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Halal)과 코셔(Kosher)
할랄(Halal)과 코셔(Kosher)
  • 중부매일
  • 승인 2016.08.0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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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인간을 다른 존재와 구별해 특징짓는 정의는 많습니다. 호모사피엔스가 대표적인데요, 두뇌를 사용하는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것이죠.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파베르, 고등한 '언어'를 쓰는 호모 로퀜스, 최근 담론화되고 있는 '놀이'를 즐기는 종족이라는 뜻의 호모 루덴스 등으로 매우 다양한 시각이 존재합니다.

최근, 종교적인 문제가 국제사회에 대두되면서 '종교적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렐리기우스(homo religius)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내전과 테러, IS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이슬람은 그리스도신앙과 불교에 뒤이은 세계 3대종교입니다.

지역적으로도 중동과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동유럽,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고, 신자 수도 전 인구의 25%인 12억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대교는 이스라엘과 미국에 신자의 대부분이 집중되어 있지만, 기독교가 유대교를 모태로 하고 있고, 유대교의 성전으로 율법과 교리 등을 담고 있는 탈무드 등이 끼친 영향이 지대하고, 유대인 출신이 미국의 정재계를 휘어잡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슬람과 유대교를 모르고서 세계를 논할 수 없는 노릇인데,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이슬람과 유대교는 여전히 낯설기만 하고, 이들의 음식문화를 담은 할랄과 코셔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현재 세계의 음식문화와 음식산업은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열린 식품관련 박람회를 살펴보면 식품비즈니스의 최근 동향을 엿볼 수 있는데, 박람회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분야는 채식주의자와 비건(Vegan)을 위한 비건식품과 할랄(Halal)/코셔(Kosher) 식품이었습니다. 단순한 다이어트 목적의 채식을 벗어나, 비거니즘(veganism)이 사회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비거니즘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동물성 제품의 섭취는 물론,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식습관을 가리키며, 그런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비건(vegan)이라 합니다. 채식주의자들은 육식만을 피하지만, 비건은 유제품, 꿀, 계란, 가죽제품, 양모, 오리털, 동물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도 피하는 보다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주의자라 할 수 있습니다.

할랄(아랍어로 '허용된'이라는 뜻)은 주로 이슬람법상 먹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슬람법에서는 돼지고기와 동물의 피, 부적절하게 도축된 동물, 알콜성 음료와 취하게 하는 모든 음식, 육식 동물과 맹금류, 그리고 앞에서 언급된 품목이 함유된 모든 가공 식품이 금지되어 있으며 허용된 동물이라도 자비하라는 이슬람 도축 방식에 의해 도축한 것만 먹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할랄푸드는 할랄인증을 받게 되어 있는데, 기관별로 다른 인증마크가 발급되고 있습니다.

코셔(Kosher)는 유대인들의 종교적 음식으로 무슬림들의 할랄 푸드와 유사하지만, 더 엄격합니다. 돼지고기나 비늘 없는 물고기 등을 금하는 것은 할랄푸드와 똑같고, 동물의 도살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 할랄푸드와 비슷해서, 유대교인들은 정통 유대교 의식에 따라 도살된 동물의 육류만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우유나 포도주, 포도주스도 유대교인의 감독 하에 생산·제조된 것이 아니면 금기시되며, 조리 기구도 코셔 인증을 받지 않았다면 사용하지 않을 정도이고, 이스라엘에서 생산된 식품이라도 십일조를 내지 않는 기업이나 농장 등에서 생산된 것이라면 거부하는 극단적인 경우까지 있다고 합니다.

한국과 유럽의 지리적 차이, IS 문제로 인한 난민유입 등 각자의 처한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취향과 종교를 초월해 소비자 중심의 다양한 제품 개발로 다양한 환경에 대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고,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킴으로 인해 인증마크만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유럽의 식품업체들을 보며 우리가 이 경쟁에서 많이 뒤쳐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국내 식품시장은 인구·경제규모가 비슷한 국가와 비교시 아직은 작은 편이고, 국내 식품 생산 대비 수출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세계 최대 식품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의 고성장 전망 등에 따라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전통적인 한국의 주력산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식품 산업을 대체 수출 주력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이미 들어와 있는 다문화에 대한 포용이 먼저 이뤄져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와다른 문화와 정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할랄과 코셔가 우리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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