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이사, 前 SBSCNBC 앵커

세계의 모든 이목이 미국 FED의 옐런 의장의 입에 집중돼 있다. 미국 금리인상 여부가 전세계의 금융시장은 물론, 원유, 금·은, 부동산 등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마침내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작되는가?

미국은 이전 FED의장이었던 벤 버냉키의 '헬리콥터 머니'로 2008년 금융위기에서 기사회생한 뒤, 쉐일가스 생산 본격화, 신성장 산업 호조, 부동산 시장 회복 등에 힘입어 점진적인 경제회복을 일구어 왔다. 이에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4%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최근 4.9%까지 회복을 보였다. 물가상승률도 목표치인 2%에 근접한 1.6%를 최근 기록한 바 있다. 이제 미국 FED가 달성목표로 두었던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정상궤도로 오르기 직전인 것이다.

미국경제의 호조에 임금상승이 다른 물가를 견인할 수 있다는 보고서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어서 인플레이션 기대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저물가·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EU나 일본 등 다른 OECD 국가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까지 사우디의 공급조절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로 전환돼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미국 금리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에는 시점(Timing)상의 문제는 있다. 하지만, 9월에 바로 올리지 못한다 하더라고, 12월까지는 한 차례 인상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제 미국의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왔던 '제로금리' 정책을 폐기하고, 정상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복귀하는 시점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매파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우리나라 경제를 비롯해 충북에 기반한 모든 기업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부동산, 금융자산, 여행수요 등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일단 미국 금리가 오른다면 이제껏 인하추세에 있던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정책까지도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국내 경기여건상 당장에 국내금리를 올릴 분위기는 아니지만, 추가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하기에는 부담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 의해 환율조작국으로 의심받고 있는 마당에, 미국과 정반대의 통화정책을 펼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른다는 소식은 최근까지도 강세를 보인 서울의 재건축 시장에까지도 영향을 줄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금리의 방향과 대체적으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충북의 부동산 시장에는 당연히 좋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규 부동산담보대출도 줄어들겠지만, 기존의 대출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자부담 또한 늘어날 것으로 봐야 한다.

금리 인상 기대감에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 한국의 원화는 사상 최고 수준의 외환보유고, 불황형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지속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 행진, 최근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에 의한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 전반적으로 원화의 절상요인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에 미국의 금리가 오른다면 전세계적인 달러강세의 영향으로 원화 환율은 오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달러당 1090원이라는 당국의 지지선을 확인을 한 이후라, 앞으로 외환시장에서 미국달러를 향한 '시장 유동성'의 힘이 더 우세해 질 것이라는 얘기다. 원화 환율이 오른다면 충북의 웬만한 수출형 기업들에게는 호재이겠지만, 해외여행을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해외 송금을 해야 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있다면 서둘러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전임 FED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최근 주장은, 미국이 경제불황에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모습을 상정하고 있다. 통화공급과 임금상승이 가시화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와중에 불황초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세계적인 전문가라고 해도 언제나 틀릴 수가 있는 것이 경제예상이지만, 이번만큼은 신중히 눈여겨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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