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도 JYP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이 아니라 가수로 무대에 섰는데, 괜찮죠? 어색해요?"(박진영)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은 JYP의 수장 박진영이 '대표'나 '사장' 직함을 떼고 가수로서 자아를 실현하는 현장이었다.

"사람들이 왜 껴서 노래하냐고 주책이라고 하는데, 여러분, 저 계속 해도 괜찮을까요?"라고 묻는 순간, 박진영은 희대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신조어)가 됐다. 너무나도 당연히, 그 자리에 모인 6000여 명 관객의 환호와 함성이 폭염을 달아나게 했다.

JYP 소속 아티스트의 합동 콘서트 '2016 JYP 네이션'이 섹시하고 화려하게 펼쳐졌다. 공연의 포문을 여는 인트로는 박진영의 전성기 히트곡 '허니(Honey)'였고, 뒤를 잇는 곡이 지난 4월 발표한, 여전히 살아있음을 노래하는 '살아있네'였다.

앙코르 곡이 '그녀는 예뻤다'와 '날 떠나지 마'로 이어졌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저는 60살까지 가수 하려고 하거든요. 그 때는 '트와이스'도 40살이네요."(박진영)

소속 가수 중 수지와 백예린을 제외한 38명이 단체로 '허니'에 맞춰 손가락을 좌우로 흔드는 춤을 추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잘 나가는 소속 아티스트이자 후배들을 댄서로 대동한 박진영은 행복해보였다.

JYP는 순항중이다. 일본 오리콘 차트 1위를 휩쓸며 최고의 한류 그룹으로 자리매김 한 '2PM', 월드 투어를 성황리에 이어가고 있는 '갓세븐' 뿐 아니라 최고의 신인이 된 '트와이스'와 최고참 선배 그룹 '원더걸스'의 연이은 성공, 백아연·백예린이 이끄는 음원차트에서의 선전 등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연은 '믹스 앤드 매치(MIX&MATCH)'를 콘셉트로 펼쳐졌다. 2년 만의 'JYP 네이션'을 위해 소속 가수들이 밤낮없이 준비한 자리였다. 이날 공연을 위해 선후배 가수들이 서로 노래를 바꿔 부르고, 커버곡을 함께 부르는 등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정성은 돋보였지만 옥의 티도 보였다. 공연장 규모에 비해 볼륨 조절이 안된 음향이 고막을 찢어버릴 듯한 기세로 악을 냈고, 가수들은 연차를 막론하고 본인의 노래를 부를 때보다 소극적인 모습을 선보여 아쉬운 무대를 남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시간 가까이 진행된 공연은 즐겁고 흥이 넘쳤다. JYP 소속 가수들의 수많은 히트곡 덕분이다. 원더걸스의 '쏘 핫(So Hot)' '텔 미(Tell Me)'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 2PM의 '하트비트(Heartbeat)' '니가 밉다' '10점 만점에 10점', 갓세븐의 '플라이(Fly)' '니가 하면' '딱 좋아', 트와이스의 '우아하게' '치어 업(Cheer Up)', 결정적으로 박진영의 히트곡들이 '떼창'을 유발하며 흥을 더했다.

'JYP 네이션'은 소속 가수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잔치다. 박진영은 이 날을 위해 지난 달 25일 6년 만의 단체곡 '앙코르(Encore)'를 작사·작곡해 발표했다. 막내 그룹 트와이스에게는 데뷔를 꿈꾸던 연습생 시절부터 간절히 바랐던 무대다.

"지난 1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오늘이 가장 벅찬 날인 것 같아요."(지효), "데뷔 1년 만에 '네이션'에 서게 됐어요. 선배들과 함께 서는 무대가 꿈같고, 설레고, 떨리고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 덕분이에요. 감사드립니다!"(다현)

한편 2010년부터 2년 마다 열리는 'JYP 네이션'은 올해로 4회 째를 맞았다.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1만2000여 명 관객을 동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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