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꼴마]

오랜만에 저녁에 약간의 여유가 있어 펠트를 펼쳤답니다. 원래 제 보틀엔 케이스가 있었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어요. 보틀에 찬 음료를 넣고 다니다보면 물방울이 맺혀 손이 금새 젖고 주변이 물로 흥건해지는건 누구나 경험해보셨죠? 손을 수시로 닦아내기도 귀찮고…. '녀석, 옷 한 벌 장만해주자' 생각해서 케이스를 만들어봤어요.

계획없이 작업함 열어 잡히는대로 가위로 싹둑싹둑, 도안없이 바느질하면서 즉흥적으로. 오꼴마의 주특기랍니다. 공구함에 들어있던 펠트 소집. 펠트 사이에 솜도 함께 넣어줍니다. 그래야 보온·보냉이 그나마 오래가겠죠? 급하게 만드느라 바느질이 삐뚤빼뚤해요. 사실은 노안이 와서 참 힘들었다는…. 틀이 어느정도 잡히면 장식도 조금 해줄까 합니다.

장식은 세월호 리본을 달았어요. 많이 위태로워 보이죠?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그렇지 않던가요? 사드배치, 검사장 비리, 개·돼지 발언 파문, 도의원 보고 쓰레기 라고 하는 쓰레기, 터널앞 버스 대형사고 등등. 정말 슬픈 현실입니다. 더 잊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하자는 의미에서 리본을 달았어요. 이 리본은 다시 예쁘게 디자인해서 붙일 예정이에요. 힘들어 보이는 리본아. 조금만 기다려줘.

사무실 앞엔 무궁화가 예쁘게 피었어요. 세월호 리본과 무궁화…. 그저 가슴이 아프네요. 국가는 국민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 국가를 국민은 신뢰하고 사랑합니다. 국가는 국민을 섬겨야 합니다. 그런 국가를 국민은 사랑합니다. 출근길, 청주 가경천에 피어있는 무궁화와 함께 보틀을 찍어봅니다. 오늘도 역시나 뜨거운 햇살이 지친 여러분을 더 지치게 하겠지만, 보틀에 담길 시원한 음료로 행복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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