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과 3, 5, 10 숫자의 반란
김영란법과 3, 5, 10 숫자의 반란
  • 중부매일
  • 승인 2016.08.0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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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강원구 파워블로거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이 최종 포함됨으로써 앞으로 취재 현장은 물론 언론계 전반의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해졌다" "3만원이니, 5만원이니 하는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기자들은 취재원을 만나 정상적인 취재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취재 활동의 제약은 불가피해질 것"

한국기자협회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합헌 판결과 관련해 내놓은 성명 중 일부 내용이다. 대한민국, 아니 일부의 사람들은 3만원, 5만원, 10만원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심지어 모 신문사는 1면 타이틀에 한국 언론에 대한 모욕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 일부 주장에 따르자면 이 법으로 인해 경제가 더 안 좋아질 것이며 언론계 전반은 혼란에 빠지고 취재 활동은 제약된다고 주장한다. 도대체 3, 5, 10이 뭐길래 이러는걸까?

3만원은 식사비, 5만원은 선물,10만원은 경조사비에 대한 상한선이다. 그러니 앞으론 3만원 이상의 식사를 하거나 5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거나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하면 불법이 되는 셈이다. 쓰면서도 이상하고 또 이상하다. 이런 조항들이 어떻게 하면 취재 활동을 위축시키고 경제가 악화된다는 걸까? 일반적인 서민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신문 1면에도 등장하고 기자협회 성명에도 등장한다.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비싼 식사를 하고 비싼 선물을 받으면 되려 취재 활동이 위축되고 진실보다는 왜곡된 기사들이 등장하는 게 상식이 아닐까? 얼마나 당연시 여겼으면, 얼마나 생활의 일부가 되었으면 이런 논리들이 등장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그간 보고 들어온 수많은 기사들이 그런 뇌물의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싶은걸까?

심지어 야당 대표와 일부 언론인도 금액이 현실적이지 않다면 거들고 나섰다. 현실적? 보통 서민들이 하루 오천원 정도의 점심 식사를 하면서도 벌벌 떠는 현실은 누구의 현실인가? 3만원이 부족하다는 논리가 고급 호텔의 식사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기가 찰 노릇이다.

SNS상에서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사는 이야기가 있다. '최저임금을 겨우 6천470원으로 정한 상황에서 공짜밥은 5만원을 먹겠다니! 하루 8시간 열심히 일하고 원천징수 3.3% 세금을 제하고 나면 5만원 남는다. 그래도 공짜로 5만원 식사가 하고싶나?' 더 격한 표현을 유하게 썼지만 이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기자들이 말하고, 정치인들이 말하는 현실은 도대체 어느 나라인가?

여기에 농민 피해라는 코스프레도 한몫 거들고 있다. 한우, 굴비 등 선물세트가 될만한 품목들이 선물비에 가로막혀 경제가 위축된다는 논리다. 언뜻 듣기에는 그럴듯한 논리다. 하지만 시계를 조금만 거꾸로 돌려서 FTA체결 당시로 돌아가보면 답은 의외로 자명해 보인다. 당시 수많은 농민들이 반대했고 피해에 대해 주장했지만 그런 반대는 아랑곳없이 피해 대책만을 나열했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만약 실질적으로 피해가 예상된다면 FTA체결 당시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법의 수정을 요구하는 건 어불성설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농민은 필요에 따라 피해자도 되고, 뭐든 반대하는 일부 세력이 되는 건 아닌지 안타깝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조사한 세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이 168개국 중 37위다. OECD 국가로 조사 대상을 한정하면 한국은 34개국 중 27위로 최하위권이다. 무역규모나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부끄러운 현실이다. 더 이상 부패 척결은 미룰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이자 우리의 현실이다. 뇌물 없이,부패 없이 정직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는 나라, 우리가 꿈꾸는 나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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