산할 예정이다.

"저는 가벼운 소재의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망가지고 있어요. 한 번 하면 너무 빠져버리는 스타일이라서 오히려 자제시켜달라고 부탁드릴 정도에요. 근데 뭘, 어쩌겠어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SBS TV 새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 배짱있는 중년의 골드미스로 변신한다.

27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최영훈 PD가 "이런 모습을 그동안 어떻게 숨기고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김희애는 손대는 드라마마다 히트작으로 만든 스타 PD '강민주'를 연기한다. 배우 못지않은 아름다움과 남자에 뒤지지 않는 배포와 오기, 타고난 감각을 지닌 중년의 골드미스다. 혼자 건강하게 늙어가기 위해 이사한 마을에서 만난 깐깐하고 고지식한 5급 공무원 '고상식'과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인물이다.

진중함이 매력인 배우 지진희(45)와 호흡을 맞춘다. 지진희가 연기하는 '고상식'은 원리원칙만 지키려고 하는 책임감 있고 뻣뻣한 남자다. 그의 나사를 푸는 유일한 방법은 엉뚱한 웹툰 작가인 동생 '고미례'(김슬기)와 중학교 2학년인 딸 '고예지'(이수민)다.

지진희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전형적인 공무원"이라며 "늘 어떤 선을 지키려고 하던 남자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선을 넘으면서 풀려 가는 과정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며 힐링 로맨스의 유쾌함을 예고했다.

지진희도 열열 촬영중이다. 액션 장면을 촬영하던 중 코에 부상을 당해 코뼈 교정 수술을 받고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코가 약간 부러진 정도인데, 뼈는 제자리에 갖다 놨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는 "제가 큰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고, 누구도 크게 다치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끝사랑'은 40대를 대표하는 두 남녀를 통해 앞만 보고 달리다 어쩌다 보니 어른이 돼 버린 중년의 삶과 사랑에 진지하게 접근한다.

"저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젊은 후배 세대에게는 조금 더 살면 이런 인생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드라마이기도 해요. 사랑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사랑을 넘어서는 인생이야기와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짚고 표현하는 장면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김희애)

지금까지 촬영 분량 중 김희애가 꼽은 명장면은 "가슴 뛰는 일이 좀 생겼으면 좋겠다"고 외치며 뛰어내린 번지점프 신이다. 뛰어 내리는 장면은 대역을 썼지만, 번지점프대 위에서 네 시간 동안 촬영했다.

"너무 대단한 장면이 많아서 상상초월입니다. 번지점프대에 서 있는 것도 정말 힘들었어요. 계속 뛰는 척 하다가 정말 떨어질 것 같았고요. 도와주시는 분이 못 뛸 사람들은 근처에도 못 온다고, '이러다가 뛰겠는데요?' 하시더라고요. 어려웠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어서, 잊지 못할 기억이 된 것 같아요."(김희애)

곽시양, 김슬기, 이수민, 스테파니 리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미녀 공심이' 후속으로 오는 30일 첫 방송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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